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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국일과 관련해 자신의 역사관을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 "건국과 정부수립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헌법에 기술돼 있는 가치를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국일과 관련해 자신의 역사관을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 "건국과 정부수립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헌법에 기술돼 있는 가치를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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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사람이지만 제가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아직도 있다고 생각한다."

종교관·역사관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말이다. 박 후보자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히 자신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역사에 무지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선 건국절 논란과 관련, "부끄러운 일이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한 지방일보 칼럼에 '건국 70주년'이라고 쓴 것을 확인했다"면서 "사실 건국과 정부 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헌법 문장들을 살펴봤다. 이렇게 해석하는 역사학자도 있고 저렇게 해석하는 역사학자도 있다는 것을 한번 살펴도 보았다"라며 "대한민국 국민 중 한 사람으로 당연히 헌법에 기술돼 있는 그 헌법 정신과 가치에 대해서 존중하고 인정하고 수용함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즉, 건국과 정부 수립의 차이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실수였고, 건국절을 굳이 고집하며 주장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였다.

자신이 국정농단 사태로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에 뉴라이트 학계의 대부로 꼽히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해 '뉴라이트 학계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뉴라이트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그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고 회원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 "(뉴라이트 학계) 그 분들이 옳든지 그르든지에 대한 판단을 하려고 하는, 그런 관심도 거의 없었다"면서 "저는 이제까지 어떠한 정치적인, 이념적인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저의 생각과 활동, 문재인 정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고개숙인 박성진 후보자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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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박 후보자는 "교육하고 연구하고 산업벤처생태계를 만드는 현장에서 어떠한 이념적인 색채나 종교적인 색채를 가지고 일을 한 적이 없다"면서 현재 논란이 된 자신의 종교관·역사관 등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업무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저와 관련된 분들 중에는 불교 신자분들도 있고, 종교를 믿지 않는 불신자들도 있다. 그리고 다양한 정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저는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런 편향된 것을 가지고 세계 최고를 만들 수는 없다. 저는 편협한, 편향된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고 있고, 제가 활동한 부분들이 이번 정부에서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청와대에서도 자신의 종교관·역사관 등에 대해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쪽에서는 저에게 소시민으로 살 때 그런 흔적들이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고 저도 용기 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 종교는 검증 대상이 아니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것처럼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며 "지금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적 가치나 정신을 존중하고 인정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해명 기자회견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목 축이는 박성진 후보자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해명 기자회견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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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성진은 생활 보수일 뿐...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등용할 것"

자신의 종교(기독교)로 인해 생명과학 바이오 분야에 대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이익이) 없다고 단언 드린다. 저도 바이오 하는, 기독교와 관련 없는 회사에 투자한다"면서 "그런 우려는 전혀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역사인식이 현 정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임시정부와 4.19 정신을 계승하는 헌법에 100% 공감한다"면서도 "산업화·민주화 이 두 가지를 해 낸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큰 그림에서 보면 할아버지·아버지 세대가 잘한 것이 잘못한 것보다 많다. 더 노력해서 더 좋은 나라를 미래세대에 전수해야겠다. 이것이 제가 현재까지 갖고 있는 역사관"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자신이) 부합한다고 생각한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사람 중심 혁신이 100%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현 정부의) 역사관, 이념과 얼마나 연결됐는지 잘 모르지만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충분히 같이 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 측도 박 후보자의 역사인식 등을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보지 않는 기류다. 실제로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운동의 선봉에 선 것도 아니고, '생활 보수'의 성격이 강할 뿐이다. 벤처 전문가라서 (청와대에서) 발탁한 것"이라며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두루 기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문제로 낙마시키면 그 원칙을 훼손하고 인재 풀이 좁아질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태그:#박성진, #뉴라이트, #중소기업벤처부, #건국절,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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