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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보유세 강화 정책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7일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밀집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2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거의 중단되면서 관망세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7일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밀집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2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거의 중단되면서 관망세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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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강화에 미온적이던 여권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9월 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대개혁'을 역설할 때만 해도 한 정치인의 소신 표명의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9월 21일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SBS CNBC '제정임의 문답 쇼, 힘'에 출연하여 "소득세 등은 과하지 않게 물려 부자가 되기는 쉽게 하되, 보유세 등 불로소득에 붙는 세금은 높여서 부자로 남기는 어렵게 하는 것이 좋은 조세 제도"라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 유예와 세무조사 금지를 주장해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보수 인사가 그렇게 정의로운 발언을 했다니 믿기 어려울 정도다. 여권 핵심의 분위기 변화를 재빨리 간파해서 기민하게 대응한 정치적 제스처의 느낌이 강하지만, 말 그 자체는 지당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게다가 9월 25일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실제 인터뷰는 9월 18일 이뤄졌다)에서 "부동산값 폭등으로 한국은 '임대료 공화국'이 됐다. 어떻게 평당 5000만 원짜리 아파트가 나올 수 있나. 주택을 1000채나 갖고 있다는 것도 말이 되는 소리냐. 추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1950년 3월 단행한 농지개혁에 버금가는 지대개혁을 해야 한다'고 한 것은 책임 있는 자세다. 임대료 추구는 분배를 왜곡하는 주범이다. 지금 부동산 세제를 개혁하지 못하면 한 발짝도 못 나아간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많이 챙기는 사회의 실태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부동산 보유세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장관이 지난 7월 20일 경제관계 장관 회의에서 법인세와 소득세 증세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던 경제 당국을 향해 "국정과제의 안정적 수행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 법인세 등의 증세가 불가피하다. 이제 국민과 함께 정직하게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쓴소리를 해서 증세 논의의 물꼬를 텄던 사실을 기억하면, 이번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김진표 의원과 김부겸 장관이 보유세 강화를 놓고 비슷한 주장을 한 동기는 많이 달라 보이지만, 여권 내의 분위기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다시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오기 시작해서 문재인 정부가 보유세 강화 정책을 내놓더라도 무리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상황이다.

추미애 대표의 말 말마따나 현재 대한민국은 '지대추구의 덫'에 빠져 있다.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서 불로소득을 차단하지 않으면, 정의로운 사회의 건설도, 소득주도 성장도, 사람이 먼저인 세상 만들기도 불가능하다. 상식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여기까지는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종부세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끝까지 미온적이던 여권 핵심으로 하여금 마침내 보유세 강화의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을 지지하는 여론의 형성이다.

보유세 강화, 추진하기가 만만치 않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4일 용산의 한 아파트 부동산 중개업소.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11개구와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4일 용산의 한 아파트 부동산 중개업소.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11개구와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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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다음이다. 보유세 강화 정책을 어떤 방법으로 추진해야 할까. 현행 재산세(지방세)와 종합부동산세(국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올리는 것이 옳은가. 그것도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보유세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옳은가.

재산세를 강화하는 것은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중산·서민층의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이어서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초과다 보유자를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재산세를 강화하는 것보다 정치적 부담은 적지만, 세수 증대 효과가 미약하고 우리 사회 기득권층으로 하여금 똘똘 뭉쳐 강력한 조세저항에 나서게 만들 우려가 있다. 참여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정책에서 결국 좌절을 맛본 것도 과세 대상자 전원이 저항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 종합부동산세는 역사상 최초로 보유세 강화 정책을 본격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세금이지만, 이론적으로 볼 때 결함이 없지 않다. 천부자원인 토지와 노동 생산물인 건물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 과세한다든지, 전체 부동산 보유자의 2~4%만 과세 대상으로 삼는다든지, 과세를 위해 부동산 소유액을 합산할 때 종합합산, 별도합산, 분리과세 등의 칸막이를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부동산 과다 보유자의 세 부담을 줄여준다든지, 세수의 대부분을 지방에 부동산 교부세로 지급해서 납세자에게는 세수 사용의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게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고 토지배당을 지급하자

그래서 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보유세 강화를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그 핵심은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국세 보유세를 도입하고, 그 세수를 전액 모든 국민에게 1/n씩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세금을 국토보유세라 부르고자 한다. 국토보유세는 천부자원인 토지에만 과세하고, 종합합산, 별도합산, 분리과세 등 용도별 차등과세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며, 모든 토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과세한다는 점에서 종합부동산세와 크게 다르다.

