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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심하다. 아무리 위중한 정국이라고 해도 공당인데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 선언 닷새만에 벌써 '가짜 뉴스'를 세 번이나 유포했다.

#1. 6일자... 'KBS 새노조' 황당하게 만든 김태흠 최고위원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2014년 2월 KBS 노보를 들어보이며 노조 파업을 비판하고 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2014년 2월 KBS 노보를 들어보이며 노조 파업을 비판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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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방송장악저지 투쟁위원 연석회의'에서 "KBS, MBC 좌파 노조가 현재 벌이고 있는 파업은 정권의 사주를 받은 정치 파업이며 그들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파업"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KBS노조는 2014년도에 자신들과 민주당의 주장으로 KBS 사장 인사청문회가 도입되자 노동조합특보를 발행해서 'KBS에 더 이상 낙하산 사장은 없다. 노동조합 20년의 새로운 성과물'이라며 적극적인 홍보까지 했다. 현 고대영 사장은 KBS노조가 그렇게 열렬히 환영했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거쳐 임명된 사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한 사장을 물러나라고 파업을 하며 본연의 업무마저 거부한 KBS 노조야말로 정말로 물러나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현재 총파업에 들어간 노조는 'KBS 새노조'다. "KBS에 더 이상 낙하산 사장은 없다", "노동조합 20년 정치 독립 투쟁사에 새로운 성과물"이라고 홍보까지 한 노조는 'KBS 노동조합'이다. 좀 심했다. 참고로 김 최고위원은 방송장악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이다. 위원장으로서 이 정도는 '상식'이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미디어스>를 통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성 본부장은 "팩트 자체가 틀렸다. 우리는 요구한 적도 환영한 적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팩트나 제대로 알고 얘기해야 할 것 같다"면서 "법을 입법하는 사람들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얘기해도 모자랄 판에 시정잡배도 아니고, 자유한국당은 가짜뉴스 생산하는 데냐"고 했다.

2014년 2월 26일자 KBS 노동조합 특보
 2014년 2월 26일자 KBS 노동조합 특보
ⓒ KBS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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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일자... 가짜뉴스 정정하고 정우택 원내대표 '또 가짜뉴스'

이건 좀 매우 심한 경우다. '가짜뉴스'임이 밝혀졌고, 당사자가 사과를 했는데도, 똑같은 내용의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 '목표 인물'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지난 달 31일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계열인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명예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위원장은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가 되어, 언론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부적격자임이 만천하에 드러났었다"며 맹비난했다.

하지만 공무원노동조합은 민주노총 계열이 아니다. 이에 공무원노조가 한국당의 사과를 요구하자, '아차' 싶었는지 강 대변인은 안정섭 공무원노조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 홈페이지에 해당 논평이 "사실과 다르기에 정정한다"며 "착오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 관련 노조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민주노총을 '엮으려는' 행위는 계속됐다. 심지어 그 당사자는 정우택 원내대표였다. 그는 4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통위원장으로서 전혀 자격이 없는 분이 와 갖고, 또 더군다나 민주노총의 계열인 공무원 노조의 명예회원으로 가입을 하고, 그것은 무슨 얘깁니까? 언론노조, 민주노총인 것 다 알고 있는데, 언론노조 민주노총과 같은 행동을 취해 나가겠다는 똑같은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런 사람이 어떻게 방통위원장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겁니까. 거기에다가 하고 다니는 언동이..."

당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했는데도 원내대표까지 나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 발언 영상은 정 원내대표 페이스북에서 여전히 볼 수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일 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정정 논평'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일 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정정 논평'
ⓒ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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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언론이 무지하다면서 '팩트 저격'에는 침묵하는 홍준표

이런 '가짜뉴스'의 시발점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소집된 긴급 의총에서 "노동부 특별사법경찰관(근로감독관)이 체포영장을 청구한 사례가 단 한 번도 없다"고 두 차례나 말했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부당함을 강조하는 발언이었다.

이 역시 '가짜뉴스'다. 같은 날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노동부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이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청구해 발부된 체포영장 건수만 지난해 기준 1459건이다. 하루 평균 4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872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1야당 대표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노동부의 정당한 행정력 행사와 법 집행을 부당한 행위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착각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잘못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홍 대표는 지난 2008년 KBS 정연주 사장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민주당과 일부 언론의 무지"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강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닷새만에 '가짜뉴스'를 세 번이나 유포했다. 잘못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이 없다는 점도 그렇지만,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건 좀 심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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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우택, #김태흠, #홍준표, #가짜뉴스, #성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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