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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박영수 특검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삼성 임원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징역 12년,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장충기 전 사장‧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징역 10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중형이 구형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뇌물공여,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등 총 5가지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경영권 승계 지원을 대가로 최순실 측에 300억 원에 가까운 회삿돈을 건냈고 이 과정에서 '해외 돈세탁'까지 자행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입니다. 이 부회장 측은 최순실 측 지원금은 승마협회 및 정부시책 차원의 공적 지원이었으며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경영권 승계 작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당시 부정 청탁을 주고받았는지 여부에 따른 뇌물죄 성립 여부가 유죄 판결의 관건으로 꼽힙니다. 이 부회장이 뇌물을 공여한 대상으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세기의 공판…'이재용의 눈물' 주목한 방송사는?

 이재용 부회장 결심공판 관련 7개 방송사 보도량 상세 비교(8/7)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재용 부회장 결심공판 관련 7개 방송사 보도량 상세 비교(8/7)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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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를 좌우하는 권력으로 지목되는 삼성이,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사건인 만큼 이번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꼽힙니다. 언론의 관심도 상당합니다. 특검의 구형이 내려진 7일, 관련 보도가 쏟아졌고 '이재용 12년 구형'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방송사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이재용 부회장 결심공판을 톱보도로 낸 방송사는 MBC‧SBS‧JTBC뿐입니다. 보도량 역시 JTBC가 6건, SBS가 4건으로 비중이 비교적 컸고, 타사는 2~3건으로 통상적인 이슈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KBS‧MBC‧TV조선‧채널A는 피의자들에게 구형을 한 특검의 입장만 따로 다룬 보도가 1건도 없었고, TV조선‧채널A‧MBN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혐의의 구체적 쟁점을 소개한 보도를 단 1건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TV조선‧채널A의 경우 구형을 한 특검의 입장도,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 쟁점도 별도의 보도로 소개하지 않은 셈이 됩니다. 사실상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보도하지 않은 겁니다.

이렇게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점을 은폐 또는 축소한 MBC‧TV조선은 '이재용 부회장의 눈물'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측의 변론을 별도의 보도로 조명한 MBC‧SBS‧JTBC‧TV조선‧MBN의 보도 제목을 비교하면 이런 부분이 확연합니다.

 7개 방송사 이재용 부회장 측 최후변론 관련 보도 제목 비교(8/7) ⓒ민주언론시민연합
 7개 방송사 이재용 부회장 측 최후변론 관련 보도 제목 비교(8/7)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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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TV조선만 보도 제목에 '눈물', '결백'을 명시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JTBC‧MBN의 경우 그런 용어는 아예 배제한 채 '부덕의 소치'라는 발언만 옮겼고, SBS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반영했지만 "내 탓이라면서도"라는 수식어로 이 부회장 입장이 모순됨을 암시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에 침묵한 TV조선‧채널A‧MBN

특검의 입장도,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점도 별도의 보도로 소개하지 않은 TV조선‧채널A의 은폐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두 방송사 모두 '특검 VS 이재용 부회장 측'의 공방 보도 1건과 재판장 분위기 1건으로만 관련 보도를 마무리했고 TV조선은 여기다 이재용 부회장의 '눈물의 변론'만 1건 추가했습니다. TV조선이 가장 편파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보도 내용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받고 있는 5개 혐의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TV조선 <"징역 12년 구형" VS "증거도 없이 재판">(8/7 http://bit.ly/2vIoHZx)은 "경제 최고 권력자와 정계 최고 권력자가 독대 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합의했다", "이 부회장이 승계구도를 확립하려고 300억의 뇌물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냐" 등 특검의 주장과, "일방적 추측만 난무한다", "'승계구도' 자체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 "최순실 협박에 돈을 뺏긴 피해자. 특검이 편견에 사로잡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겼다"는 이 부회장 측 반론을 단순 나열했을 뿐입니다.

혐의가 무엇인지 딱 집어주는 '뇌물공여' 등과 같은 용어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TV조선이 나열한 특검의 주장을 통해 겨우 '뇌물공여' 정도를 추측할 수 있을 뿐입니다. 채널A도 1건의 공방 보도에서 똑같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런 '혐의 누락'의 행태는 비단 TV조선과 채널A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MBN 역시 뇌물공여와 재산국외도피만 언급했을 뿐, 나머지 3개 혐의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7개 방송사 이재용 부회장 혐의 내용 언급 여부 비교(8/7) ⓒ민주언론시민연합
 7개 방송사 이재용 부회장 혐의 내용 언급 여부 비교(8/7)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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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의 경우 특검의 입장만 따로 조명한 보도가 없었지만 혐의 쟁점 및 박근혜 재판과의 연관성을 1건으로 짚으면서 5개 혐의를 보도 언급했습니다. 반면 MBN은 특검의 입장을 전한 보도 <이재용 부회장 징역 12년 구형>(8/7 http://bit.ly/2vK4DXq)이 있었지만 여기서 "혐의는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 제공과 국외재산도피 등 5가지"라고만 언급해 혐의점을 누락했습니다.