국토보유세는 이론적으로도 정치적 실현 가능성 면에서도 종합부동산세보다 월등한 세금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같은 부동산 보유세라도 토지보유세와 건물보유세는 성격이 정반대다. 전자는 과세하더라도 관련 경제행위를 위축시키지 않지만, 후자는 건축 활동을 위축시킨다. 그래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비크리(W. Vickrey)는 토지와 건물을 구분하지 않고 과세하는 보유세를 최선의 세금인 토지보유세와 최악의 세금 중 하나인 건물보유세를 결합한 모순된 세금이라고 평한 바 있다.

둘째, 국토보유세는 현행 종합부동산세에 적용되는 용도별 차등과세를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즉 용도에 관계없이 한 소유자가 전국에 가지고 있는 모든 토지를 합산하여 그것을 기초로 과세하는 것이다. 물론 특수한 사정이 존재할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 원론적으로 토지보유세를 용도별로 복잡하게 차등과세하는 방식은 토지 소유자들로 하여금 토지를 세 부담이 낮은 용도로 이용하게 만드는 유인으로 작용해서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한다. 게다가 현행 종합부동산세처럼 주택 따로, 나대지 따로, 상가·빌딩 부속토지 따로 합산 과세하는 방식은 부동산 과다 보유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셋째, 종합부동산세는 토지 소유자 중 극소수에게만 부과하지만, 국토보유세는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부과한다. 그래서 국토보유세는 과세 확장성 면에서 종합부동산세보다 훨씬 우수하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말한 대로 토지보유세는 모든 세금 중에서 "가장 덜 나쁜 세금"이어서 증세를 추진할 때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세목이다. 문제는 다른 세금보다 조세저항이 강해서 세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종합부동산세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토지보유세와 기본소득의 결합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국토보유세 세수를 한 푼도 다른 용도에 사용하지 않고 전액 모든 국민에게 토지배당으로 나눠주면 국토보유세를 내는 국민 중에도 혜택을 입는 사람들이 다수 나온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내가 한신대학교 강남훈 교수와 함께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토보유세를 15.5조원 걷어서 전 국민에게 1인당 연 30만원씩 토지배당으로 지급할 경우, 전체 가구의 95%가 순수혜 가구가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부동산세는 과세 대상자 전원이 반대하는 세금이지만, 토지배당과 결합된 국토보유세는 과세 대상자의 95%는 지지하고 불과 5%만 반대할 세금이다. 국토보유세는 조세저항을 극복한다는 면에서도 종합부동산세보다 월등한 세금인 것이다.

과세 기술 상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중과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토보유세 세액에서 재산세 토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은 환급한다. 또 세부담이 급증하는 경우를 감안하여 연간 세부담 상승률에 상한을 둔다. 그리고 부동산 공시가격 평가 제도를 개편해서 단독주택과 상가·빌딩의 낮은 과표 현실화율을 개선한다.

국토보유세의 과표구간과 세율을 어떻게 정할지, 누진구조를 어떻게 만들지, 목표 세수액을 어느 수준으로 잡을지 등 세부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내 짐작대로 문재인 정부가 보유세 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면, 지금은 보유세 강화의 의미와 효과를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는 동시에 합리적인 세부 추진 방안을 놓고 본격적인 연구와 토론에 돌입할 때다.

덧붙이는 글 | 허핑턴포스트에도 송고합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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