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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금융권 취업 예정자 면접에 면접관 3명이 참석했음에도 6명이 참석해 면접한 것으로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해 놓았다.
 대구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금융권 취업 예정자 면접에 면접관 3명이 참석했음에도 6명이 참석해 면접한 것으로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해 놓았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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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금융권 취업을 위한 면접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면접에 참석하지 않은 교사가 참석한 것처럼 점수를 매겨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좁은 취업문에 학교에서마저 불이익을 당한 것이 아닌지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대구시 남구의 A상업고등학교는 지난 3월 10일 현장실습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에서 요구한 정규직 신입행원 후보를 선정했다. 이 학교 회의록에 따르면, 교내 공고를 통해 3학년 학생 중 각 반에서 추천된 12명 가운데 8명을 면접을 통해 선정한 것으로 돼 있다.

학교는 진로직업부장과 산학협력부장, 교무부장, 3학년 부장, 3학년 담임교사, 현장실습담당교사 등 6명이 면접관으로 참석했고, 이후 교장과 교감, 면접관 등이 모여 최종 8명을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면접에 참석했던 학생들에 따르면, 면접관은 남자교사 2명과 여자교사 1명 등 3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무개(18) 학생은 "당시 6명씩 2개 팀으로 나누어 면접을 봤는데 면접관은 3명이었다"면서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면접관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나 옆반 교사가 면접관으로 들어와 있었다"고 말했다.

안아무개(18) 학생도 면접관은 3명이었다고 또렷하게 기억했다. 그는 "남아무개 교사와 조아무개 교사, 또 다른 김아무개 교사가 면접관으로 참여했다"면서 "나는 1조로 6명이 함께 봤는데 2조 6명도 똑같은 면접관이 면접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면접을 본 학생들은 직접 면접에 참여하지 않고 점수를 매긴 교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학생들은 면접관 중 일부가 면접장에 나오지 않고 면접점수를 채점한 것에 대해 놀랍다며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았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는 다른 은행권 신입행원 채용후보자 추천 면접에서도 6명의 면접관이 면접을 본 것으로 회의록에 기록했다. 3월 20일 KB국민은행을 비롯해, 3월 24일 우리은행, 5월 30일 한국주택금융공사, 5월 15일 하나은행 면접관 모두 같은 교사가 면접을 본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A상고 B교감은 "당시 면접관이 4명 있었고 2명은 인성관련 수업을 하면서 점수화하고 있다가 면접할 때 보완했다"면서 "한 분은 수업을 하면서 인성 등을 보고 점수를 매기도록 했고 한 분은 조별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거나 면접이 끝난 후 태도 등을 보고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B교감은 "태도라든지 재치라든지 순발력 같은 것을 보기 위해 한 것인데 요즘 기업체에서는 평소의 행동이 반영된 것을 좋아한다"며 "아이들이 회사에 들어가면 말은 잘 하는데 인성이 안 됐다는 이야기가 많아 보완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교감은 학생들의 면접에 참여하지 않은 면접관이 심사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면접관이 모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적이나 자격증 등 정량평가에서는 확연히 드러나지만 정서적인 면 등을 평가하는 것에서는 현장에 있는 교사가 훨씬 잘 알기 때문에 교사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제를 파악한 대구시교육청은 이 학교뿐 아니라 대구시 내의 특성화학교 모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에 면접관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그:#특성화고, #취업면적, #부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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