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전기본소득 '띄어쓰기프로젝트'
 대전기본소득 '띄어쓰기프로젝트'
ⓒ 한미숙

관련사진보기


"거기 가면 파스타 맛있게 해주는 아저씨가 있대. 같이 가자."

남편과 둘이, 집에서 가까운 수통골이나 한 바퀴 돌고 오자 했다. 가을에 접어든 수통골의 오후는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한 바퀴커녕 벤치에 잠시 앉았다 집으로 다시가자 할 때 '당신이나 갔다와' 했지만 '파스타'란 말에 따라갈 마음이 생겼다.  
영상을 보면서 국제대회에 발표할 내용을 전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서 국제대회에 발표할 내용을 전하고 있다.
ⓒ 한미숙

관련사진보기


기본소득이란 말은 아주 생소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성남시장이 기본소득이나 청년배당 관련해서 얘기할 때, 다른 한 쪽에서는 포퓰리즘이라고 우기던 것도 기억난다.

지족역에서 걸어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대표: 김재섭) 사무실에 가니 회원들 일곱명 정도가 모였다. 회원들은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취업준비생, 대학원생이었다. 중간에 아르바이트 시간으로 미리 가는 청년도 있었다.

포루투칼 '기본소득국제발표대회'를 앞두고 실제처럼 발표해는 김재섭 대표
 포루투칼 '기본소득국제발표대회'를 앞두고 실제처럼 발표해는 김재섭 대표
ⓒ 한미숙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오는 18일(월) 포루투칼에서 열리는 '기본소득 국제대회' 발표를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영상으로 내용을 보다가 실제 그곳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해보면 좋겠다는 요구에 대표 김재석씨가 성의껏 '리허설'을 했다.

대전에서는 '띄어쓰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본소득을 실험중이라고 한다. 작년 가을에 준비해서 올해 2월부터 시작했는데, 현재는 지원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첨된 대전시민 3명에게 아무조건 없이 6개월 동안 매월 50만원씩 현금으로 지급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란다.

"근데 왜 기본소득 대상이 꼭 청년들이어야만 해요? 나처럼 50대 백수아줌마는 안되나요?"

기본소득에 '청년'이란 단어가 나이의 한계를 구분 짓는 것 같아 묻는 질문에, 아직 기본소득 개념조차 막연한 사람들이 많은데 접근성의 차이를 얘기했다. 청년들에게는 현재 기본소득을 자신들의 문제로 보는 분위기가 있고, 세대에 따라 전달하는데 있어 방법도 달라야 한다고 했다.

나 역시 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본소득으로 매월 50만원씩 현금을 주겠다고 한다면 이걸 '복지'로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그래도 한달에 정기적으로 50만원이 내 통장에 들어온다면 돈을 무척 좋아(?)하시는 친정엄마와 취업준비생인 조카에게 기분좋게 용돈을 건네고, 아직도 남은 대출금에 힘을 보텔 것이다.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대전에서 '띄어쓰기프로젝트'에 행운을 거머쥔 세 청년들은 모두 20대라고 한다. 국제대회에서는 이들 세 사람의 설문지도 발표되고 이후 결과물들은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란다.
회원들의 저녁으로 회원아저씨가 준비해준 파스타
 회원들의 저녁으로 회원아저씨가 준비해준 파스타
ⓒ 한미숙

관련사진보기


기본소득얘기를 나누는 동안 요리솜씨가 뛰어난 회원아저씨의 파스타가 완성되었다. 이렇게 맛난 파스타처럼 기본소득으로 서로를 돌보며 더 맛난 세상을 꿈 꿀 수 있게 하는 멍석이 되기를 빈다.

덧붙이는 글 |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의 문의사항이나 후원관련 연락처: 070-4644-6808
대전 유성구 지족로 364번길 19호, 605호



태그:#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청년배당, #지족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