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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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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내년 예산안은 재정의 선제적 역할을 강조한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닮았다. 하지만 4대강 같은 '삽질' 대신 '복지'와 '일자리'에 집중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여, 일자리 창출과 복지 예산을 대폭 늘렸다.

김동연 부총리 "경제 패러다임 전환 위해 선제적 재정 역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재정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역할'을 수차례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 패러다임 변화나 구조 변화를 위해 쓸 곳에는 확실히 쓰겠다"라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내년 예산의 씀씀이를 크게 늘렸다. 2018년 총지출 증가율은 7.1%로 내년 경상성장률(4.5%)을 웃돈다. 총지출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넘는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명박 정부 시절과 비슷하다. 이명박 정부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지난 2008년 선제적인 재정 역할을 강조하면서 예산 씀씀이를 늘렸다. 당시 편성된 2009년 예산(수정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10.4%로 경상성장률을 웃돌았다.

여기까지다. 분야별 예산 씀씀이를 보면 두 정부는 판이하다. 이명박 정부는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아래 SOC), 건설 분야의 씀씀이를 대폭 늘렸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예산안(수정) 중 SOC 분야 지출은 24조8000억, 전년 대비 26.7% 늘렸다. 증가율로 보면 12개 예산 항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4대강 사업 등 '삽질'에만 몰두했던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 등 이른바 건설 '뉴딜' 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확고한 기조가 반영됐다. 주요 지출 확대 분야도 '지방 SOC 확충 등 지역 경제 활성화'가 4조6000억 원으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그에 비해 복지와 국방은 뒷전이었다. 당시 복지 분야 예산 증가율은 SOC의 절반 수준인 10.3%였다. 교육(증가율 8.8%)과 국방(7.8%), 공공질서(5.1%)도 사실상 찬밥 신세였다.

이번 새 정부의 예산안은 이명박 정부 예산안을 뒤집었다. 복지와 교육,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고, 건설(SOC) 분야 예산은 과감하게 줄였다.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교육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사람 중심의 지속 성장 경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복지 분야 지출은 146조2000억 원으로 잡혔다. 지출 증가율은 12.9%로 12개 예산 항목 가운데 1위다. 복지 분야 지출 가운데 공무원 증원 등 일자리에 투입되는 예산은 19조2000억 원(증가율 12.4%)이다.

새정부 내년 예산, 일자리와 복지에 선제적 재정 투입

일자리 예산은 공무원 증원(안전 등 중앙직 공무원 1만5000명 증원)을 비롯해, 일학습 병행제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 안정 등에 쓰인다.

저소득층에 대한 기초연금이 20만6000원에서 25만 원으로 인상되고, 내년 7월부터는 월 10만 원의 아동 수당도 지급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덜기 위해 1인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도 실시된다.

복지에 이어 교육(증가율 11.7%)에도 64조1000억 원이 투입된다. 확대된 교육 재정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전액을 국고 지원하고, 반값 등록금 수혜 대상을 확대(소득 3분위→4분위)한다. 국방 분야 지출도 6.9% 늘려, 군 장병들의 월급과 예비군 훈련비를 올려줄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 최대 수혜 받았던 SOC, 이번엔 찬밥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 호사를 누렸던 SOC 분야는 이번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18년 SOC분야 지출은 17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0%(4조4000억)나 깎였다. 12개 예산 항목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과감함이 없었다. 복지 지출은 늘리고 SOC 지출은 줄였지만, 증감율은 완만했다. 2016년 복지 지출은 전년보다 6.65%, 2017년 복지 지출도 4.94% 늘었지만, 한 자릿 수 증가율에 그쳤다. SOC 지출 감소율(2016년 -4.43%, 2017년 -6.75%)도 마찬가지다. 내년 예산안과 비교하면 박근혜 정부 예산안은 '뭘 하겠다'는 의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그간 자원이 축적된 도로와 철도 등 SOC와 농업생산시설(수리시설 개보수), 환경기초시설(하수관로 정비 등)을 구조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시설 투자는 축소하고, 교통서비스의 공공성 제고 등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번 예산을 편성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사업 우선순위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들은 대폭 구조조정했다"면서 "(확장적) 재정 지출을 하면서 생산적 복지, 투자로서의 교육 등 사회 경제 구조에 대한 변화를 준비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예산이 바꾸는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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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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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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