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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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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 임명에 과학계는 물론 정계까지 연일 들썩이고 있다. 과학기술자 229명이 전날(9일) 반대 서명에 동참하는가 하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이 일제히 규탄 성명을 쏟아냈다. 황우석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박 본부장이 과학계를 대표하는 기관장이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학대 학장은 특히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본부장은) 과학을 정권 홍보 프로파간다(선전 선동)용으로 시도한 이"라면서 "그런 이가 새 정부 과학 기술 혁신의 총괄자라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학장은 이어 "이번 인사로 국내 과학계가 X 된 것은 분명하다"면서 "박 교수 개인과 한국 과학계를 위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타당하다,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사과다"라고 강조했다.

우 학장은 특히 새 정부 출범 전인 지난 촛불 정국 당시 박 본부장에게 자신의 책임을 해명한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임명을 감안한 '해명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안면은 없었는데, 한참 더불어민주당이 여권이 될 것이 분명했던 시점에 (박 본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본인은 순수한 마음으로 황우석 사태 때 관여한 것'이라는 말을 뜬금없이 해서 굉장히 의외였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우 학장은 이어 "지금 상황으로 보면, 그때 시점에 향후 이런 (임명) 부분을 분명히 염두에 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황우석 사태 당시 교훈, 하나도 얻지 못한 것 같다"

우 학장은 더 나아가 '국제적 망신'으로 낙인찍힌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부추긴 장본인도 박 본부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 본부장은) 연구 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이를 조율한 주요 인물"이라면서 "박 교사가 2005년 당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시절 황 교수 팀의 연구를 심화 발전 시키기 위해 모든 재정적 재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직접 265억 원의 지원 계획을 받게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 학장은 또한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대규모 국가적 사업으로 키우고 홍보한 사람 중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지금 '나는 몰랐다'며 진실 게임 혹은 연구 윤리 위반 건으로 축소하려는 것 자체가 국가 과학 기술 혁신 총괄로 있을 만한 안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 본부장의 임명으로 한국 과학기술계의 미래가 더욱 암울해 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 학장은 "청와대가 박기영씨 같은 분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혁신한다는 것은 완전히 사상누각"이라면서 "(황우석 사태) 당시의 교훈을 무시하고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은 정말 환상이다"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를 향한 쓴 소리도 함께 보탰다. "(황우석 사태로 홍역을 치른) 당시 노무현 정부 때 인물들이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면서 "어쨌든 임명권자의 권한이니 강행할 수 있겠지만, 박 교수가 앞으로 추진해야할 일에 대한 과학계의 지지와 협력은 아마도 지극히 제한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가)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젊은 과학자들은 '정치권에 눈도장만 찍으면 한 나라 과학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라면서 "(박 본부장의 임명은) 철저하게 우리나라의 과학계를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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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기영, #황우석, #우희종, #문재인대통령,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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