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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발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발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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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장성 및 군사 전문가들로부터 트랜스젠더가 어떤 자리에서도(in any capacity) 복무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대는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 집중해야 한다"라며 "군대 내 트랜스젠더가 불러올 수 있는 엄청난 의학적 비용과 혼란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복무 금지 방침을 강조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금지 규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트랜스젠더의 입대 허용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국방부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미국 랜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가 군의 전력과 결속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고, 이들에게 필요한 의학적 비용도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 공식 통계는 없으나 현재 미군 전체 현역 군인 중 트랜스젠더는 2500~7000명으로 추산되며, 250여 명이 공식적인 성전환 허가를 받았거나 절차를 밟는 과정으로 알려졌다.

성 소수자 단체 반발... 트럼프, 보수층 결집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발표 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발표 글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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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과 성 소수자 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막는 것은 국가를 지키려는 용감한 개인들에 대한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트랜스젠더 미국인은 그동안 자랑스럽게 군복무를 해왔다"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의 애국심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위엄과 가치를 공격하고 나섰다"라고 지적했다.

성 소수자 인권 운동가인 댄 킬디 민주당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군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를 모욕한 것"이라며 "이런 근시안적인 차별 정책은 오히려 미국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우리는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분명히 합의한 바 있다"라며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로 인한 군사적 결점이나 비용 부담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 가족연구위원회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미군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사회적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위기에 몰리자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이번 조처를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트랜스젠더, #성전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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