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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아준 소녀상 건립기금
 익산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아준 소녀상 건립기금
ⓒ 익산소녀상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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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익산의 30여 시민단체가 모여 익산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를 구성하고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8월 15일, 72주년 광복절을 기념하여 익산역 광장에 설치하기 위해 익산시에 있는 기관이나 학교 등 85개 단체와 가족 단위, 개인의 후원 모금을 통해 소녀상 건립을 준비를 거의 마쳤다. 추진위는 소녀상 건립의 의미와 과정을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소녀상의 모델, 제막식 시기, 위치와 설치 등의 모든 과정을 시민의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되었다.

이에 추진위의 소녀상 건립은 익산시와 익산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익산시가 철도공사에 보낸 협조 공문의 회신 내용이 '익산역 평화의 소녀상 설치 불가'로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의 비난 여론이 한국철도공사로 향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불가 이유를 '고객들의 이동불편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추진위는 지난 20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코레일 측에 소녀상 익산역 광장 설치 불허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는 역사적 비극에 앞장서는 공기업이 아니라 민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시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공기업이 되어 달라"며 시민들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차후 광장에서 범시민서명 운동을 펼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내보였다.

또 추진위는 "익산역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현재의 위치에 세워졌다"며 "호남 교통관문이자 일제 수탈의 현장으로 민족의 아픔을 함께해온 역사적인 장소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곳에서 익산지역 젊은 청년들은 강제 징집되어 전쟁터로, 그리고 어린소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기 위해 강제로 열차에 태워졌던 우리민족 고난의 현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족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해온 역사적 장소이기에 우리 추진위는 시민들의 중지(衆智)를 모아 오는 8월 15일 익산역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일본 대사관 앞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 80여곳과 저 멀리 미국땅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며 "이런 현실에 이 나라 민족의 고난현장에 건립이 안된다면 이 또한 역사적 비극이라고 생각한다"고 탄식했다. 익산시의 K씨는 한국철도공사의 불허 이유에 대해 "철도공사가 말하는 사회적 공감은 어느 나라, 어느 사회의 공감대인지 알 수 없네요"라고 말하며 철도공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철도공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철도공사의 민영화 반대에 국민들이 힘을 보탠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철도공사의 익산역 소녀상 건립 불허 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 기업이나 단체의 이익이 어느 정도 보호 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공공성이나 다수의 합의에 만들어진 물건이나 가치 등의 훼손이 크다면 선택해서는 안되는 것이 이치다.

한국철도공사는 익산시의 수많은 단체와 시민들, 특히나 익산역에 세워질 소녀상 건립 을 위해 돼지저금통을 가른 고사리 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또 이번에 설치될 익산역 평화의 소녀상이 다른 지자체에 친일청산과 역사의식 고취의 좋은 선례로 회자되길 기대한다.


태그:#평화의소녀상, #익산역평화의소녀상, #한국철도공사, #익산평화의소녀상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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