'이재용 눈물의 변론'으로 드라마 쓴 TV조선

이렇게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점을 누락한 방송사들이 집중 조명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눈물의 최후 변론'입니다. 이 부회장의 변론을 따로 1건의 보도로 전한 방송사는 MBC‧SBS‧JTBC‧TV조선‧MBN인데 이중 MBC와 TV조선은 드라마틱한 보도로 '이재용 눈물의 최후 변론'을 그려냈습니다.

TV조선 <"억울하다"…눈물로 최후진술>(8/7 http://bit.ly/2foGRct)은 "검찰이 구형을 내리는 순간에도 담담했던 이재용 부회장이 최후 진술에선 무죄를 호소하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면서 "법정 안에서 이 부회장을 응원하던 방청객"까지 소개했습니다. 한송원 기자는 "특검이 징역 12년을 구형하는 순간, 방청석에서는 '아'하는 탄성이 터져나왔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담담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봤"다며 구형 순간 이재용 부회장의 '담담함'을 부각했고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터뜨렸"다며 재판 상황을 최대한 극적으로 묘사했습니다.

TV조선 보도의 극적인 묘사는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부회장은 진술도중 아버지 이건희 회장 등을 언급하며 몇 차례 울먹였고, 그때마다 컵에 담긴 물을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라며 재차 '이재용의 눈물'이 등장했고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도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며 다른 삼성 임원의 눈물도 덧붙였으며, "이 부회장이 울먹거리며 진술하자 한 방청객이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퇴정당했"다는 안타까운(?) 장면도 소개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눈물의 최후진술'이라는 타이틀로 한 편의 드라마를 제작한 것은 아닌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보도의 마무리는 "재판 직후 법정을 떠나는 박영수 특검에게 욕설을 퍼부은 방청객"이었습니다. TV조선은 "이게 나라냐", "너희가 무슨 특검이냐고"라는 '일부 방청객'의 외침으로 보도를 끝냈습니다.

 이재용 결심 공판, 혐의점 대신 ‘이재용의 눈물’ 집중 조명한 TV조선(8/7)
 이재용 결심 공판, 혐의점 대신 ‘이재용의 눈물’ 집중 조명한 TV조선(8/7)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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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MBC <눈물로 결백 호소…"청탁한 적 없다">(8/7 http://bit.ly/2vefHue)는 리포트를 시작하면서 "호송차에서 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정으로 향합니다. 포승줄과 수갑에 묶인 이 부회장의 손에는 초록색 노트가 들려 있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 노트를 구치소에서 구매해 법정에서 밝히는 최후진술을 자필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등장 모습을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선대 회장을 언급하다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5분여의 짧은 최후진술 동안 수차례 울먹이며 말을 멈추기도 했"다며 TV조선과 마찬가지로 '눈물'을 부각했고, 특검에 항의한 '응원단'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SBS‧JTBC‧MBN도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별도의 보도로 전했지만 MBC‧TV조선과 달리 "사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을 하거나 기대를 한 적이 없다" 등 혐의를 부인한 이 부회장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통곡의 눈물 흘린 사람은 따로 있는데…왜 보도하지 않을까

그러나 7일 이재용 부회장 결심 공판에서 정작 통곡의 눈물을 흘린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피해자입니다. 이날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등 시민단체는 시민 2729명의 '삼성 뇌물 재판 피고인들의 엄중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재용 부회장 공판을 참관하기 위해 대기했습니다.

여기에는 삼성 기흥 LCD공장에서 일을 하다 1급 뇌종양에 걸려 사지가 마비된 한혜경 씨 모녀도 함께 했습니다. 2005년 발병 이후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삼성 측은 반올림과의 대화를 일체 거부하고 있습니다. 반올림과 한혜경 씨는 삼성 그룹의 처벌 여부를 지켜보고 항의의 뜻을 표하기 위해 공판에 참석키로 한 겁니다.

그러나 같은 공판을 참관하기 위해 몰려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및 보수단체 회원들은 한혜경 씨를 보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병X들이 왜 여기 왔어?", "돈 뜯어내려 왔다", "김정은의 사주를 받고 왔다", "장애인 복지관이나 가라. 입 벌리고 있어라", "인천 앞바다에 들어가버려라", "돈은 백남기한테 달라고 해라" 등 삼성 반도체 피해자 및 유가족의 인권을 짓밟는 폭언이 난무했습니다.

이에 법원에서 겨우 눈물을 참았던 한혜경 씨 모녀는 법원을 벗어나서야 통곡했습니다. 이런 참상이 벌어졌지만 7개 방송사 중 이 상황을 보도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보도하면서 '응원하는 방청객'들을 소개한 MBC‧TV조선은 그 방청객들이 바로 한혜경 씨를 모욕한 보수단체 회원이지만, 끝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JTBC‧TV조선‧채널A의 경우 재판장 분위기를 따로 1건의 보도로 다루기도 했지만 한혜경 씨에 대한 보수단체의 폭력은 외면했습니다. JTBC <박영수 특검에 욕설‧물병도>(8/7 http://bit.ly/2uBvKyE)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야이 XXX 박영수를 쫓아내라"며 특검에 욕설을 퍼부은 장면, "이재용 부회장이 울먹이며 최후 진술을 하자 한 여성 방청객이 '힘내세요'라고 소리를 쳤"던 장면만 소개했고 TV조선‧채널A도 대동소이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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