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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8월 25일자 신문에서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꾼다고 알렸다.
 한겨레는 8월 25일자 신문에서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꾼다고 알렸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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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가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한겨레는 8월 25일 '알림'에서 '대통령 부인 이름 뒤에 붙이는 존칭의 표기를 '씨'에서 '여사'로 변경한다'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겨레는 '여사'로 바꾼 이유를 '독자 여러분의 요구와 질책,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중의 언어 습관 변화 등을 심각하게 고민한 결과'라며 '이런 고민 끝에 1988년 창간 이후 유지해온 표기 원칙을 바꾼다'고 밝혔습니다.

한겨레는 김정숙 여사를 김정숙씨로 호칭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겨레는 '한겨레가 대통령을 무시한다는 억측까지 나돌고 있다'면서 '한겨레가 독자들과 대립하고 불화하는 모습을 더는 보이지 않기 위한 이유가 첫 번째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한겨레는 대통령 부인의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꾼 결정에 대해 '사전적 의미'와 '언어적 문화' 등의 다양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겨레는 전문가들의 좌담회와 독자들의 여론조사도 거쳤습니다.

그러나 한겨레의 이번 방침에 독자들 사이에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오락가락 '여사' 표기가 논란의 시작이자 끝

한겨레는 기사 속에서 대통령의 부인의 호칭을 씨와 여사를 병행하여 표기하는 실수를 여러차례 했다.
 한겨레는 기사 속에서 대통령의 부인의 호칭을 씨와 여사를 병행하여 표기하는 실수를 여러차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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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는 다양한 이유를 통해 씨를 여사로 바꾸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시작과 끝은 한겨레의 '여사' 표기가 오락가락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는 2017년 6월 28일 <문 대통령, 미국 출국…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온라인판 사진 설명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라고 썼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씨'라고 수정했습니다.

2017년 2월 12일 <멜라니아도 형식 파괴.. 아베 부인 '홀로 워싱턴>이라는 기사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라는 사진 설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2015년 7월 14일 < MB정부 때 '영부인 사업' 요란하더니.. 한식 세계화 사업'퇴출 수순> 기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라고 표기해놓고, 3년 전인 2012년 12월 19일 < MB의 굴욕, 투표소에서 대학생에 악수 거부당해>라는 기사에서는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라고 했습니다.

한겨레의 이런 오락가락하는 여사와 씨의 호칭은 기사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일부 '연합뉴스'나 '청와대 사진기자단' 사진 설명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모든 독자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표기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한겨레의 모습에 실망한 독자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때문에 '여사' 호칭을 원한 건 아냐

겨레는 여론조사에서 구독자 507명이 ‘씨로 표기해온 원칙을 유지한다’라고 응답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표기는 여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겨레는 여론조사에서 구독자 507명이 ‘씨로 표기해온 원칙을 유지한다’라고 응답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표기는 여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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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는 여론조사를 통해 구독자 507명 중 49.5%가 '씨'로 표기해온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표기는 '여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56.0%'로 '씨라는 응답 (12.6%)보다 4배 이상 많았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결국 첫번째 설문조사 결과만 보면 원래 씨로 표기해야 맞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에게만은 김정숙 여사로 표기해야 한다는 구독자 의견이 더 많았기 때문에 표기 원칙을 바꾼 셈입니다.

한겨레를 바라보는 모든 시민들이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 부인이기에 '여사'로 호칭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표기 원칙을 정확히 지키라는 목소리가 더 컸습니다.

한겨레가 김정숙씨를 '여사'로 바꾸면서 '등 떠밀려 억지로 바꿨다'는 메시지만 주게 되면 시민들 반감만 불러일으킵니다.

'독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실수와 오류를 그때그때 바로 수정했다면, 과연 이런 사태까지 왔을까 하는 '안타까움'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한겨레, #김정숙 여사, #대통령 부인, #표기 원칙,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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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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