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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님 남편은 좋겠어요. 차장님 월급까지 합하면 많잖아요. 전 외벌이라 힘들어요."

예전에 외벌이 남자 동료에게서 들은 말이다. 그 남자 직원은 외벌이의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하고 그 책임감을 같이 짊어지는 맞벌이 여성을 부러워한 것일테다. 맞벌이가 훨씬 더 여유롭고, 미래나 노후를 대비해 저축도 많이 한다고 추측하는 듯했다.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맞벌이를 하지 않고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맞벌이라고 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울까? 그 남자 동료는 자기의 소득에 2배를 곱해서 매달 그 정도의 소득이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계산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그냥 피식 웃음이 났다. 일단 우리 집 가계부만 봐도 소득이 외벌이에 비해 2배가 아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근로소득은 외벌이 소득의 1.48배로 대부분 2배에 이르지 못한다.

해당 이 소식을 전한 기사는 '일자리의 질 악화로 맞벌이 가구 중 부소득자의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부소득자일 텐데, 전문직보다 소득이 낮은 서비스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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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 2배 벌이'? 틀렸습니다

어떤 경우이건 대한민국 사회에서 '불안'이라는 요소를 배제하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아이 교육에 대한 불안, 노후에 대한 불안, 고용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렇다 보니 맞벌이는 거의 필수처럼 여겨지고, 기승전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라는 것은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주변에서 보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경력단절이 되었던 여성들이 다시 일을 생각하는 시기는 대부분 아이가 커가면서 교육비 지출이 늘 때다. 연봉 상승률은 겨우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거나 그에 못 미치는데, 아이 교육비 증가 속도는 무섭도록 빠르다.

당연히 한 사람의 뻔한 월급 가지고는 아이들의 미래도, 노후도 준비할 수 없다. 결국 직장을 나왔던 여성들은 다시 일을 생각한다. 대개 여성들이 재취업하는 분야는 취업 문턱이 낮은 서비스업이다. 부부 모두 일하는 경우는 대부분 '생계형 맞벌이'란 거다.

서비스업이 아니더라도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휴직을 거치면서 연봉이 동결되는 경우도 많고, 육아휴직 당시 평가 또한 좋지 못하다. 직장 내에서 승진이나 인사이동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고, 이는 연봉 인상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자 동기와 같이 입사해도 결혼, 출산, 육아휴직을 거치고 나면 남자들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다. 출발선은 같은데, 자연스레 뒤처지는 거다. 이렇게만 따져봐도 '맞벌이 = 2배의 근로소득'이라는 공식은 성립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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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어나가는 돈, 삶이 팍팍한 이유

이제 맞벌이의 지출을 살펴보자. 흔히들 맞벌이 하면서 지출하게 되는 비용으로 아이들 보육료, 외식비, 회사 출퇴근으로 인한 양쪽의 품위유지비 등을 꼽는다. 이뿐일까. 맞벌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집안의 경조사 및 가족 부양에서 많은 부분을 책임을 지기도 한다.

이 중 가장 많이 지출하는 건 아이들 보육료 및 교육비다. 사립유치원을 보내면서 두 아이 보육비로 월 70여만 원을 지출했다. 아이가 크면 돌보미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가 클수록 보육비가 커져만 갔다. 여기에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방과 후 수업 및 학원을 추가하자 두 아이에게 지출되는 보육 및 교육 비용이 80만 원에 달했다. 회사 선배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이렇다.

"그건 약과야. 고학년 되어서 영어랑 수학 추가해봐. 100 넘는 건 우스워."

사교육 시장이야 대한민국 부모라면 모두 피해 갈 수 없는 길이다. 그렇다면 외벌이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 아닐까? 선배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외벌이의 경우는 엄마의 정보력으로 많이 움직이지. 그룹과외도 하고, 자유롭게 픽업도 가능하니까 좀 더 싸면서 좋은 교육기관을 찾아 나설 수 있어. 하지만, 워킹맘은 정보를 얻기가 힘드니까 일단 사람들 평이 괜찮은 대형 학원을 알아보게 되는 거야. 대형 학원은 중간은 하거든. 실패할 확률도 적고... 그리고 정보를 얻는다고 한들 아이가 스스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힘드니까. 비용보다는 아이가 이동거리와 시간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먼저인 거지."

결론적으로 맞벌이의 경우 같은 사교육을 시키더라도 고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시간을 아끼려는 맞벌이 소비의 특성을 반영한다. 이런 특성은 교육뿐 아니라 가사노동에도 해당한다.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반찬은 배달시키고, 주말엔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외벌이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분야에서 맞벌이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비용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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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의 재테크는 '소통'에서부터

우는 아이를 떼어놓고 일터로 나가야 하는 고달픈 삶을 견디는 이유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혹은 직업적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게 내 가족과 아이에게 좋은 일이라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맞벌이 부부 재테크 상식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한 사람의 월급으로 생활하라거나 연봉이 많은 쪽으로 카드 지출을 몰거나, 보험 다이어트를 하는 등 분야와 방법이 다양하다. 그런데 이 모든 재테크 방법을 관통하는 핵심은 하나다. 바로 부부간의 '소통'이다. 아무리 한쪽이 철저한 재테크 정신으로 아끼고 모아도 한쪽에서 가계부를 구멍 내면 답이 없다. 결국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맞벌이 부부의 수입과 지출은 둘의 소통과 합의 하에 통제되어야 한다.

저축을 하거나 자산을 늘리기 위해선 결국 수입이 지출을 넘어서야 하는데, 이는 수입이 많거나 혹은 지출이 적어야 한다. 사실,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지출을 줄이는 게 더 쉬운 방법이다. 그러면 위에서 말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비용을 쓰는 것'보다 시간을 써야 한다. 이때 남편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남편의 참여가 늘어나면 가사도우미와 주말 외식을 줄일 수 있다. 부족한 시간은 나누고 비용은 아끼는 방법이다. 아낀 비용은 모아서 둘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굴려볼까 고민하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병설유치원이 늘어난다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 사교육 없이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고, 대학 졸업과 상관없이 원하는 직업을 구할 수 있다면 교육비도 적게 들 것이다.

하지만 사회 변화는 늦고, 아이는 빨리 자란다. 돈을 써야 할 곳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일단은 사회의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우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 실행해야, 그나마 팍팍한 맞벌이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혜선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 <이틀, 두가지 삶을 담아내다> (http://blog.naver.com/longmami)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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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을 키우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워킹맘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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