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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결심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박영수 특검팀으로부터 12년 형을 구형 받았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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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배경 때문에 끌려다닌 부분이 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7월 31일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어쩔 수 없이 최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호인단 또한 선고를 앞둔 결심에서도 "최씨의 강요 내지 공갈에 의한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이 주장은 재판부에 통할까. '세기의 재판'이라는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의 1심 선고가 25일로 정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에게 433억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2월 17일 구속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가 4월 7일 첫 공판을 심리하면서 특검과 변호인단은 장장 4개월 동안 치열하게 법정 공방을 벌였다. 핵심쟁점은 삼성이 국정농단의 '피해자'냐 아니면 '공범'이냐였다.

삼성의 주장대로 최씨가 두려워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이나 재단 설립을 했다면 뇌물공여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한진그룹의 '울며 겨자 먹기' 인정하지 않은 이재용 재판부

이재용 부회장의 공판과 함께 눈여겨볼 만한 판결이 있다. 바로 진경준 전 검사장 사건이다.

한진그룹 관련 내사사건을 수사하던 진 전 검사장은 2010년 서용원 한진 대표에게 대한항공과 자신의 처남이 운영하는 업체의 용역계약을 요구했다. 서 대표는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진 전 검사장의 처남 업체의 용역계약을 성사시켰다. 한진 측은 "(진 전 검사장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준 것일 뿐"이라며 "대가관계에 있는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이 그룹의 사건을 맡고 있는 진 전 검사장의 요구를 거절했다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 대박'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7월 14일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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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또한 한진과 비슷한 논리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 대리인단은 "최순실이 삼성그룹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칠까봐 최순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은 한진에 비하면 박 전 대통령이나 최씨에게 당할 불이익이나 해코지에 대한 부담이 더 적은 입장이었다. 게다가 막바지로 갈수록 삼성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닌 최씨의 협박으로 돈을 냈다고 강조했다. 뇌물의 수수자가 '공무원'일 때 뇌물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공여죄를 피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검은 삼성이 두려워한 것은 최씨 뒤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공적 권한'이었으며 이를 이용해 삼성이 적극적으로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 등을 해결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삼성보다 불이익에 대한 부담이 컸을 한진그룹에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진이 주장하는 갈취나 강요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진동 부장판사는 2016년 1월 서 대표의 '제3자뇌물수수죄'를 인정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진동 부장판사는 현재 이 부회장의 공판을 맡고 있다.

'부정한 청탁' 어떻게 인정될까

특검은 승마지원은 '단순 뇌물죄',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은 '제3자 뇌물죄'로 기소했다. 단순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으면 혐의가 성립되지만, 제3자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한다.

부정한 청탁에는 대가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서 대표의 경우 재판부는 "현직 검찰 고위 간부와의 관계가 현재 및 장래의 관련 사건의 유리한 처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불순한 기대감에 용역 계약을 체결해줬다"고 대가관계를 인정했다.

삼성은 어떻게 될까. 삼성이 만약 최씨의 국정농단을 기회로 여겨 적극적으로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고 했다면 유죄는 물론 진경준 판결보다 훨씬 더 무거운 형량을 받게 될 것이다. 그 현안 해결이 법의 범위를 넘어가지 않더라도 그 대가로 재단이나 센터에 지원금을 출연했다면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한다. 뇌물죄는 CCTV(폐쇄회로) 같은 직접적인 증거가 거의 없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 수첩이나 대통령 말씀자료 등 간접증거로 대가관계를 판단해야 한다.

특검은 결심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진의 제3자 뇌물죄를 인정했던 재판부는 이번에 누구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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