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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에 신상 털리고, 신변 위협 받지만... 대체불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영업비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개자이크'로 유명한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 SBS


[하나] 모자이크 해도 알아보지 않을까? 

'제보'로 만들어지는 <그알>. 때문에 '제보자'를 보호하는 것도 <그알>이 책임져야 할 필수 역할 중 하나다. 모자이크는 제작진이 제보자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인데, 얼굴은 모자이크됐다 하더라도 배경 등을 통해 제보자 신원이 드러나면 어쩌나 발 동동 해 본 시청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도 좋을 것 같다. 모자이크 수위는 사전 취재 과정에서 제보자와 합의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도 알아보면 안 되는 경우에는 배경까지 모든 것을 모자이크하고, 주변 사람은 알아도 되지만 외부인은 몰랐으면 좋겠다 하면 얼굴만 모자이크한다. 이도 저도 안 될 때는 재연 배우를 쓴다고.

그렇다면 화제가 된 '개자이크'(개+모자이크)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개자이크'를 만든 배정훈 PD 설명에 의하면, 해당 제보자는 본인의 얼굴이 나가도 된다고 했지만, 제작진이 안 될 것 같았다고 판단한 경우였다. 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하기로 결정했는데, 인터뷰 중 자꾸 카메라 앞을 왔다 갔다하는 개를 보고 혹시 동네 사람들이 알아볼까 싶어 개 얼굴까지 모자이크 했단다. 배 PD는 "우리는 진지하게 내린 선택이었는데, 코믹하게 회자되더라. 의도치 않은 결과"라며 머쓱해 했다.

[둘] 차 안에서 통화하는 PD들, 설정일까

봉고차 안에서 전화를 받는 모습은 <그알>의 단골 화면 중 하나다. 혹시 보안 때문에 은밀하게 차 안에서 전화를 받는 걸까? 아니면 설정?

PD들은 "이동 중이라"라는 다소 싱거운 대답을 내놨다.

취재 중에는 하루 1000km까지 이동하는 날도 있을 만큼 이동 거리가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동 중 기다리던 전화가 올 때가 많다고. 급할 땐 갓길에 세워두고 전화를 받기도 한단다. 한적하고 조용한 환경은 덤이다. 도준우 PD는 "풍경 좋고 날씨가 좋을 땐 나가서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차 안에서 통화하는 PD들의 모습은 <그알>의 단골 화면 중 하나다. ⓒ SBS


[셋] 끔찍한 사건, 제작진은 무섭지 않을까

<그알>의 몇몇 에피소드는 공포 영화보다 더한 공포를 준다.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인 데다, 범인이 잡히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 그 두려움과 찝찝함을 더 말해 뭣하랴.

직접 취재한 이들은 어떨까? 이들도 사람인데 무섭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너무 끔찍한 사건을 자주 접해 오히려 둔감해졌을까?

'엽기 토끼 살인 사건'을 연출한 도준우 PD는 "둔감해지기는 한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곁에 있던 홍정아 작가는 "도 PD는 '태양의 서커스' 보고도 기절한 사람이다. 관절만 꺾여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둔감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무서운 건 마찬가지일 듯하다.

오히려 힘든 건, 취재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과 사건 사진 등을 유가족에게 보여줄 때다. 방송을 위해선 유가족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절차. 하지만 가족을 잃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통스러울 이들에게 사건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힘든 일. 여기에 시신 상태나 살인 사건 정황이 담긴 사진, 영상 등을 보여드리는 일은 제작진에게도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넷] 배정훈 PD는 전입신고 했을까

'대통령 5촌 살인 사건'이 방송된 직후, 배정훈 PD는 "이사 후 전입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말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사 후 전입신고를 안 하면 위장 전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은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배정훈 PD의 경우에는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 신변의 위협은 물론, 취재의 어려움도 겪고 있진 않을까 싶었다. 배 PD는 "교도소 취재하러 갈 때 안 좋더라. 인적사항을 쓰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어? <그알> PD죠?' 하더라"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결국 접수 받던 사람이 배 PD를 다시 불렀고, 면회는 하지 못했다고. 살인 사건을 많이 취재하는 배 PD에게, 교도소 취재가 가로막혔다는 것은 너무 큰 상실. 장점은 제보가 개인 메일로 들어오는 정도 말고는 없다고.

[다섯] <그알> 제작진이 가장 알고 싶은 '그것'은 뭘까?

황채영 작가 "UFO."
홍정아 작가 "대통령의 7시간."
도준우 PD "제가 언제까지 <그알>을 할까요...?"

그알 그것이 알고 싶다 개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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