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타자와 삼진은 운명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지만, 애런 저지는 삼진 기록에 있어서도 평범함을 거부한 '괴물'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예약한 '괴물 신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 원정경기에서 3층 관중석에 떨어지는 홈런으로 시즌 37호포를 터트렸다. 맞는 순간 좌측 외야에 서있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을 정도로 완벽한 홈런이었다. 무려 117마일의 타구속도를 기록한 이 홈런은 457피트를 날아간 것으로 측정됐다. '스탯캐스트가 사랑하는 남자'다운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같은 날 홈런을 쳤던 조이 갈로(35호), 마이크 무스타커스와의 격차를 2개로 유지했다. 더불어 신인 최다홈런 기록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2001년 앨버트 푸홀스가 세운 37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저지는 맥과이어가 세운 신인 최다 기록인 49개에 도전하고 있으며, 일단 다음 목표인 프랭크 로빈슨의 38개에도 한 개 차이로 다가섰다. 40홈런에도 두 개 차로 접근하며 맥과이어에 이어 두 번째로 40홈런을 친 루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저지는 최근 4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하며 이 기간 .333 .444 .800 2홈런으로 간만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7월 18일 이후 첫 멀티히트도 성공했다. 그간 방망이가 안맞는 와중에도 전반기보다 높은 20.6%의 타석 당 볼넷비율로 눈야구를 하며 그나마 역할을 했었는데 이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모양새다.

# 홈런의 기쁨도 잠시, 마지막 유혹을 참지 못하고 불명예 기록 수립한 저지


그러나 마지막 타석 불명예 기록도 함께 세웠다. 앞선 4타석을 4타수 2안타로 마친 저지는 5-3으로 앞선 9회 초 5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투수 에릭 괴델을 상대한 저지는 3-2 풀카운트에서 6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참지 못했고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단일시즌 33경기 연속 삼진으로 투수가 아닌 야수로서 2012시즌 던이 세운 32경기 연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투수까지 포함할 경우 빌 스톤맨(35G 연속), 비다 블루(34G 연속)가 저지보다 더 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단일시즌 관계없이 작성된 기록으로 확장할 경우 저지가 5위인데, 야수로는 애덤 던의 36경기 연속(11시즌 마지막 4경기+12시즌 개막 후 32경기 연속)에 이은 2위 기록이다. 던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투수다. (빌 스톤맨 71-72시즌 37경기 연속, 밥 빌 67-68시즌 36경기 연속, 비다 블루 71시즌 34경기 연속)

비록 연속 경기 삼진을 끊어내지는 못했지만, 저지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은 양키스 입장에서 고무적이다. 양키스는 현재 선두 보스턴과 승차가 4.5게임 차가 나고 있다. 특히 7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했음에도 보스턴이 8월에 10승 2패를 기록할 동안 7승 8패에 그치며 월별 성적으로도 가장 나쁜 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속을 태우고 있던 와중이었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저지가 전반기에 보여줬던 생산력이 절실하다.

한편, 추신수가 5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침묵한 가운데 텍사스는 디트로이트에 6-12로 대승을 거뒀다. 김현수가 속한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샌디에고 투수 클레이튼 리차드의 통산 3번째 완봉승의 제물이 되며 0-3 완봉패를 당했고, LA다저스는 9회 말 야시엘 푸이그의 끝내기 안타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4-5 역전승을 거뒀다. 6일 만에 등판한 오승환은 팬웨이파크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K 무실점으로 깔끔히 막았지만 팀은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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