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재훈과 정범모

한화 최재훈과 정범모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역대 최장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타이 기록이다.

2007년 이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한화의 고질적 약점 중 하나는 포수다. 타 팀에서 영입된 베테랑 포수들에 의존하는 가운데 젊은 포수 중에서 자리를 잡는 선수가 없었다.

외부 FA 영입 과정에서 포수 유망주가 유출되기도 했다. 한화의 투수진 약점의 이면에는 포수진의 노쇠화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2017년은 한화가 포수진 리빌딩의 가능성을 제시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최재훈과 정범모의 안방 체제가 정착되는 희망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초인 4월 17일 한화는 내야수 신성현을 두산 베어스에 내주고 포수 최재훈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최재훈은 2008년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이후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 공수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하지만 그에게 주전 마스크는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없었다.

올해 최재훈은 두산에서 주전 포수 양의지는 물론 백업 포수 박세혁과의 경쟁에서 밀려 입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팀 내 '넘버 3'포수로까지 밀린 것이다.

▲ 한화 최재훈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한화 최재훈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최재훈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최재훈은 89경기에서 타율 0.265 1홈런 1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68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에서 두드러지는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최재훈이 마스크를 쓰면서 한화는 수비가 안정적인 젊은 포수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물론 안방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사라지게 되었다. 최재훈으로서도 새로운 팀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얻으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서 2017년은 의미가 크다.

한화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134경기를 치러 10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올 시즌 95경기에 출전한 최재훈은 한화의 잔여 10경기 중 5경기에만 출전하면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100경기 출전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 8월 복귀한 정범모는 반가운 얼굴이다. 지난 3월 손바닥 수술을 받고 반년 이상 재활에 매진해 8월 초에야 퓨처스리그에 처음으로 출전해 실전을 소화했다. 8월 15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8월 18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출전하며 1군 첫 경기를 치렀다.

▲ 한화 정범모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한화 정범모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정범모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입단 초기 정범모는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았지만 주변의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타율 0.318 OPS(출루율 + 장타율) 0.784로 준수한 타격을 보이고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세 시즌 동안 정범모는 도합 245경기에 출전해 상당한 기회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잦아 주전을 꿰차지 못했다.

한화가 외부에서 영입한 베테랑 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정범모의 더딘 성장이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정범모는 수비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루 저지율도 10번의 시도 중 4번을 저지해 40%를 기록 중이다.

한화는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대한 부담이 없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을 하며 내년 시즌을 전망하고 있다. 안방에서도 최재훈-정범모 체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한화를 가을야구 무대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련 기사: '야구인생 2막' 최재훈, 꽃길 걸을까 )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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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야구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오마이뉴스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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