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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6일 오전 9시 50분]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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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지난해 '광화문촛불'을 이끌었던 퇴진행동의 법률팀장을 맡기도 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래 민변)의 권영국 변호사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5년 징역선고'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마이뉴스>는 권 변호사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삼성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가 아쉬운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징역 5년, "있는 힘을 다해 형량 줄인 것"

-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일단 재판부가 뇌물죄의 일부를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던 삼성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대가를 바라고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것'을 인정한 셈이다. 재판부가 최소한의 사실관계에 접근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 그럼 재판부의 판결이 적절하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5년의 징역을 내린 것 보면 가능한 최저형을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아래와 같은 항목에서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재용 부회장의 유죄 판결 혐의
· 특경법상 업무상횡령 : 50억 원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 뇌물공여
· 재산수익은닉
· 위증
- 가능한 최저형이라는 법적 근거는 어떻게 되는가?
"이재용 부회장은 다섯 가지 범죄가 인정되었다. 이중 가장 중한 죄에서 유기징역형을 선택하면 5년 이상의 징역이된다. 그 형의 단기는 5년, 장기는 30년이 된다(유기징역형의 상한은 현행법상 30년)

여기서 실체적 경합범의 처벌례에 따라 가장 중한 죄(특경법상 업무상횡령,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에 가중을 하면 단기는 가중을 하지 않으므로 형의 단기는 그대로 5년, 형의 장기는 1/2을 가중하여 45년이 된다. 따라서 판사는 5년 ~ 45년 사이에서 법률상 감경과 작량감경이 가능하다. 자수나 심신미약 등의 법률상 감경사유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판사가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작량감경이 남는다.

법률상 감경의 예(1/2)에 준하여 위 형의 1/2로 감경하면 단기 2년 6개월~장기 22년 6개월이 되고(이를 처단형이라고 부른다) 판사는 이 사이에서 형을 정하여 선고할 수 있게 된다. 즉 2년 6개월에서 22년 6개월 사이에서 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판사는 작량감경하기 이전의 형의 범위인 5년 ~ 45년 사이에서 최저형인 5년형을 선고하였거나, 아니면 작량감경한 2년 6개월에서 22년 6개월 사이에서 5년형을 선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설시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내용적으로 보면 결국 가장 중한 범죄인 특경법상 업무상횡령,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 최저형인 5년형을 선고한 것과 같게 되는 것이다. 표현은 매우 엄중하나 실제로는 가장 약한 형량을 선고한 것과 다르지 않다. 소리만 요란했다는 의미다. 죄에 대한 단죄는 양형으로 말하는 것이지 수사적인 표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법원은 립서비스하는 기관이 아니니까."

권 변호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관련 법조항
제38조(경합범과 처벌례)
①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때에는 다음의 구별에 의하여 처벌한다.
1.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인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2. 각 죄에 정한 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이외의 동종의 형인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 없다. 단 과료와 과료, 몰수와 몰수는 병과할 수 있다.
3. 각 죄에 정한 형이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이외의 이종의 형인 때에는 병과한다.
② 전항 각호의 경우에 있어서 징역과 금고는 동종의 형으로 간주하여 징역형으로 처벌한다.

제42조(징역 또는 금고의 기간)
징역 또는 금고는 무기 또는 유기로 하고 유기는 1개월 이상 30년 이하로 한다. 단,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대하여 형을 가중하는 때에는 50년까지로 한다. <개정 2010.4.15.>

제56조(가중감경의 순서)
형을 가중감경할 사유가 경합된 때에는 다음 순서에 의한다.

1. 각칙 본조에 의한 가중
2. 제34조제2항의 가중
3. 누범가중
4. 법률상감경
5. 경합범가중
6. 작량감경

"삼성이 미르재단에 준 220억이 무죄? 납득이 되지 않는다"

 - 재판부의 판결 중 또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삼성이 미르재단에 220억을 줬다. 이것을 무죄로 처리한 것은 정말 납득이 되지 않는다. 재단을 통해서 노동개혁 입법안 등을 추진하고 기업인들과 같이 서명운동도 했었다. 전경련이 개입해서 기업에 유리한 것을 마치 정부의 정책인 것처럼 속인 것이다. 재단을 사적도구로 사용했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경유착의 매우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려 했던 노력이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 덧붙여 지적해주신다면?
"재판부가 삼성과 박 전 대통령의 뇌물관계를 둘만의 부정한 거래관계로 판단한 것 같다. 박근혜 정권 당시 재벌과 정권 사이에 부정한 돈 거래를 통해서 정책을 정하고 그것을 통해서 서민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 죄를 밝혀내지 못했다. 한없이 아쉽고 부족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5년형을 선고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5년형을 선고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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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는 총 89억 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납득되지 않는다. 실제 지급된 것 외에 지급을 약속한 액수도 상당하다. 재판부는 이를 뇌물죄에서 뺐는데 '지급약속'만으로도 충분히 뇌물죄에 해당된다는 것이 판례에도 나온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

- 삼성 변호인단 송우철 변호사는 법원의 판결에 "법률가로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호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죄를 지었으면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 50여 차례에 거친 공판을 거치며 20여 명의 변호사가 달라붙어 엄청난 물량공세를 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과 삼성 측에 오간 뇌물이 승계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뇌물이 아니다? 말이 안 된다."

- 삼성은 항소한다고 한다. 형량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재벌 재판에서 그게 늘 문제였다. 여태까지는 심수가 반복될수록 재벌들에 대한 온정적인 판결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도 항소하는 것 같다. 더 이상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 정경유착, 사회부조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판부가 반드시 적합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또다시 경제문제 운운하면서 처벌을 완화하거나 면책을 하는 쪽으로 가버리면 우리 사회가 권력비리, 정경유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재판부는 명심해야 한다."


태그:#권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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