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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락 협동조합은 2014년에 전찬주 이사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공유 경제에 관심이 많던 전찬주 이사장은 공간을 마련해 유아용품 공유 콘셉트로 조직을 꾸리고자 했지만, 육아를 끝낸 전찬주 이사장이 한창 육아 중인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여러 행사를 치르며 수공예 관련 활동을 하는 이들이 모이게 됐고 자연스레 모임은 수공예품 제작과 판매,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이웃과 네트워크를 만들며 수공예 관련 활동을 해 오던 모여락 협동조합은 최근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그동안에는 다양한 수공예품을 다뤘는데, 이에서 벗어나 한지가죽을 재료로 제품을 만들고 판로를 개척하려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마을과의 관계망 형성이라는 처음의 목표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모여락 협동조합은 2016 협동조합박람회에 참여해 사람들을 만났다.
▲ 2016 협동조합박람회에 참여한 모여락 협동조합 모여락 협동조합은 2016 협동조합박람회에 참여해 사람들을 만났다.
ⓒ 모여락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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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 모여 수익 창출까지

"연말 연초가 되면 계획을 세우잖아요. 그때 제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혼자만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버는 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일자리도 만들고 동네 분들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뭔가를 찾고 싶어서 웹서핑을 하다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에 관해 알게 됐어요. 공유경제란 개념도 알게 됐고요. 그때부터 관심 두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전찬주 이사장이 공유경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때는 2013년 즈음이다.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서울의 관련 컨퍼런스에도 참석하며 배웠다. 그리고 (사)풀뿌리사람들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변화를 거쳐 2014년, 수공예 협동조합인 '모여락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대전 신탄진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모여락'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수공예를 통해 마을에서 문화적인 활동은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목표로 삼았다.

"신탄진 지역은 옛날에 신탄진읍이었던 곳이어서 동네가 고립되어 있어요. 동네에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협동조합을 통해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고 관심 가져 주셨어요. 재미있게 좋아하는 일 하면서 수익 창출도 해 보자고, 우리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모여락 협동조합에 모인 이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게 일자리 문제였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을 쉬었던 여성이 다시 일자리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고 구성원들은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모여락 협동조합은 수공예 제품 제작과 판매, 교육 등으로 마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적게나마 수익도 창출했다. 수공예를 매개로 많은 사람이 모여락 협동조합을 오고 갔다. 모여락 협동조합에서 미싱을 배운 사람이 독립해 창업을 하기도 했고, 수공예 강의 기회가 필요한 강사들은 모여락 협동조합의 공간을 빌려 강의를 열었다.

강의 경력이 필요한 초보 강사들에게 모여락 협동조합은 열려 있는 무대였다. 모여락 협동조합에 모인 베테랑 강사들이 초보 강사의 활동을 돕기도 했다. 또, 수공예에 관심이 많은 일반 시민도 모여락 협동조합을 찾아 수공예를 배웠다.

전찬주 이사장을 대전광역시NGO지원센터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모여락 협동조합 전찬주 이사장 전찬주 이사장을 대전광역시NGO지원센터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성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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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가죽, 새로운 시작

신탄진을 중심으로 모인 구성원들은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찾고자 했다. 지역사회공헌프로그램으로 장애인 보호 시설에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고, 한지로 밥상을 만들어 독거노인 분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마을의 봉사단과 함께 봉사활동 하면서 집에 밥상이 없는 어르신들을 만났어요. 저희가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민하다가 한지로 밥상을 만들어 드렸어요. 튼튼하지만, 어르신들이 들기에도 가볍고 또 나중에 버리게 되더라도 처리가 쉬워 좋아요. 또, 앞치마를 만들어서 봉사하는 분들께 기증하기도 했고, 독거노인이나 중증 장애인 도시락을 싸는 가방을 지원하기도 했고요."

모여락 협동조합은 마을 내의 다양한 기관, 모임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구성원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손길을 나눴다.

그간 모여락 협동조합이 다루는 제품군은 다양했다.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다뤘는데, 손으로 만든다는 특성상 한 번에 조금씩밖에 만들 수 없다는 점과 디자인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소량으로 제작하니 제품 단가가 높아지고, 젊은 친구들에 비해서 디자인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 하나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현재 한지가죽으로 가방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 한국사회적기업 진흥원의 멘토링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한지가죽이라는 길을 택했다. 구성원들은 질감은 가죽과 비슷하지만,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항균성이 뛰어나다는 한지가죽의 특성에 주목했다. 또, 가벼워서 가방으로 갖고 다니기에도 좋을 듯했다.

또한, 모여락 협동조합은 최근 사무실을 대흥동 쪽으로 이전했다. 행복한 수 협동조합의 류은덕 대표가 사무실을 같이 쓰자는 고마운 제안을 해 주었고 그 뜻에 따랐다. 이미경 이사가 공방을 서대전네거리 쪽으로 옮긴 것도 사무실 이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금은 원도심 일대에 공간을 두고 활동하지만, 과거 인연을 맺었던 신탄진 쪽의 기관, 사람들과도 계속 인연을 이어 가고 관련된 활동을 할 계획이다. 새로 옮긴 공간에서는 전처럼 활발하게 마을 사업을 펼치지는 않을 계획이지만, 새로운 인연과 만남 또한 준비한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단계니까 구성원들과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꿈이요?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템에 관한 자신감이 있어요."

전찬주 이사장이 모여락 협동조합의 포부를 이야기한다. 그간 어려웠던 시간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의 시간이 더 기대되는 모여락 협동조합이다.

지하철역 광고로 모여락 협동조합의 한지밥상 나눔 프로젝트를 홍보했다.
▲ 모여락 협동조합, 한지밥상 나누다 지하철역 광고로 모여락 협동조합의 한지밥상 나눔 프로젝트를 홍보했다.
ⓒ 모여락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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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위의 기사는 월간토마토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태그:#모여락 협동조합, #한지공예, #한지가죽,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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