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 하퍼

브라이스 하퍼 ⓒ 워싱턴 내셔널스


한편에서 서부지구 더비가 계속될 동안, 다른 한 편에서는 지난해에도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팀들이 또다른 챔피언십시리즈 티켓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바로 지난 시즌 염소의 저주를 마침내 깨트린 시카고 컵스와 다저스만큼이나 가을야구만 하면 번번히 발목을 잡히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경기이다.

현지시간 9월 25일 컵스가 우승을 확정지었고, 이어 다음날 워싱턴이 필라델피아에 패하면서 다저스가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승률팀이 됐다. 그렇게 이번 매치업이 성사됐다. 워싱턴과 컵스는 워싱턴이 홈 어드밴티지를 확보한 가운데 한국시간으로 10월 7일부터 시리즈가 시작된다.

# 컵스 vs 워싱턴, 서로 대비되는 경쟁 끝에 가을야구에서 마주한 두 팀

 양팀 주요 성적 비교

양팀 주요 성적 비교 ⓒ 정강민



컵스의 올시즌은 파란만장했다. 컵스 자신들도 부진했지만, 다크호스 밀워키의 등장으로 전반기를 지구 2위로 마무리했다. 사람들은 당혹스러워 했으며, 컵스는 독주했던 작년과 달리 경쟁구도를 깨트리지 못하면서 편하게 가지 못했다. 올해 우승도 밀워키의 추격 속에 열흘이나 늦게 확정지었다. 특히 시즌 말미에 있었던 밀워키 시리즈 4연전이 루징 시리즈로 갔다면 우승의 행방은 끝까지 몰랐을 것이다. 그만큼 컵스는 치열하게 경쟁을 뚫고 1위를 사수했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제패를 위한 과정이 험난했지만, 어쨌든 도전을 계속할 수 있게 된 컵스였다.

반면 워싱턴은 올시즌 내내 확실하게 지구선두를 잡아놨다. 지구 내의 팀들은 대부분 리빌딩 체제에 있었고 강력한 경쟁자 메츠의 경우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자멸했다. 그 결과 워싱턴은 올시즌 내내 3일을 제외하고는 NL 동부지구 1위였었고 특히 후반기에는 2위 팀과 한 자릿수 경기차도 허용하지 않을만큼 순조롭게 시즌을 보냈다. 지구 내 경쟁을 여유롭게 따돌리고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워싱턴은 AL 서부지구의 휴스턴만큼이나 편한 우승을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팀 중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보지 못한 워싱턴은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

# 선발진 비교

 양팀 선발진 주요 성적

양팀 선발진 주요 성적 ⓒ 정강민



컵스의 선발진은 전반기만큼은 예상과 달리 고전했다. 팬그래프가 측정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fWAR)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중위권에 머물렀다. (워싱턴 선발진 fWAR 3위) 작년 선발투수 전원이 정규시즌 30경기 가량 등판했고 월드시리즈에서도 17경기 치르는 동안 최소 3~4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피로가 누적된 그들은 전반기 실망스러운 활약을 했고 전반기에는 지구 2위로 끝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후반기에는 호세 퀸타나의 가세, 선발진의 부활했고 팀 성적도 차츰 제자리로 돌아갔다.

내셔널스의 선발진은 어느 팀에 가도 상위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될만한 선수들이 모여있다. 슈어저-스트라스버그 원투펀치에 좌완 지오 곤잘레스와 태너 로아크로 구성된 호화 선발진은 기대주 조 로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전후반기 통틀어 꾸준한 활약으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항상 들었다. 다만 곤잘레스와 로아크가 마지막 등판을 크게 망쳤고 슈어저도 잔부상이 잦았다. 포스트시즌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달갑지 않은 상황도 있었지만, 워싱턴 선발진은 컵스를 상대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불펜진 비교

 양팀 불펜진 주요 지표

양팀 불펜진 주요 지표 ⓒ 정강민



컵스의 불펜은 채프먼이 떠났지만 그 자리에 웨이드 데이비스를 데려오면서 올해도 변함없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헥터 론돈, 그리고 시즌 중반 디트로이트에서 데려온 저스틴 윌슨의 부진은 칼 에드워즈 주니어의 성장과 브라이언 던싱의 등장으로 메웠다. 몇몇 선수들의 부진은 새로운 핵심 선수의 등장으로 메웠다지만, 팀 불펜진 전체의 높은 승계주자 실점율은 확실한 불안요소다. 집중력 높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득점권 위기를 어떻게 탈출하느냐가 컵스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컵스가 전반기에 선발진이 고민이었다면, 내셔널스의 불펜은 전반기의 골칫덩어리였다. 지난 겨울 FA시장에 나온 빅3 마무리투수 중 한 명도 붙잡지 못한 워싱턴은 기존 선수들을 믿었지만, 그들은 ERA와 fWAR 전체 최하위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결국 참을 수 없던 워싱턴은 이번 시즌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의 빅3 불펜투수를 모두 싹쓸이했다. 그들이 승리조에 자리잡은 현재, 워싱턴 불펜은 후반기 fWAR 전체 4위, ERA 전체 5위로 반전에 성공했다.

# 타선 비교

 양팀 타선 주요 지표

양팀 타선 주요 지표 ⓒ 정강민



브라이언트와 리조, 콘트레라스를 제외하면 기존 선수들은 눈에 띄는 공격력이 아니었다. 특히 조브리스트의 추락은 중심타선을 크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외에도 러셀과 바에즈, 헤이워드는 여전히 실망스러웠고, 카일 슈와버는 갔다와서 나아지긴 했지만 시즌 중간 마이너리그 강등까지 겪었었다. 그러나 이안 햅이 등장해 조브리스트의 부진에 대처할 수 있었고, 파울러의 이탈도 제이와 알모라가 메우면서 아주 큰 구멍들은 어느 정도 막았다고 볼 수 있다.

내셔널스의 타선은 하퍼-머피-렌돈이 중심인 타선에 짐머맨도 부활하면서 한층 더 무서워졌다. 트레이 터너를 유격수로 보내면서 중견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애덤 이튼이 시즌 몇 경기 소화도 못하고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됐지만, 대체자인 마이클 테일러가 훌륭한 활약으로 그의 공백을 지워버렸다. 새로 합류한 베테랑 애덤 린드와 하위 켄드릭도 주전과 벤치에서 모두 제 몫을 해주는 활약으로 작년에 비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 승부 예상

두 팀 모두 어떤 곳의 전력도 흠잡을 부분이 별로 없다. 두 팀은 수비도 견고한 팀이고, 단기전에서 확실히 성과를 낼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다만 기동력이 떨어지는 컵스 타선에 비해 워싱턴 타선은 터너와 마이클 테일러라는 육상부 멤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터너는 견제에 취약한 컵스 선발투수진을 뒤흔들 수 있는 선수다. 수비가 좋은 윌머 디포도 머피의 대주자 및 대수비로 활용될 수 있어, 컵스 투수진은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컵스의 포수진은 리그 평균 수준의 도루 저지력을 가지고 있지만, 콘트레라스와 아빌라 모두 작년에 비해 떨어진 성적이다. 컵스 입장에서는 도루 저지율 3%였던 미겔 몬테로가 27%의 아빌라로 바뀐 것이 천만다행일 정도다. 그렇지만 특정 선수에 편중된 도루 비중을 가지고는 뛰는 야구로 보기 어렵고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라고 할 수는 없다. 워싱턴이 약간 우위지만, 시리즈 내내 선취점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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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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