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에 참가하게 될 국가들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은 가까스로 월드컵 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월드컵이 열릴 러시아에서 평가전 한 경기도 치러냈다.

아시아 대륙을 제외한 다른 대륙에서는 마지막까지 러시아행 티켓을 따내기 위한 예선 경기가 막바지로 향했다.

유럽대륙에 배정된 월드컵 티켓 수는 총 13장이다. 강호들이 많이 포진된 유럽 대륙에는 세계인의 축제 참가권이 적게 느껴진다. 이러한 아쉬움을 토로할 나라가 바로 네덜란드이다.

불가리아에 발목 잡힌 네덜란드 불가리아와 네덜란드의 경기

▲ 불가리아에 발목 잡힌 네덜란드 불가리아와 네덜란드의 경기 ⓒ FIFA 공식 홈페이지


내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볼 수 있는 확률을 극히 희박하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네덜란드 없이 치러지는 월드컵은 16년 만이다.

현재 유럽 지역 예선에서 네덜란드가 속해있는 조는 A조이다. A조에는 프랑스, 스웨덴, 벨라루스, 룩셈부르크, 불가리아, 네덜란드가 모여 한 조를 이루고 있다. 조 1위는 막강한 스쿼드를 지닌 프랑스이다.

현재 프랑스는 벨라루스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월드컵 직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이 경기에서 프랑스가 패배하고, 스웨덴이 네덜란드를 꺾지 않는 이상 프랑스의 월드컵 직행 티켓은 그들의 손을 떠나갈 리가 없다.

프랑스의 이러한 독주체제 아래에서 네덜란드가 노릴 기회는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방법밖에 남아있지 않다. 현재 네덜란드의 순위는 3위, 2위 스웨덴과의 승점 차 3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마지막 예선 경기가 스웨덴이다.

득실차에서 네덜란드가 스웨덴을 앞서고 있다는 가정 아래에서 본다면 충분히 월드컵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스웨덴과의 득실차는 무려 7점이다.

네덜란드가 마지막 경기에서 스웨덴을 7:0으로 이기지 않는 이상 월드컵 진출을 불가능하다.

네덜란드는 이미 월드컵의 꿈을 접은듯하다. 네덜란드의 최다 득점자 아르연 로벤은 벨라루스와의 경기 이후 네덜란드의 월드컵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고 인터뷰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의 네덜란드의 지휘봉은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쥐었다. 판 할 감독이 떠난 이후 지휘봉의 주인은 거스 히딩크, 다니 블린트, 지금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까지 이어졌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네덜란드는 32년 만에 '유로 본선 진출 실패'를 시작으로 '월드컵 진출 실패'라는 실패의 정점을 앞두고 있다

남미대륙에도 위기의 한 팀이 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팀 아르헨티나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진출과 탈락 사이에 껴있다. 지난 6일 페루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현재 순위는 6위이다.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와 페루의 경기

▲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와 페루의 경기 ⓒ FIFA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5위보다 한 계단 낮은 순위이다. 이대로 남미 지역 예선 경기가 마무리된다면 아르헨티나의 결과는 틀림없는 '월드컵 진출 실패'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

아르헨티나 대 에콰도르의 경기, 페루 대 콜롬비아의 경기에 따라서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아르헨티나와 페루의 승점 차, 득실차는 없다. 다만 다득점 원칙에 따라 득점 수가 높은 페루가 5위에 올라있다.

경우의 수를 따져 본다면, 11일 치러지는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에콰도르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고, 페루가 콜롬비아에 패배를 기록 혹은 아르헨티나가 승점 3점을 따내고 페루가 승점 1점을 따내면 아르헨티나는 본선 진출권 획득이 가능하다.

남미 대륙 순위표는 브라질을 제외한 상위권 각 나라는 승점 1점 혹은 득실차로 순위가 엇갈리고 있다. 2위 우루과이와 6위 아르헨티나의 승점 차이가 3점이다.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5위 혹은 그 이상의 순위까지 차지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메이저 대회 준우승을 연속해서 세 차례나 기록했다. 지난 코파아메리카 2016 이후에는 리오넬 메시가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했다. 이후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현재 아르헨티나의 상황을 보면 그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지역 예선 9경기에서 5경기를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또한, 주장 리오넬 메시 외에는 2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없다.

세르히오 아구에로, 파울로 디발라, 곤살로 이과인 등 세계적인 공격수를 지닌 아르헨티나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아르헨티나가 본선 진출권을 따내지 못하면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아르헨티나 없는 월드컵이 치러지게 된다.

네덜란드가 없는 월드컵이 어색한 것처럼, 아르헨티나가 없는 월드컵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월드컵 진출 혹은 실패의 결과를 앞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사이의 공통점을 찾자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사령탑 두 명이 경질당했다는 것이다. 두 차례의 감독 변화는 혼란을 초래했거나 그 혼란의 결과이다.

세계인의 축제를 향한 막차에 이들이 몸을 실을 수 있을지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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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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