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이 20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25일 오전 태릉 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지상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훈련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남자 대표팀과 여자 대표팀은 각기 다른 목표를 드러냈다.

'설욕' 다짐한 남자 쇼트트랙

남자 쇼트트랙팀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설욕' 이었다. 직전 대회였던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은 12년만에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4년이 흐른 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선 남자 쇼트트랙 팀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설욕을 위해 날을 갈고 있는 남자 쇼트트랙은 대부분이 신예선수들로 채워진 상황. 이 중 올림픽 경험이 있는 선수는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곽윤기(고양시청)만이 유일하다.

남자팀을 책임지고 있는 김선태 감독은 "설욕을 위해 4년을 기다려 왔다. 압도적으로 이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지금까지 훈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거리 종목에서 강세였고 1500m 입상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 그쪽에 집중하는 중이다. 팀워크가 좋아서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가장 먼저 국가대표로 선발된 서이라(화성시청)는 "첫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기 때문에 설렌다. 기대가 크다. 오히려 처음이라 떨기보다 패기 있게 대회에 나설 생각이다"라고 당당하게 포부를 말했다.

맏형 곽윤기는 후배들을 이끌며 최고의 팀워크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림픽 경험 있는 선수가 혼자라 부담감이 클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오히려 편안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주장을 맡고 있는데 제가 불안해하면 후배들도 그럴 거 같아서 더 편하게 뛰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곽윤기는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이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라 조언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스피드나 테크닉에서는 더 훌륭한 선수들이라 해줄 말이 없다. 경기에서 좀 더 침착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 선발전을 모두 1위로 통과하며 파란을 일으킨 임효준(한국체대)는 패기를 내세웠다. 임효준은 "어릴 때부터 꿈꾸고 바랬던 평창 올림픽에 나간다고 생각하니 감사하고 설렌다. 그동안 부상도 많았고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이겨냈다. 첫 올림픽이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패기를 앞세워 경기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막내이지만 현재 1000m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지난시즌 월드컵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한 '혜성' 황대헌(부흥고)은 "첫 올림픽인만큼 다부지게 준비해서 형들과 다함께 웃으면서 끝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여자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 합창"

한편 심석희(한국체대)-최민정(연세대)이라는 투톱이 건재한 여자 쇼트트랙은 평창에서도 올림픽 계주 금메달 명맥을 이어가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94년부터 지난 소치 올림픽까지 6번의 올림픽 가운데 무려 5번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소치에선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어렸지만 이젠 어엿한 대표팀의 고참이 됐다. 심석희는 "소치 때와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계주에서 모두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림픽 경험은 귀중하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은 심석희와 함께 이번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언니인 심석희와 함께 국제대회를 양분하며 성장해온 최민정은 더욱 안정적인 자세와 웨이트 훈련을 통해 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작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훈련 결과가 좋다. 올림픽을 대비해서 웨이트 훈련이 진행됐다. 몸무게도 늘고 성과가 좋다"며 웃었다.

두 선수는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나란히 결승에 오르며 이미 여러번 선의의 경쟁을 펼친 바 있다. 평창에서도 이들의 맞대결은 피할 수 없을 터. 심석희는 "민정이는 파워가 장점이다.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얘기했고, 최민정은 "언니에 비하면 경험이 부족하다.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배우고자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들과 함께 개인전 선수로는 심석희와 함께 소치에서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김아랑(한국체대)이 승선했다. 지난시즌 국가대표 탈락의 아픔을 딛고 다시 재기에 성공한 김아랑은 "다른 시즌보다 훈련 강도가 높아 훈련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려고 한다"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아지고 팀워크가 좋아진다면 계주에서도 단합이 잘되고 손발이 잘 맞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들과 함께 계주 경기를 이끌 선수로는 신예 이유빈, 김예진(평촌고)이 힘을 보탠다. 이유빈은 "언니들에게 많이 배워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고, 김예진은 "배울점이 많다. 힘든 점이 없진 않지만, 하나씩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밝은 미래를 다짐했다.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조재범 코치는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기에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있음을 귀띔했다. 조 코치는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훈련은 오전에는 스케이팅, 오후에도 스케이트와 지상 운동을 가진다. 오전 5시에 보통 훈련을 가진다. 5시 20분에 소집해서 훈련을 하고 8시에 식사를 한다. 지금은 체력 운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기본 트랙을 200바퀴 이상 돈다"며 강도 높은 훈련과정을 공개했다. 또한 그는 "이번 주말 캘거리로 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으로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할 예정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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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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