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군단'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전반기 내내 SK 타자들은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홈런 1위' 최정을 앞세워 한동민, 김동엽, 로맥, 나주환, 정진기 등 여러 명의 타자들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홈런만큼은 SK의 페이스를 따라올 팀이 없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다. 한때 2위 자리까지 노리며 상승 곡선을 그리던 SK의 페이스가 주춤했다. 3위 자리를 두산에게 내주더니 순위가 계속 하락했고 어느새 7위까지 내려앉았다. SK가 자랑하는 홈런군단도 시즌 초반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홈런 1위' 최정의 활약,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홈런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던 SK이지만 7위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홈런 1위' 최정의 활약,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홈런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던 SK이지만 7위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 SK 와이번스


여전히 팀 홈런 1위, 그런데 팀 타율은 최하위?

16일 현재 SK는 183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 부분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두산(130개)과의 격차도 꽤 벌어진 상태이다. 그런데 팀 타율은 .264(2할6푼4리)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낸다.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하위 kt(.271, 2할7푼1리)보다도 낮다.

특히 7월 이후 SK는 35경기에서 12승 23패를 기록, 승률이 .343(3할4푼3리)에 그쳐 kt, 한화에 이어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7월 이후 팀 타율도 .267(2할6푼7리)로 시즌 초반의 불방망이가 다소 식은 느낌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7월 이후 SK가 때린 홈런 개수는 총 48개로 KIA(52개) 다음으로 많다. 그러니까 팀 홈런 개수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다만 홈런으로 인해 얻는 점수를 주목하면, SK가 기록한 183개의 홈런 가운데 솔로 홈런이 109개로 전체 홈런 개수의 절반이 넘는다.

물론 2점 이상 획득한 홈런이 74개로 이 역시 리그에서 가장 많지만 전체 홈런 개수에 비해서 2점 이상 획득한 홈런 개수는 두산(65개), KIA(56개)와 확연한 차이가 없다. 아무리 홈런을 많이 기록하더라도 영양가 있는 홈런이 존재하고 그렇지 않은 홈런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홈런마저 나오지 않는다면 SK 타선이 공격을 풀어갈 방법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상위타선 출루율(.344, 3할4푼4리) 7위, 하위타선 OPS(.726, 7할2푼6리) 5위 등 타순을 가리지 않는 타자들의 활약을 보기 어렵다.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팀 내 가자들 가운데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최정 딱 한 명뿐이다.

한동민의 부상으로 최대 고비 맞이한 SK 타선, 반등의 계기 마련할 수 있을까

여기에 SK는 올시즌 내내 맹활약을 펼친 한동민이 발목 인대 파열로 이탈해 올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지난 8일 NC와의 홈경기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꺾였고 왼쪽 발목 내측 측부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최소 3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해 잔여 경기 소화는 어려워졌고,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한동민은 나올 수 없다.

현재 7위까지 추락한 SK는 6위 롯데와의 승차가 1.5경기, 4위 LG·5위 넥센과의 승차는 3경기로 중위권 팀들이 멀찌감치 달아난 것은 아니다. 흐름을 탄다면 SK도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시즌 초중반에 비해 남아있는 경기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112경기를 소화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우천취소 경기가 적은 팀 중 한 팀이다. 지난 15일 한화전 우천취소가 98일 만에 우천취소였을 정도로 월요일을 제외하면 SK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 '승률 .495' SK에게 남은 경기 수는 32경기이고 최대한 많은 승수를 기록해야만 한다. 마운드도 마운드이지만 SK의 최대 장점인 타선이 살아나야 승리로 연결되는 경기도 많아진다. '홈런군단의 딜레마'에 빠진 SK에게 반등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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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KBO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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