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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오전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오전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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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 기본구상 확정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개발구상안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이다.

시는 일반화를 위해 지난 2015년 12월 국토교통부와 '경인고속도로 이관 협약'을 체결했다. 경인고속도로 '인천 기점∼서인천IC' 구간(10.45km)의 관리권을 한국도로공사에서 인천시로 2017년까지 이관해, 일반도로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은 시민들의 통행료 폐지 운동에서 비롯했다. 1968년 개통한 경인고속도로는 인천항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물류 인프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다보니 산업화와 도심 과밀로 인해 본래 물류 기능은 저하되고 교통체증이 늘어 고속도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특히, 경인고속도로는 이미 투자비의 250% 이상을 회수한 상태로, 한국도로공사는 지금까지 투자비보다 약 3500억 원 많은 통행료를 징수했다. 투자비를 회수했지만, 고속도로 기능을 못하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통행료 폐지 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통행료 폐지 요구는 지난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박근혜 정부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으로 변경됐다. 인천 기점부터 서인천 기점까지는 일반도로로 전환하고, 서인천 기점부터 신월기점까진 민자 지하고속도로를 건설키로 한 것이다.

정부는 민간자본으로 '서인천IC∼신월IC' 구간(11.66km)에 왕복 6차로 지하도로(7.7km)를 건설하고, 지상 구간을 지방도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착공해 2024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유정복 시장이 5일 발표한 기본구상이 지난 3월 발표한 것과 달라진 게 있다면, 당초 계획과 달리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 전 구간을 동시에 착공하겠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공사기간을 2년 단축했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전 구간 동시 착공으로 단계별 공사로 인한 시민불편 기간을 단축해 일반도로와 녹지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기간은 2026년에서 2024년으로 2년 단축됐고, 옹벽을 허물고 낙폭을 조정해 일반도로와 높이를 맞추고, 교차로를 설치하는 도로개량사업은 2021년 끝낸다는 방침이다.

시 고속도로일반화추진단은 "공사를 위해 지난 6월 추경예산 때 공사비 130억 원을 확보했다. 올해 말 진출입로 설치 등의 공사를 우선 착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공사비 4000억 원 조달방안 이번에도 부실

시가 전 구간을 동시 착공한다는 게 핵심이지만, 그러나 이번 기본구상 확정안에도 가장 중요한 내용인 4000억 원 규모의 재원조달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아, 그동안 수차례 발표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 우려먹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가 지난 2015년 국토부와 '경인고속도로 인천시 이관'을 협약할 때도 '지방도화에 필요한 사업비' 충당 부분이 빠져있어, 정부와 사업비 부담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도로 이관은 시 재정난을 가중 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에 당시 2016년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셌는데, 이번에도 국비확보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자 이번엔 '지방선거용 우려먹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국보확보 방안에 유 시장은 "다양한 재원 마련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국비 확보를 위해 일반도로화 지원 특별법 제정을 국회를 통해 추진하고 있고, 국무총리와 국토부 장관 만나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비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일부 사업비의 경우 역세권 주변 토지를 매각해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국비 확보 안 되면 시비 들여서라도 마무리"

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오전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오전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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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우선 지난 6월 추경 때 반영한 130억 원, 100억 원으로 인하대 부근, 6공단 고가교, 방축고가교, 가좌ic, 석남2고가교 등 5개 지점에 교차로를 검토하고 있으며, 11월 께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가 예상하는 공사기간은 8년이다. 시는 올해 11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4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사업비는 내년부터 연간 500~600억원 규모로, 시는 총 사업비를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시는 특별법 제정과 더불어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비로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종선 고속도로일반화추진단장은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5개년 동안 매년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반화 사업이 정부 정책사업에 선정되면 국고 지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속도로를 이관 받으면 가장 넓은 땅이 가좌ic 일대다. 평면 교차로를 조성하면 활용할 수 있는 공유지가 생긴다. 매각하거나 복합개발로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며 "고속도로 인근 인천도시철2호선 역이 4개 있다. 역세권 개발로 약 15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국비확보가 제일 핵심이지만 시는 이 부분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국비를 받아 일반도로를 건설하려면 현행법상 혼잡도로 지정되거나. 유정복 시장이 얘기했던 것처럼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는 데, 둘 다 여의치 않다.

국토부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의 경우 혼잡도로 지정 취지에 맞지 않고, 특별법 제정은 타 지역에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시 추진단장은 "국비 문제는 명확하게 얘기 못하지만 가좌ic 땅이 대부분 시유지다. 이 부분은 어떤 시기에 매각하든, (복합개발로) 활용하든 공사 과정에서 활용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면 된다"고 한 뒤 "시 재정 최소화를 위해 국비를 최대한 끌어 오겠다. (국비 확보 안 되면)시비 4000억원을 들여서라도 일반화 사업을 반드시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재원마련 방안도 논란이지만 시가 단계별 착공에서 전구간 착공으로 전환하면서, 인천 도심 한 복판이 공사현장으로 몸살을 앓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종선 고속도로일반화추진단장은 "공사구간은 이관 구간인 10.45km다.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5개 공구로 나눴다. 한 구간이 약 2km다. 전 구간 동시 공사가 가능하다.며, 동시착공으로 오히려 시민 불편 기간을 최소화 했다고 밝혔다.

5개 공사 구간은 ▲인천기점 ~ 인하대 ▲인하대 ~ 도화ic ▲도화ic ~ 가좌ic ▲가좌ic ~ 석남1고가교 ▲석남1고가교 ~ 서인천ic 구간이다.

통행료 폐지에서 비롯했는데 통행료 폭탄 우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의 또 다른 우려는 '통행료 폭탄'이다. 당초 시민들의 통행료 폐지 운동에서 시작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통행료 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가 '인천기점~서인천IC' 구간을 인천시에 일반도로로 이관해도, '서인천IC~신월IC' 구간에 지하 민자 고속도로가 들어서고, 또 '신월IC~여의도' 구간에 민자 도로(제물포터널, 서울시 추진)가 개통하면 인천시민은 현재 통행료 900원의 약 다섯 배인 4200원(민자 고속도로 2000원, 제물포터널 2100원 예상) 이상을 내야한다.

여기다 시가 계획 중인 문학IC(제2경인) ~ 검단 지하 민자 고속화도로를 이용해 서울에 갈 경우 통행료를 세 번 내야하기 때문에, 고속도로 통행료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시 또한 전 구간 지하 민자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6000원을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추진단장은 "통행료 문제가 연관돼 있긴 하지만 일반화와 같이 맞물려서 간다는 건 공학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교통축을 보면 공항고속, 제2외곽, 제2경인 등 서울 방향 고속도로 많이 신설 돼 있다. 이용자들이 가장 편리한 노선 찾을 것"이라며 "이관 시 관리비 적게 드는 만큼 요금 인하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 #유정복, #국토교통부, #경인고속도로, #경인고속도 일반도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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