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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이 3일 올린 페이스북 글.
 박원순 시장이 3일 올린 페이스북 글.
ⓒ 박원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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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긴 올 추석 연휴, 페이스북을 포함한 소셜미디어야말로 연휴라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인들이 직접 자신의 소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명절 정치의 최전선이라 할 만하다. 거기에 영화라는 대중성 있는 매체를 거론하는 것 또한 시의적절하고 유효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추석 연휴 기간 사극 <남한산성>을 봤다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에 해당한다.

"(전략)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잘못된 현실판단과 무대책의 명분에 사로잡혀 임진왜란에 이어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강대국 사이의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 남북의 대결은 깊어지고, 경제적 압박과 안보의 위기는 커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힘을 키우고, 외교적 지혜를 모으고, 국민적 단결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원순 시장)

"<남한산성>을 보면서 나라의 힘이 약하고 군주가 무능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됩니다. 백성의 삶이 피폐해지고 전란의 참화를 겪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무능과 신하들의 명분론 때문입니다. 비록 다소 역사의 왜곡은 있지만 북핵위기에 한국 지도자들이 새겨 봐야 할 영화라고 봅니다. 긴 연휴를 보내면서 한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척화파와 주화파의 논쟁이 인상적입니다." (홍준표 대표)

추석 당일 개봉 이후 이틀간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 몰이 중인 <남한산성>과 관련해 박 시장과 홍 대표가 엇비슷하게 의견의 일치를 보는 듯한 감상평을 남긴 것은 명절에나 볼 수 있는 꽤나 흥미로운 광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헌데, 이 페이스북에 '저격' 본능을 감추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다. 그 직설화법에 가까운 저격이 자칫 잘못하면 반박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 소셜미디어다. <남한산성> 관람 평에 이어 5일 전해진 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소식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일성은 그나마 '양반'이다. 

한미 FTA 재협상에 '으름장', 홍준표

 5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5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홍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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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개정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2011.10 한미 FTA 비준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때 통진당이 최루탄을 터트리고 나를 매국노 이완용에 비유하고 반드시 재협상해서 독소조항을 제거하겠다고 하던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그렇게 하는지 지켜봅시다.

만약 국익을 손상시키는 협상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 책임을 면해 볼려고 그 당시 통상교섭 책임자였던 김현종 본부장을 다시 기용 했지만 그들이 말하는 독소조항 개정이 이루어지고 국익을 증진시키는 협상을 해올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볼 것 입니다."

이런 기준은 이중의 '내로남불'이라 불러야 할까, 아니면 본인이 이완용이라 비판받았던 과거 한미 FTA 비준 당시의 '뒤끝'으로 봐야 할까. 참여정부가 시작했고, 이명박 정부가 밀어 붙였던 한미 FTA를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미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개정 협상에 착수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이 한미 FTA 개정이야말로 잘 해도 본전, 못하면 지지자와 야당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을 수밖에 없는 '계륵'과도 같은 현안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과거 독소조항 등에 대한 철저한 반성은커녕 "국익 증진"을 내세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를 날린 홍준표 대표의 '페북 정치'는 차라리 순수(?)한 편이라 치부할 만 하다. 때때로 본인 스스로 자신의 지지자들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문장들을 휘적휘적 써내려가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직후 미국 방문시 홍 대표가 활발히 펼쳤던 '페북 정치'를 떠올려 보시길.

반면 추석 연휴 보기 드문 센 수위의 문장들로 입길에 오른 인사들도 존재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태극기 집회의 '단골손님'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바로 그런 경우다. 나 의원은 지난 2일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정치보복" 운운하며 MB를 비호하기 위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앞서 1일 정 대표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명예훼손에 가까운 글을 올려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둘의 경우는 문제가 좀 심각하다.

'노무현 vs. 이명박' 프레임 확대재생산, 나경원

 지난 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의 일부.
 지난 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의 일부.
ⓒ 나경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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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보복의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적폐청산을 외치는 청와대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600만불 수수의혹은 물론 참여정부 시절의 바다이야기부터 DJ정권의 국정원 도청 등 역대 모든 정부의 잘못을 모두 꺼내놓고 재수사하라. 또한 국회에서는 국정조사를 해보자. 자신들 정권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MB정부만을 억지로 꿰맞추어 들춘다면 적폐청산을 빙자한 정치보복에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다."

나 의원은 2일 새벽 적은 글에서 "온갖 부처에는 각종 적폐청산TF가 만들어짐은 물론 MB를 포토라인에 어찌 되었든 세워보겠다고 연일 각종 의혹을 들이대고 있다"며 "고 노무현대통령의 죽음은 MB 탓이다라는 인식 때문이다"라고 적시했다.

이는 적폐 청산 작업을 두고 정진석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과거 'MB맨'들이 점화시키고 있는 '노무현 vs. 이명박' 프레임에 충실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추석 인사를 거론하며 "졸렬한 의식"이란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문대통령이 진정 달빛기도의 마음이라면 이젠 노무현대통령의 죽음을 MB의 정치보복 때문이라는 졸렬한 의식을 버려라. 노무현 대통령은 그 즈음 '저를 잊어달라' 하였다. 왜 그랬겠느냐? 적폐청산의 정치보복이 진행될수록 노통을 또 한번 욕보이게 하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바로 현정권이 자초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경원 의원의 이 글이 문제적인 것은 'MB 비호'나 '적폐청산 흔들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나 의원은 "이 사건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를 수사하다가 밝혀진 사건으로, 노무현 전대통령 죽음으로 흐지부지 공소권없음으로 종결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라며 "수사는 그렇게 종결 되었지만 수사과정에서 권양숙 여사 등의 금원수수 사실이 인정되었다"고 적었다.

