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기사보강 : 7일 오후 6시]

"병x 새끼야, 돈 벌기가 쉬운 줄 알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법원 5번 법정 입구 앞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 공판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있는 삼성반도체 피해자 한혜경씨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삼성반도체 피해자 한혜경씨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법원 5번 법정 입구 앞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 공판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소란에 괴로워 하고 있다. ⓒ 이희훈
삼성반도체피해자 가족들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 결심공판을 앞두고 엄중처벌 촉구 청원서를 재출하고 있다. ⓒ 이희훈
'세기의 공판'의 마지막 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안팎에선 욕설과 고성이 끊이지 않았다. 어김없이 몰려온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최후 발악' 탓이다.

삼성백혈병 피해자들은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의 심리로 열린 '삼성뇌물죄' 결심 공판을 앞두고 '이재용 엄중 처벌'을 청원하러 왔다가 느닷없이 봉변을 당했다.

오전 11시,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 등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모은 시민 2729명의 청원서를 제출하기 전 서관 1층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재용 엄중 처벌'이라고 쓴 A4 용지를 한 장씩 나눠들고 "돈과 권력이 있어도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기자등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기다리던 모습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박근혜 지지자들이 '왜 사진을 찍냐'며 집단 폭행을 가하고 있다. ⓒ 이희훈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기다리던 모습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박근혜 지지자들이 '왜 사진을 찍냐'며 집단 폭행을 가하고 있다. ⓒ 이희훈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기다리던 모습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박근혜 지지자들이 '왜 사진을 찍냐'며 집단 폭행을 가하고 있다. ⓒ 이희훈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기다리던 모습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박근혜 지지자들이 '왜 사진을 찍냐'며 집단 폭행을 가하고 있다. ⓒ 이희훈
이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방청을 온 중년 남녀가 이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험악해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전문을 통해 법원으로 들어가려는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에게 "병X 새끼" "돈 버는 게 쉬운 줄 알아?" "남의 돈을 그냥 먹으려 드느냐"고 한동안 소리쳤다. 이 모습을 본 삼성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씨와 그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비슷한 시각 법원 안에서는 한 통신사 사진기자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단 린치한 일도 벌어졌다. 복수의 남성 지지자들은 기자가 길게 줄 서서 방청을 기다리는 모습을 촬영하자 "사진을 왜 찍느냐"며 달려들었다. 기자의 멱살을 잡고 목 등의 부위를 폭행한 이들은 인근 서초경찰서로 연행됐다.

또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단 젊은 여성 두 명과 중년 여성 사이에 시비가 붙어 방호원들이 말리는 일도 있었다. 법원 측 제지에도 중년 여성은 젊은 여성들을 향해 "어린X" 등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이재용 결심공판 출석하는 박영수 특검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영수 특검에게 물병 던지는 박근혜 지지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 특검에게 생수병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구형을 위해 직접 출석한 박영수 특별검사는 신변을 위협 받을 정도로 봉변 당했다. 오후 1시 48분께 법원 중앙 로비에 도착한 그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에게 욕설을 들었다. 누군가 500ml짜리 생수통을 던져 옷 일부가 젖기도 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이 끝나자 박근혜 지지자들이 법정 출입구로 몰려와 박영수 특검팀을 대상으로 욕설을 하고 바닥에 드러눕고 있다. 지지자들은 오전 재판에 들어가는 박영수 검사를 향해 물통을 던지기도 했다. ⓒ 이희훈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이 끝나자 박근혜 지지자들이 법정 출입구로 몰려와 박영수 특검팀을 대상으로 욕설을 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오전 재판에 들어가는 박영수 검사를 향해 물통을 던지기도 했다. ⓒ 이희훈
경찰과 법원 방호원 등 100여 명이 두 줄로 서서 박 특별검사를 보호했지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칠게 달려들면서 2층 로비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이들은 법정에 들어가려는 박 특별검사에게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놨는데 무슨 특검이냐", "총만 있으면 죽여버리겠다", "5대를 멸해야 한다"고 고성을 질렀다.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 12년을 구형받은 결심 공판에서도 어김없이 욕설이 나왔다. 모든 재판이 마무리된 후 밝은 표정으로 퇴장한 이 부회장과 달리 방청석에 있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게 재판이냐", "이게 정말 나라냐"고 소리쳤다. 일부는 모여서 "박영수 죽여버리겠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부회장의 최후 진술 중에는 "힘내세요"라고 소리 친 방청객 한 명이 퇴정당하기도 했다.
태그:#박영수, #이재용, #물세례, #특검, #서울중앙지법
댓글7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