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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발표되면서 매물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8.2 대책의 풍선효과는 아직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른바 풍선효과 유력지인 경기 고양시도 거래는 실종됐다. 일각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경기 고양시 등으로 투기 수요가 빠져나가지 않겠냐는 예측은 아직까진 빗나가고 있다.

2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마을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이번 대책에 따라 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있지 않느냐고 묻자 공인중개사무소 소장은 단호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마상기 선한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매수세(사려는 사람)가 사실상 실종된 거래 절벽 상태"라고 밝혔다.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에서 아파트 매물은 8.2 대책 이후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양시 호수마을 인근 아파트, 대책 이후 매물 급증

경기 고양시 호수마을 인근의 부동산. 최근 아파트 매매는 끊겼다.
 경기 고양시 호수마을 인근의 부동산. 최근 아파트 매매는 끊겼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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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매물을 찾기 힘들었던 호수마을 현대 2단지와 청구 5단지에서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8.2 대책에서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등 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현대부동산 관계자는 "호수마을 현대 2단지는 대책 발표 전 1~2개 정도 매물이 나왔지만, 지금은 10여건, 청구 5단지도 3~4개 이상 매물이 나왔다"라며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매물이 많이 나오지만 가격은 아직 보합세다. 그런데 일부 매물은 기존보다 1000만~2000만 원 정도 호가를 낮추기도 한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2단지 24평형은 최근 매매가(3억6000만 원)보다 2000만 원 하락한 3억400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청구부동산 관계자는 "기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조금 낮추기도 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실제 거래는 잘 되지 않는다"라면서 "매수자와 매도자간 매매 희망 가격 격차가 조금 좁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도 8.2 대책 이후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차액만 지불해 집을 사는 것)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갭투자자 비중은 전체 매매 수요의 70% 수준이었다"면서 "이들이 몰리면서 집값이 상승하기도 했는데, 8.2 대책 이후에는 모두 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아파트 분양권도 찬바람, 분양권 웃돈 하락

아파트 분양권도 찬바람을 맞기는 마찬가지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일대에는 킨텍스 원시티(2038세대), 킨텍스 꿈에그린(1100세대) 등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양을 실시했다.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등기 이전까지 불가능한 서울과 달리 이들 단지들은 분양권을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하다.

8.2 대책 이전에는 GTX 등 개발 호재에 힘입어 분양권에 붙는 웃돈이 1억 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대책 발표 이후에는 분양권도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30일 일산 킨텍스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책 발표 전 킨텍스 원시티의 분양권 웃돈은 1억2000만~1억5000만원 수준에 형성됐고, 매물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대책 발표 이후 분양권 웃돈의 호가는 조금씩 하락하고 있고,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킨텍스 원시티 매물은 대책 발표 이전 10여건에 불과했지만, 대책이 발표되면서 70~80건으로 급증했다.

분양권 웃돈도 대책 발표 이전에는 1억2000만 원 밑으로는 매물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일부 매물은 웃돈이 8000만~1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분양권을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매물이 쌓이고 있다"면서 "매물이 많아지는 만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물이 끊이지 않고 나오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이 다가오는 연말부터는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면서 "분양권을 찾는 사람들도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더 기다리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올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경기 일산신도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114 주간 아파트 매매가 동향에 따르면, 일산신도시는 대책 발표 이전인 7월7일 0.2%, 7월 14일 0.19%, 7월 21일 0.16%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8.2 대책 이후인 8월2일 0.02%, 11일 0.04%, 18일 0.05%로 상승폭이 줄었다.

분당과 위례 등도 상승폭 줄어...위례는 1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기도

사진은 세종시 아파트 모습.
 사진은 세종시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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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분당은 지난달 21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0.39%까지 치솟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줄면서 지난 25일 기준 주간 상승률이 0.19%로 줄었다. 위례신도시도 지난달 21일 주간 상승률은 0.36%였는데, 이달 25일에는 0.04%로 축소됐다.

위례신도시는 이달 들어 최대 1억 이상 하락한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위례 24단지 51.77㎡형은 7월까지만 해도 매매가가 5억6000만~6억 원선이었는데, 가장 최근인 25일 4억5000만 원(9층)에 팔렸다. 선호도가 높은 중층 아파트임에도 기존 매매가보다 1억 이상 하락했다.

위례22단지(비발디) 59㎡형은 지난달 31일 6억97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8월 5일에는 1700만원 하락한 6억8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동탄신도시도 3주 연속(8월 11일~25일)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세다. 단지별로는 200만~500원 내외에서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나타난 실거래 현황을 보면, e편한세상 동탄 84.2㎡형은 7월 6일 3억8381만원에 팔렸지만, 대책 발표 직전인 1일에는 500만 원 낮은 3억7889만 원에 거래됐다.

동탄자이파킬리에 59.64㎡형도 7월 20일 2억6520만 원에 거래됐지만, 8월 9일에는 300만 원 하락한 2억6220만 원에 팔렸고, 동탄2 A46금강펜데리움 센트럴파크 74㎡형 매매가도 지난달 14일 3억3230만 원에서 이달 22일 3억3030만 원으로 하락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신도시 지역은 서울보다 뒤늦게 상승세를 타다가, 8.2 대책이 발표되면서 상승률이 축소되는 모습"이라면서 "현재 매수 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에, 풍선효과로 볼 만한 요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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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산, #풍선효과, #8.2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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