나 의원이 추석 연휴 기간 이렇게 공세적인 글을 남긴 것은 아마 'MB 비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감옥에 가겠다"던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부부싸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던 정진석 의원 모두 이명박 정권 시절 벌어진 다채롭고 꼼꼼했던 정권 차원 만행의 공범자들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에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의 치졸하고 졸렬하며 원색적인 주장을 일삼는 자들이야말로 '공범자들'임을 스스로 인증하는 꼴이 아닌가. 추석 민심을 의식한 듯, 2일 오전 1시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나경원 의원 역시 그런 '공범'임을 스스로 자백하는 꼴 아니었을까.

김정숙 여사 '원색 비난', 정미홍

 지난 1일 정미홍씨가 올린 페이스북 글 전문.
 지난 1일 정미홍씨가 올린 페이스북 글 전문.
ⓒ 정미홍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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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씨, 지금 경제가 어렵고, 당신 남편 땜에 중소 자영업자들 죽어나고 있으니 제발 자제 좀 하시죠. 국민 세금으로 비싼 옷 해 입고, 아톰 아줌마 소리나 듣지 말고. 외국 나가 다른 나라 정상 부인들과 말 한마디 섞는 것 같지 않던데, 사치부릴 시간에 영어 공부나 좀 하고, 운동해서 살이나 좀 빼시길. 비싼 옷들이 비싼 태가 안 나요. ㅉㅉㅉ"

정 대표가 지난 1일 적은 글에서 "권양숙은 대통령 전용기로 100만 달러를 밀반출해서 국가 망신 강력 범죄를 저지르더니, 김정숙은 대통령 전용기에 반입 금지된 나무, 음식물 들을 실어 날라서 또 국가망신을 시키고 있습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이어갔다. 안타깝게도, 정 대표는 소셜미디어라는 공간을 망언에도 박수를 쳐주는 태극기 집회쯤으로 여긴 걸까.

"옷값만 수억을 쓰는 사치"라거나 "옷을 못 해 입어 한 맺힌 듯한 저렴한 심성", "국민의 원성을 사는 전형적인 갑질에 졸부 복부인 행태"라는 확인도 안 된 사실과 자신의 감정이 뒤섞인 글로 영부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이 글은 추석 당일인 4일부터 소셜미디어 사용자들로부터 '발굴'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거기에 정 대표는 "도대체 권력을 쥐면 법은 안 지켜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며 "자기 아들 공직에 불법 취업시켜서 일 안 해도 퇴직금받는 신공을 보여주고 애꿎은 공무원들만 처벌받게 하더니, 청와대 차지하니까, 이제 세상이 다 자기 것 같을까요?"라며 일단락된 문 대통령의 아들 취업 의혹까지 거론하는 억지를 펼쳤다.

나경원 의원은 'MB 비호'라는 명문이라도 있었다지만, 정 대표의 경우는 밑도 끝도 없는 비난인 셈이다. 아니, 정 대표에게도 논리는 있다. 좌파는 진보가 아니라는 것, 그 진보가 "죄 없는 대통령 박근혜"를 '촛불'로 끌어내렸다는 것. 정 대표가 추석 당일인 4일 올린 글에서 이러한 '논리'를 살펴 볼 수 있다.

"그들(대한민국 좌파)은 국가의 주요 사건을 악용하여 온갖 거짓말로 국민을 선동했고 국력을 소모시켰습니다. 광우병 선동 , 한미 FTA , 세월호, 사드 배치 등, 사건마다 저질렀던 촛불 폭동 사기와 거짓말은 그들이 대한민국 근대사를 얼룩지게 했던 그 숱한 거짓말과 폭력과 살인, 국가 안녕을 위협했던 범죄를 생각하면 빙산의 일각이라 할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의 진짜 적폐는 바로 진보를 가장한 사회 분란 이적세력, 좌파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악행의 최종 결정판으로,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고, 거짓말 조작 선동으로 죄 없는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 내렸습니다."

이런 논리에 의하면 김정숙 여사 역시 "커밍아웃한 좌파 수구, 공산 사회주의 세력"의 일부라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지 않다면, 정 대표가 논리도 없고, 사실도 없는 글로 영부인을 공격을 할 이유가 만무하지 않은가.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합니다.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추석 연휴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말미다. 역시나 '페북 정치'의 최고봉은 MB였다. 적폐청산을 국익을 해치는 '퇴행적 시도'로 규정 내린 용기(?)도 용기지만,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라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폭로' 등을 암시한 대목은 압권이라 할 만하다. 흡사 '공범자들'에게 '적폐청산 흔들기'에 동참하라는 듯한 뉘앙스까지 비춰진다.

단 한 줄의, 한 장의 글과 사진 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이끌어 내기도 하고, 분노를 살 수 있는 것이 소셜미디어다. 기사 한 줄이 아쉬운 정치인과 유명인들은 소셜미디어 활동이 '인생의 낭비'가 아닌 고효율에 가까운 정치 행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설익은 직설화법으로 자신의 의중을 '순수'하게,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마시기를. 최소한 MB만큼의 문학(?)적인 수사나 완곡어법이라도 동반하는 염치를 지니시기를. 적어도, 긴 추석 연휴를 맘 편히 즐기고 싶은 다수 국민들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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