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C 나폴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2016·2017시즌, '주포' 곤살로 이과인이 떠났지만, 이탈리아 세리에 A 38경기에서 94골을 터뜨리며 리그 3위를 차지했다. 중원 사령관 마렉 함식과 레알 마드리드 출신 호세 카예혼, 벨기에 국가대표인 드리스 메르텐스 등은 세리에 A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세리에 A 우승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준우승을 차지한 유벤투스보다 무려 17골(리그)을 더 넣었다. 나폴리는 리그 최소 실점 3위(39실점)도 차지하며,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뽐냈다.

나폴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며, 지난 시즌(리그 3위·UCL 16강)보다 더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OGC 니스는 AS 모나코와 파리 생제르맹에 가려진 돌풍의 팀이었다. 2016·2017시즌 프랑스 리그앙 전반기,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가 부활(리그 15골)하며 전방을 책임졌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건너온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단테가 후방을 사수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아쉽게도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UCL 티켓을 거머쥘 능력을 증명했다.

니스는 새 시즌을 앞두고 네덜란드 전설 베슬러이 스네이더를 영입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은 발로텔리와 단테를 영입해 재미를 봤던 만큼, 경험이 풍부한 스네이더에 대한 기대가 대단하다. 공격의 핵심이었던 유네스 벨랑다와 발라탱 에세리치 등이 팀을 떠났지만, 전방과 중원, 후방의 리더들을 앞세워 새 시즌에도 돌풍을 예고한 상황이다.

실제로 니스는 UCL 3차 예선에서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팀 아약스를 따돌리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아트사커 선보인 나폴리, 세리에 득점 1위의 위엄

2016·2017시즌 세리에 A 3위를 차지한 나폴리와 리그앙 3위 니스가 2017·2018시즌 UCL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어느 팀이 본선 무대를 밟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맞대결. 리버풀과 호펜하임의 만남처럼 축구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낼만한 대진. 치열함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승부는 일방적인 경기와 결과로 마무리됐다.

나폴리가 17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산 파올로에서 열린 2017·2018시즌 UCL 플레이오프 1차전 니스와 홈경기에서 2-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나폴리는 원정 2차전에서 3골 차 이상으로만 패하지 않는다면, UCL 본선에 나설 수 있는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기대를 모았던 발로텔리와 스네이더가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제외된 탓일까. 니스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부터 나폴리의 압도적인 분위기였다. 나폴리는 전반 8분, 함식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카예혼이 헤더로 연결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전반 12분 만에 선취골을 터뜨렸다. 로렌조 인시녜가 중앙선 부근에서 전방을 향해 긴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메르텐스가 잡아 요안 카르디날 골키퍼를 제쳐낸 뒤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나폴리의 화력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 홈팬들을 열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반 20분, 메르텐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 밀집한 6명의 수비를 요리조리 피해 슈팅을 성공시키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나폴리는 니스의 수비가 밀집한 공간은 짧은 패스와 개인기로 뚫어냈고, 측면에서는 삼자 패스가 빛을 발하며 끊임없는 슈팅 기회를 만들어냈다.

나폴리의 화력에 움츠러든 니스는 전반 34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크리스토프 잘레가 간결한 드리블로 수비수 2명 사이를 뚫어낸 뒤 살짝 내준 볼을, 코시엘로가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39분에는 상 막시망의 단독 드리블에 이은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도 나폴리의 분위기였다. 인시녜의 슈팅이 니스의 골대를 때렸고, 흠잡을 데 없는 삼자 패스가 만들어낸 카예혼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후반 19분에는 수케가 크로스를 걷어낸다는 것이 니스의 크로스바를 때렸고, 인시녜의 연속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위협했다.

나폴리는 추가골이 터지지 않아 불안하던 찰나에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반 23분, 메르텐스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과정 중에 잘레의 반칙을 유도했고,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조르지뉴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점수 차를 2-0으로 벌렸다.

니스는 희망이 보이질 않았다. 후반 33분에는 두 명의 선수가 퇴장당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했다. 코시엘로가 지엘린스키에게 깊은 태클을 범했고, 이를 바로 앞에서 지켜봤던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던 플레도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들며, 경기장을 떠났다. 결국, 나폴리의 압도적인 공격이 90분 내내 이어지며, 경기는 2-0 홈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2차전은 니스의 홈에서 치러지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나폴리의 UCL 본선 진출은 확정적이다. 나폴리는 개인 기량은 물론, 조직력에서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함식과 앨런, 조르지뉴가 버틴 중원은 약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했고, 메르텐스와 카예혼, 인시녜가 내뿜는 화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경험이 풍부한 라울 알비올이 지휘하는 수비진도 안정적이었다. 예측하지 못한 중거리 슈팅을 제외하면, 니스는 나폴리의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기회를 만들 수 없었다.

니스는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올여름 팀을 떠난 주전 선수들의 공백이 너무나도 커 보인다. 비장의 무기라 할 수 있는 발로텔리와 스네이더가 부상과 싸우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무엇보다 측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양 측면 윙백으로 나선 사르와 수케는 나폴리의 화력을 감당할 수비력을 갖추지 못했다. 나폴리 공격진의 침투, 삼자 패스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고, 90분 내내 뒷공간을 내줬다.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서, 니스는 공격수의 개인기를 활용하거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아니면, 득점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다.

스리백으로 나섰음에도 후방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중앙 수비진도 개선이 필요하다. 니스는 선제 실점 이후 라인을 끌어내리며 두터운 수비벽을 세웠음에도,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상대의 발재간에 허무하게 무너졌고,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에 대응할 방법도 없는 듯 보였다.

지난 시즌 세리에 A와 리그앙 3위 팀 간의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과연 니스는 홈에서 이날의 굴욕을 만회할 수 있을까. 나폴리의 아트사커 못지않게 니스가 상대의 화끈한 화력에 맞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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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VS 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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