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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호송 차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팀으로 부터 12년 형을 구형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호송 차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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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서 판단력이 흐려진 저에게 책임을 물어주십시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끝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에 대해 오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뇌물죄엔 '부정한 청탁'과 '대가'가 존재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보는 '대가'는 크게 세 가지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K스포츠·미르재단 지원과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지원이다. 그렇다면 '부정한 청탁'은 뭘까. 바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다.

삼성은 지원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 부회장은 모든 지원 과정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장충기의 진술 번복... 3주 뒤 삼성 관계자들 '증언 거부권' 행사

장충기 전 차장은 지난 1일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장 전 차장은 지난 1월 특검에서 "2016년 2월 15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한 뒤 최지성 전 실장을 불러 청와대가 준 것이라며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자료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법정에서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여러 정황으로 봐서 제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자료를 받은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장 전 차장의 진술이 맞다면 봉투를 전달하지 않은 이 부회장은 혐의와 조금 더 멀어진다.

법정 출석하는 장충기 삼성 전 미래전략실 차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법정 출석하는 장충기 삼성 전 미래전략실 차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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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서 수상한 정황이 있었다. 장 전 차장은 말을 바꾸기 3주 전인 7월 10일 이 부회장, 최 전 실장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당시 검찰은 일종의 꼼수로 봤다. 자신의 재판에선 거짓을 말하더라도 형사처벌대상이 아니지만, 증인의 신분으로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장 전 차장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자 특검은 이를 지적하며 "최근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위증으로 처벌될 게 두려워 그랬나"라고 물었다. 장 전 차장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세 차례 단독면담을 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당시 '정유라'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 단체 이름을 언급하거나 직접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삼성 측 또한 이 부회장은 그저 삼성그룹에 대통령의 요구를 그대로 전달했던 '메신저'라는 입장이다.

최지성이 다 했다? 특검 "이재용 지문 명확해"

최 전 실장은 방패를 자처한다. 그는 승마·재단·영재센터 지원 모두 이 부회장은 전혀 몰랐으며 자신이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2일 피고인 신문에서 최 전 실장은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관계가 아니었다. 내가 책임지고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언비어 같은 얘기(박 전 대통령과 최씨 관계)를 부회장에게 옮기는 게 적절한가 생각해 정유라 얘기는 끝내 하지 않았다"며 "차라리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다면 '그런 일 해도 되겠느냐'며 스톱해줬을 텐데 후회도 해본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 또한 "실장께서 (승마 지원 등을) 챙기시겠다고 해서 그 뒤로 챙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를 '운전자 바꿔치기'라고 비판했다. 박주성 검사는 4일 진행된 공판에서 "형사사건 처리할 때도 교통사고 경우에 운전자 바꿔치기하는 일들이 꽤 있다. 그게 가능하려면 물증이 없어야 한다"며 "이 사건에선 독대 당사자로 지원 요구를 받은 게 이 부회장이라 자동차 운전대에 지문이 너무 명확히 남아 있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인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영수 특별검사 또한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군색한 변명"이라고 꼬집었다(관련 기사: "군색한 변명" 특검이 평가절하한 이재용 감싸기).

특검은 삼성의 이런 대응을 '대기업 총수를 보호해왔던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보고 있다. 25일 재판부는 과연 어떻게 판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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