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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보도 영상
▲ 뉴스타파 <뉴스타파>보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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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26초. (뉴스타파의 실제 추정시간)

화물이 쏠리며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내 차들이 왼쪽으로 기울어진다. 블랙박스에 내장된 G센서(충격감지장치)의 값이 큰 폭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도 49분 26초 직후다.

G센서의 수치는 세월호가 받은 충격을 반영한다. 블랙박스 기기가 주변의 충격에 따라 전후, 좌우, 상하로 얼마만큼 움직였는지 수치화해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제기된 '외부충돌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화물이 한쪽으로 이동하기 전에 G센서 수치가 크게 변해야 한다.

하지만 15일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에 따르면, '화물이동'이 이뤄지기 전까지 G센서값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세월호 화물칸 차 안 블랙박스 메모리 8개를 민간에 의뢰해 복구한 결과다. 세월호 화물칸에 실린 차량 안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은 세월호 침몰 원인이 외부충돌에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세월호 침몰, 핵심은 '나쁜 복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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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배 자체에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참사 당시 세월호는 급격히 방향을 꺾지 않았지만, 선체는 크게 기울어졌다. 이는 선체가 원위치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복원성'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확인한 G센서 값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움직임이 기록된 AIS 항적 데이터와도 일치한다. AIS 데이터에 따르면, 오전 8시 49분 26초 직후 세월호의 선수 방향 변화는 점점 심해져 초당 1도까지 변화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 차량과 벽면이 충돌해 바닷물이 유입되는 상황도 담겨있다. C데크 좌현 벽 쪽에 주차된 1톤 트럭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선체가 기울어진 후 앞쪽 벽 틈새로 물이 새 들어오기 시작한다. 운전석 옆쪽 벽면에서도 많은 양의 물이 쏟아진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2년 청해진해운 임직원이 세월호를 인수하기 직전 배를 촬영한 영상을 통해 1톤 트럭이 주차된 위치를 확인했다. 물이 쏟아진 트럭의 운전자석 바로 옆 벽면에는 유리창이 트럭의 좌측 앞에는 환기구 설비가 위치했다. 결국, 참사 당시 차량 앞쪽에서 물줄기가 솟구친 것은 유리창이 깨지고 외부 균열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됐다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세월호의 C데크 화물칸 좌측면에는 총 13개에 유리창이 있다. 만약 트럭의 블랙박스 속 상황처럼 다른 유리창들이 파손됐다면, 이곳을 통해 많은 양의 바닷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표류하던 세월호가 빠른 시간 안에 침몰한 단서이기도 하다.

<뉴스타파>는 "세월호 블랙박스 영상이 세월호 침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갔다"며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나쁜 복원성'에 맞춰 재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랙박스 영상에 배가 20도, 30도까지 단번에 기울어진 상황이 담겨있는 만큼 복원성 값에 영향을 미치는 평형수, 청수, 연료 등의 양부터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검찰, 경찰은 강원식 일등 항해사와 박기호 기관장이 검·경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수치를 그대로 인정하고 복원성 계산에 활용했다.

<뉴스타파>는 "데이터 자체가 큰 오류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더 많은 블랙박스가 복원될수록 정밀한 조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 역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됐던 잠수함 충돌설, 고의 침몰설도 봐야겠지만, 화물의 중량 등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추구하고 있는 조사의 가장 중요한 뼈대"라고 말했다.


태그:#뉴스타파, #세월호, #세월호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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