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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의 한 광장에 해가 뜨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은 머드 광장에 몰린 사람들을 보며 머드를 묻히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올해로 보령머드 축제는 한국 나이로 치면 성인이 되는 나이인 20주년을 맞았다. 머드축제가 시작되기 시작한 20년 전보다 더 성숙해졌고 더 많은 외국인이 찾아왔다. 국가, 성별, 종교와 상관없이 머드 축제에서는 모두 함께 즐기고 참여하고 함께했다.

머드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 외국인 머드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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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해외로 여행을 갈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가진 국가에서는 여행자에게 다른 나라의 축제에 참가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 일이지만 불과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다른 국가의 축제에 참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21세기에는 전 세계의 즐거운 축제를 찾아 자발적으로 축제장을 찾는다. 함께 먹고, 마시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며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다.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 공간은 머드를 통한 참여의식을 거행하고 지극히 일상적으로 무료했던 삶에서 즐거운 삶으로 전이가 이루어지게 만들어 준다.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
▲ 입장객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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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과 머드의 색채를 띤 이 공간은 머드축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머드 하나만으로 서로 다른 취향과 장식, 언어, 다양한 문화적 양식은 이곳만의 세계주의적 전통을 만들어낸다. 외국인들로 인해 지역의 문화적, 윤리적 가치에 어떠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부티크 다문화주의 (boutique multiculturalism)는 머드를 뿌리고 맞고 묻힌다고 해서 반드시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족한 것이다.

머드샤워
▲ 머드샤워 머드샤워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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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보령 머드축제는 지난 21일부터 이달 말인 30일까지 대천해수욕장의 머드 광장 일원에서 열렸다. 너른 광장이지만 전 세계와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찾아온 사람에 비해 체험할 수 있는 머드 체험장(머드 슈퍼 슬라이드, 머드커플 헤드 슬라이드, 대형 머드마사지탕, 머드분수와 수영장, 대형 머드탕, 머드 산전수전, 머드 러브러브, 머드교도소, 머드 풀슬라이드, 머드 키즈랜드, 머드 슬라이딩&머드탕, 패밀리 장애물, 패밀리 원형 머드탕, 머드 놀이터)이 많지 않아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축제장의 인파
▲ 축제장 인파 축제장의 인파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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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국의 어느 축제장을 가도 외국인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수많은 축제 중에 머드 축제는 유독 외국인들이 많다. 외국인들은 남의눈을 의식하지 않고 즐기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한국인들보다 더 적극적이고 더 유쾌해 보이는 모습들이 축제장 곳곳에서 보였다.

열기를 더하는 댄스팀
▲ 축제의 열기 열기를 더하는 댄스팀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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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시설로 만들어진 국내의 대형 워터파크에서 즐기는 맛도 있지만 머드가 뒤범벅이 된 이런 공간에서 의미 없지만 승부감을 느끼게 하는 공간과 난장 같은 유희,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서해안 최고의 피서지다운 느낌이었다.

슬라이드
▲ 머드 슬라이드 슬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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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머드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까지 20여 년이 걸렸다. 머드 축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처럼 열려 있기 때문에 일상, 젊음, 열정, 유희, 낭만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축제를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산적인 실험실로 자리매김했다.

댄스타임
▲ 댄스타임 댄스타임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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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4번씩 진행되는 다 같이 즐기는 댄스 시간에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하는 시간이다. 무대의 시작은 8월 15일 한국 최초 내한 공연이 예정된 아리아나 그란데 (Ariana Grande)가 컬래버레이션으로 참여했던 뱅뱅으로 시작한다. 뱅뱅 (Bang Bang)은 미국에서 핫하기로 유명한 세 명의 여가수 제시 제이, 아리아나 그란데, 니키 미나즈가 같이 부른 곡으로 남녀 간의 19금 내용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인들에게 더 큰 호응을 받는 듯했다.

짜릿함
▲ 짜릿함 짜릿함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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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면서 내려오는 짜릿한 쾌감은 라이드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대부분의 라이드는 몸무게가 나가는 사람이 더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함께해요
▲ 함께해요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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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머드를 바르고 즐기는데 열광하는 것인가. 어떤 종류의 예술이든 사람들이 묘사하는 리얼리즘 중 자신에게 직접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즐거움이기 때문일 것이다. 얼굴이 이쁜 사람이거나 덜 이쁜 어떤 얼굴이라도 예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그 순간만으로 즐겁기 때문이다.

함께해요
▲ 함께해요 함께해요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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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 축제장의 한 편에서는 직접 얼굴을 도화지 삼아서 머드 페인팅을 해볼 수 있는데 화려한 색깔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머드 축제는 관광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수줍어하는 관광객들이 쭈뼛거리며 앞으로 나와 퍼포먼스에 동참할 때 모두 하나가 된다.

머드 축제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대중 행위예술이고 다르게 바라보면 삶의 일탈처럼 보인다. 국내 축제 중 외국인이 제일 많이 참여하는 축제인 머드 축제는 대한민국 글로벌 육성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는 그 나라의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지역에 상관없이 보령 대천해수욕장으로 방문한 한국인과 전 세계에서 머드축제를 찾아 대천해수욕장까지 온 사람들의 흥미로은 경험들이 조합되는 이곳의 축제를 한 마디로 말하면 '열광'이다.


태그:#보령머드축제, #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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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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