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들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제공하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들에 대한 정보고시 체계가 부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정보시스템(NCIS) 공식 홈페이지 소개글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산업체의 화학 관련 법률 이행을 지원하고, 국제협력과 축적된 자료의 활용성을 제고하며, 화학물질 정보를 통합해 일반 국민에게 일원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화학제품들의 성분표시란에 기입돼 있는 화학물질 명칭을 그대로 NCIS에 검색하면 해당 물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당시 논란이 되었던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의 경우 전문적인 화학물질 등록번호인 CAS No. 2682-20-4나 2-메틸-4-이소티아졸린-3-온 등의 명칭으로 검색해야만 해당 물질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위험성 논란이 있는 '소듐벤조에이트', '코카미도프로필베타인', '사이클로펜타실록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화학물질 명칭을 그대로 NCIS에 검색하면 해당 물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학물질 명칭을 그대로 NCIS에 검색하면 해당 물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 NCIS

관련사진보기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고시도 일반 국민이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화학물질 검색에 성공해 관련정보를 확인하려 해도 인체건강독성 등에 대한 실험 및 연구를 수행한 보고서를 전문용어 위주로 기입해 두거나 외부 링크를 걸어둔 것이 전부다.

부처 간에도 상이한 표기방식

정부 부처 간에도 명칭 일원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이클로펜타실록산'의 경우 NCIS에서는 'Decamethylcyclopentasiloxane'이라는 명칭으로 검색해야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데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링크가 걸려있는 소방청 국가위험물질정보시스템 웹페이지에서는 '데칼메틸시클로펜타실록산'이라는 명칭으로 검색해야만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정부의 정보제공도 미흡하기는 매한가지다. 기관별로 산재된 정보들을 통합 관리해 국민에게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환경부의 생활안전정보시스템은 제품에 기입돼 있는 정보를 그대로 옮겨 적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해당 웹페이지에서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한 탈취제의 경우 시판되는 제품에 기입돼 있어 굳이 찾아볼 필요도 없는 제품 정보 등만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화학물질이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두루뭉술하게 계면활성제, 미생물억제제, PH조절제 등의 명칭으로 기입돼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화학물질의 명칭이 임의대로 기입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혼선의 여지가 없는 CAS No.로 표기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활화학제품의 경우 화학물질 성분 표시가 이뤄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 "현행법은 생활화학제품에 사용된 화학물질 성분을 기입할 의무가 없어 얼마든지 화학제품 파동이 재발할 수 있다"며 현행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화학물질로 인한 파동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는 화학물질관련 정보 고시 체계를 일원화하고, 유명무실한 성분표기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ritics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춘천지역 주간지 <춘천사람들>에서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활화학제품, #화학물질, #전성푼표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