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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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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30분, 미화여사님들이 출근을 합니다. 반갑지요.

경비원이나 미화여사님들이나 동병상련의 아픔을 이야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나는 경비원으로서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 굳이 경비원이 어쩌고 미화원이 저쩌고 따질 일은 못 되지요.

오늘은 곁에서 지켜보면 아무리 가슴이 차가운 사람이라도 '참 아름다운 모습이구나, 사람 사는 게 이런 거구나' 할 수밖에 없는 따듯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업무상 오전에는 사무실을 온종일 들락거리는데, 미화여사님들과 자주 마주치지요. 나도 요즈음 감기몸살에 거의 실신 지경에 이르렀지만, 미화여사님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콜록콜록' 못나게 감기에 걸렸냐며 눈인사를 하고 지나치는데, 차장님 한 분이 오더니 미화여사님을 붙들고 큼직한 쇼핑백을 건네줍니다.

"에이 씨, 왜 감기는 걸려가지구? 목 아프고 감기에 좋은 도라지액이에요. 하루 세 번 드시면 되고, 기침 많이 해서 목 아프지요? 용각산 과립인데 목이 편안해질 거에요. 이불 걷어차고 주무시니 감기 걸리지요. 에이 씨......"

꾸며낸 이야기라고요? 허허, 늘 있는 일이지요. 명절이 다가오면 각 층의 미화여사님들은 자기들이 맡은 층의 부서에서 따로 챙겨주는 선물 보따리 집으로 나르느라 바쁘지요. 아침에 출근하면 청소하기 전에 마시라며 주스를 내놓고 메모를 해놓습니다.

최저임금이니 어쩌니 이러한 것들이야 제도권 안의 일이니 직원들이 이야기할 게 못 되지만, 이만하면 미화여사님들의 살림살이 괜찮지 않나요? 경비원이나 미화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신문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만, 그런 기사를 대할 때마다 내가 일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떠오릅니다.

감기 걸린 미화여사님께 도라지액을 쥐여주는 차장님, 야간에 경비원이나 미화원들 드시라며 주스를 꺼내놓고 메모를 남겨놓는 여직원, 입맛이 없어 점심을 나가 먹었는데 김밥이 맛있어서 경비아저씨가 생각났다며 김밥을 싸 들고 오는 본관 4층의 직원분, 구내식당 입구에 '경비 아저씨들은 일 특성상 식사시간이 짧으니 양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내문을 붙여놓는 회사.

내가 다니는 회사 '농심'입니다.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천양희

구두 닦는 사람의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미화여사님 #경비원 #미화원 #도라지액 #최저임금 #경비아저씨 #사람사는게이런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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