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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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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비하면 (경영승계 절차가) 너무 밀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답답하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은 "KB금융지주 누리집에 들어가면 2013년, 2014년의 경영승계절차가 자세히 나와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심지어 후보와 면담 시간은 몇 분 걸리는지 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KB금융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노동조합협의회(아래 KB노협)에 따르면 앞서 2014년 9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아래 회추위)는 회장 후보 자격기준, 심층면접 구성 등을 상세히 공개했었다. 또 회추위는 본인 동의 아래 압축후보군 명단을 공개하고, 주주나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한 '회추위 간담회' 진행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비교적 투명한 절차를 거쳐 KB금융지주의 회장을 뽑았다는 것이다.

"일방적 발표... 윤종규 회장 위한 요식행위"

하지만 이번 경영승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깜깜이'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KB노협의 생각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이에 KB금융은 지난 1일 '기업공개(IR) 뉴스'를 통해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아래 확대위)가 윤 회장을 포함한 총 23인의 명단을 보고받았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KB금융은 "오는 8일 3인 내외로 후보를 압축하고, 최종후보자에 대한 심층평가를 통해 이달 말까지 회장후보 선임을 완료한다"라고 했다.

KB노협은 이런 발표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협은 "일방적으로 IR뉴스를 통해 지주의 계획을 발표하는 행위는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며 비판했다. 또 박 위원장은 "어떻게 급작스럽게 (후보 구성이) 단기간에 진행될 수 있고, 갑자기 3명의 후보압축 일정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런 '날치기' 선임이 가능한 것은 지배구조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협 쪽 생각이다. KB노협은 "KB금융지주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식'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장과 부행장이 차기 회장의 자격요건 검증 등을 수행하게 돼 (문제)"라고 노협은 덧붙였다. 또 "경영승계 규정이나 공모 절차도 없이, 헤드헌팅 회사에서 추천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후보자명단(Long List)을 선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꼬집었다.

KB금융의 '회전문식' 지배구조에 대해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에 나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외이사를 회장이 선임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회장의 선출 절차를 주관하는 그런 방식은 금융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배구조와 관련한) 노조의 한발 앞선 제안이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문제로 회장-행장 불명예퇴진 과거 잊었나

또 노협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했던 윤 회장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불거진 지배구조 관련 잡음으로 몸살을 앓았었다.

지난 2014년 5월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이건호 당시 국민은행장과 이사회의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임영록 당시 KB금융 회장과 이 행장이 불명예 퇴진했었다. 이후 선임된 윤 회장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시스템, 사외이사 평가를 통해 매년 2인의 연임을 배제하겠다"는 지배구조 개선방안도 발표했었다고 노협은 전했다.

이어 KB노협은 "현재와 같은 '비상식적 날치기 선임절차'를 중단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투쟁까지 전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협은 주주, 고객, 직원대표로 구성된 별도 자문단의 회장 선임 절차 참여를 요구했다. 이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협은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출신 하승수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예고 없이 (후보선정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지난달 반기보고서를 통해 회장 후보자군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4년에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없어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기본으로 KB금융 지배구조를 마련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후 지배구조법이 생기면서 이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를 밟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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