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아이가 학교 간다고 이미 집을 나섰는데 휴업한다고 문자가 왔어요.", "비는 오전 6시부터 쏟아졌는데 휴업한다는 문자는 오전 8시가 지나서 왔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

11일 새벽 집중호우가 내린 부산.

부산시교육청의 잘못된 상황 판단과 늑장 조치로 아침에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이날 시교육청과 5개 지역교육청에서 집중호우로 임시휴업한다는 소식을 각 가정에 문자로 알린 것은 오전 8시 10분 전후다.

부산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1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망미동 일대에 차량이 정체되고 있다.
 부산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1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망미동 일대에 차량이 정체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이 시간대는 통상 학생들이 집을 떠나 학교로 가고 있는 시점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오전 8시 30분까지 등교 시간을 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거리가 먼 학생들은 오전 7시 30분 전에 집을 나선다.

뒤늦은 문자를 받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전화로 이 소식을 전하거나 아이들을 다시 데리러 폭우를 뚫고 학교로 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교육청 홈페이지와 언론사 폭우 관련 기사에는 교육청의 늑장 조치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초등 4학년 자녀를 둔 A(40·여) 씨는 "문자가 아이 학교 간 뒤에 왔다"며 "학교 측에 항의 전화했더니 교육청에서 8시에 연락을 받아서 그렇다고만 답변해 교육청에 전화하니 아예 받지도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학부모는 "오전 8시 전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집을 나서는 시간인데 문자를 8시 넘어 보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이날 집중호우 예보는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지난 10일 저녁부터 '150mm 안팎의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내용으로 공개됐기 때문에 교육청의 이날 뒤늦은 휴업조치는 안이한 상황 판단과 업무 소홀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1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저지대 도로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이곳을 지나는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1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저지대 도로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이곳을 지나는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휴업조치를 내리는 과정에서도 교육청의 조치는 우왕좌왕했다.

처음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학교장 재량에 따라 임시휴업을 하라고 시달했다가 1시간여쯤 지난 뒤 고교까지 추가하고 폭우의 정도가 심해지자 학교장 재량이 아닌 교육감 지시로 임시휴업 조처를 했다.

이때서야 부산 시내 유치원 404곳, 초등학교 308곳, 중학교 174곳, 고등학교 144곳, 특수학교 15곳 등 모두 1천47곳의 학교가 임시 휴업했다.

이미 등교한 학생들에 대해선 학교에서 독서활동 등을 하면서 보호 조치를 하다 비가 그치면 교사 인솔하에 귀가시키도록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부산, #교육청, #폭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