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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기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기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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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을 대표해 박혜영(왼쪽), 정부자 씨로부터 보석함, 액자, 약전 등을 선물 받은 뒤 손을 잡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을 대표해 박혜영(왼쪽), 정부자 씨로부터 보석함, 액자, 약전 등을 선물 받은 뒤 손을 잡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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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라며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고개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 207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간담회 자리에서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인사말을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단상 앞에 서서도 말을 잇지 못하며 약 10초 가량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양 아버지 김영오씨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자 동조 단식에 나서는 등 세월호 참사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취임 이틀째인 지난 5월 11일에는 세월호 참사 재조사 방침을 밝혔고, 다음 날인 12일에는 세월호에서 사람의 뼈가 다수 발견됐다는 기사에 '문변'이란 아이디로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란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같은 달 15일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하려다 숨진 김초원, 이지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당초 청와대 측은 세월호 선체 수색과 미수습자 수습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진상조사 계획 등 구체적인 성과물을 가지고 유가족과 단체 대표자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색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완료 시점까지 만남을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간담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관련 단체 대표들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 16일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 한 달 만에 유가족들을 초청해 진상규명과 희생자 수습 등을 약속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결국 정권이 바뀌고 1189일이 지나서야 유가족들은 청와대를 다시 방문할 수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91명과 4.16 가족협의회 등 관련 단체 대표자 16명이 참석했다. 간담회가 진행된 청와대 영빈관 한쪽 벽면에는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입니다'라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또 행사장에 대형 스크린에는 세월호 참사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띄워졌다.

청와대 경호실은 이날 안산을 비롯한 피해자와 가족들의 거주지로 직원을 내려 보내 참석자들의 이동을 도왔다. 참석자들을 태운 버스는 국회 앞, 광화문 광장, 청운동 동사무소 등 그동안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장소를 거쳐왔으며, 청와대를 들어올 때도 방문객 출입문이 아닌 정문을 통해 들어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청와대에 들어오면서 눈물을 흘렸다"라며 "이렇게 쉽게 청와대 문이 열릴 수 있었는데 그동안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를 확인하니 억울함과 이렇게 문을 열어준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배경판에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입니다.'란 글귀가 쓰여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배경판에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입니다.'란 글귀가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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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 자리를 통해 그동안 진상규명을 회피하고 유가족들의 활동을 탄압해 온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맹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 있어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라며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들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안겨줬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기필코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오늘 여기까지 오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늦게나마 마련된 이 자리가 여러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미수습 수색 기한을 정하지 말고 계속 수색하겠다는 마음을 가져 달라"라며 "하늘에서 아이를 만나더라도 너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현재 선체 수색 작업 중인 업체 코리아셀비지는 오는 9월로 수색을 종료할 계획이다.

이밖에 참석자들은 ▲ 세월호 선체를 보전하여 안전체험 및 교육관으로 활용하자는 의견 ▲ 국회에 계류 중인 '세월호 피해자 지원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의견 ▲ 범부처 차원의 피해자 지원시스템을 만들자는 의견 ▲ 신체·심리지원 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국립 트라우마센터를 만들어 달라는 의견 ▲ 피해자의 사회 복귀에 대한 종합대책도 서둘렀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 유가족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견,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피해 지원법 개정에 피해 당사자들이 한 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는 요구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4.16재단의 설립, 추모공원의 건립, 특별법 국회 통과 이전에라도 제2기 특별조사위 설립준비단을 구성해서 준비하자는 의견, 그리고 생존 학생이 겪는 심리적 고통의 치유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생존 학생의 대표로 나온 이예림 학생은 "왜 친구를 잃어야만 했는지는 꼭 알고 싶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지금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우리의 추억이라도 서려 있는 안산에 모여 있을 수 있도록 조치 해 달라"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현재 4.16 가족협의회 등 유가족 측은 합동분향소가 있는 안산 화랑공원에 추모공원 조성을 바라고 있지만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참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아픔을 함께해 왔고, 앞으로도 함께하겠다. 미수습자의 수습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우리도 유가족이 되고 싶다고 절규하셨는데, 이것보다 더 절망적인 소원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정부가 끝까지 미수습자의 수습을 위한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도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고, 또 1기 특별조사위원회를 이어가는 의미도 있다. 이런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잘 될 것으로 믿고, 또 노력하겠다"라며 "선체조사위원회가 국민 여론과 가족 의견을 잘 수렴하여 그렇게 해줄 것으로 믿지만 정부도 세월호가 안전체험과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 자리가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대통령에게 하소연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늦었지만 오늘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다"라며 "오늘 여러분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 "독립적이고 강력한 2기 특조위 구성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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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석자를 대표한 인사말에서 "오늘 이 자리가 세월호 참사의 과제를 해결해나갈 제대로 된 시작을 세상에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민의 주인 된 권리를 온전히 회복시켜야 세월호 참사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4월 16일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 점 박근혜정부가 불법 부당하게 자행한 수사방해와 은폐조작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강력한 법적 조사기구를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2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독립적이고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가진 국가 차원의 조사기구로서 2기 특조위가 진상을 제대로 밝혀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협조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참사 당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구조부터 희생자에 대한 예우조차 없었던 수습과정, 그리고 지금까지도 희생자들이 자신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작금의 비참한 현실을 반드시 바꿔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아직도 목포신항에는 헤어 나올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우리 아이들, 소중한 가족들을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있다. 그 누구도 유가족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라며 "지금 미수습자 가족들의 소원이 유가족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얼마나 기가 막힌 현실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살던 고향 안산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다"라며 "5.18의 아픔을 간직한 5월의 광주가 곧 민주화의 성지로 승화됐듯이, 안산은 4.16안전공원의 건립과 함께 안전생명의 교육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참사 이후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 해온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천만의 노란 리본이 아직도 전국에서 국민들의 가슴에 박혀 있는 까닭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인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라며 "세월호 가족은 깨어있는 국민의 조직된 힘이 중요함을 온몸으로 느껴왔다.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우리는 또다시 한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잊지 않겠다, 함께 하겠다, 가만히 있지 않고 진실을 끝내 밝혀내겠다는 4월 16일의 약속을 지키는 길에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과 모든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며 "3년 넘도록 함께 해준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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