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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사법정의의 실현은 오직 야당에 달려있다며 이를 위해선 야당의 대승적 결단이 필수적이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사법정의의 실현은 오직 야당에 달려있다며 이를 위해선 야당의 대승적 결단이 필수적이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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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존경하는 김근태 선배님의 유품이다. 제 나름대로 중요한 결단을 할 때 늘 이 넥타이를 맨다."

정치적 수사에 그친 말이 아니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가결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넥타이' 의미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파란 셔츠와 연두색 넥타이를 맞춰 입은 우 원내대표의 옷차림에 '국민의당을 향한 공조 요청'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추미애 "마지막까지 조마조마"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재석 298명 중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되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 김명수 인준안 가결에 기뻐하는 더불어민주당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재석 298명 중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되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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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원내대표는 넥타이의 의미가 국민의당과 연관돼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상상에 맡긴다"면서도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유품임을 강조했다. 그는 "선배가 가지고 있던 민주주의 사랑, 제가 이를 구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넥타이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한 이후 첫 표결. 민주당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투표 결과 발표 직전 두 손을 모으고 미동 없이 국회의장석을 주시하기도 했다. 그는 "찬성표에 함께 해주신 야당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면서 "오늘의 승리는 우리 헌정 민주주의사에 협치라는 새로운 장을 연 위대한 승리다"라고 말했다.

감사의 초점은 특히 국민의당에 맞춰졌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사법개혁특위를 하자고 할 만큼, 사법 개혁 의지가 높다"면서 "국민의당 의원들과 사회 개혁을 바라는 다른 야당과 함께 협치의 길을 어떻게 넓힐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본회의 직전 국민의당을 방문해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나 '막판 총력전'에 나섰던 추미애 대표 또한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해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추 대표는 "김 원내대표도 '집권당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황을 이해한다'고 긍정적 화답을 해주셔서 좋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결단으로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명수 임명동의안 투표 논의하는 국민의당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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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터로서 "감성을 누르고 표결했다"고 자찬했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가결이든 부결이든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달린 것인데, 의원들이 참으로 고심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또 (후보자가) 흠결이 보이지 않고 사법부 독립과 사법개혁 적임자라는 생각이 드니 이성적으로는 찬성을 생각하면서도, 감성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4개월 동안 일방통행 식 국정을 한 것에 대한 심정적 (반대) 공감이 있었는데, 숱한 고뇌와 고민 끝에 감성을 누르고 표결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철수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안 대표는 같은 날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특강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의원들이 사법부 독립과 개혁을 위한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신 결과"라면서 "국민의당의 결단으로 의사일정이 재개됐고 국민의당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당은 무조건 반대하는 야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규탄 발언과 논평 쏟아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초조하게 투표 결과 기다리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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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임명 가결에 곧바로 규탄 발언과 논평을 풀어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존중합니다"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분의 성향에 대한 부적격적인 측면이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사법부의 정치화, 이념화 등 우리가 기우했던 대법원장이 아닌 역사의 기록에 남는 훌륭한 대법원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또한 논평을 통해 김명수 대법원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다시 한 번 우려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명수 임명은)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을 국회가 방조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임명에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온 바른정당은 국회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 표결에는 총 298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재적의원 299명 중 구속 수감 중인 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전원 참여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10분 전부터 일찌감치 자리를 메웠다. 일부 의원들은 다급히 숫자를 세기도 하고, 도착하지 않은 동료 의원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등 막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투표 결과 발표 이후 표정은 두 갈래로 갈렸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치거나 웃으며 인사를 나눴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침묵한 채 굳은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석 298명 중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김명수 인준안 가결에 허탈해하는 자유한국당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석 298명 중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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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원식, #김근태, #넥타이, #김명수,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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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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