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선이 이제는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상으로 이탈한 양의지와 민병헌까지 복귀한다면 두산 타선은 완전체를 가동할 수 있다. 18일까지 올시즌 두산의 팀 타율은 .293(2할9푼3리)로 지난해(.298, 2할9푼8리)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두산 타선의 가장 큰 장점은 하위 타선에서도 득점 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올시즌 하위타선 OPS .797로 이 부분에서는 SK(.748)나 KIA(.789)보다도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하위 타선 OPS 1위는 두산의 몫이었다.

하지만 딱 한 명이 아쉽다. 바로 허경민이다. 지난 2년간 팀의 핫코너를 책임지면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지만 올시즌 허경민의 흐름은 좋은 편이 아니다.

 이제 허경민만 살아나면 두산도 KIA 타선 못지않게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이제 허경민만 살아나면 두산도 KIA 타선 못지않게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 두산 베어스


올라오지 않는 타격감과 부상에 발목 잡혔던 허경민

허경민은 지난 3월 대표팀에 승선하며 WBC에 참가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타격감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허경민의 방망이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4월까지 25경기에서 80타수 20안타 타율 .250(2할5푼) 10타점을 기록했다.

물론 지난해에도 허경민은 4월까지 24경기에 출전해 96타수 21안타 타율 .219(2할1푼9리) 15타점을 기록하며 오히려 올해보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5월부터 점점 타격감을 끌어올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올해도 55월 22경기에서 63타수 20안타 타율 .317(3할1푼7리) 6타점을 기록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것처럼 보였으나 6월 들어 다시 페이스가 떨어졌다. 14경기 동안 33타수 6안타, 타율은 .182(1할8푼2리)에 그쳤다. 여기에 6월 중순에는 등 근육통이 찾아오면서 엔트리에서 한 차례 말소되기도 했다.

6월 말 다시 엔트리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9월 한 달간 27타수 6안타 타율 .222(2할2푼2리) 2타점, 허경민답지 않은 모습이다. 2루와 3루를 오가며 분전한 최주환이 아니었다면 전반기 허경민의 부진은 팀에 더 큰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5월 말 2할8푼대까지 올라간 타율이 2할5푼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젠 타격감이 살아나야 한다.

5월 말 2할8푼대까지 올라간 타율이 2할5푼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젠 타격감이 살아나야 한다. ⓒ 두산 베어스


3루 수비 가능한 최주환 있지만... 허경민이 잘해줘야 한다

허경민과 더불어 2루수 오재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이제는 최주환에게 주전 자리를 넘겨줬다. 최근에는 대주자나 대수비로 경기에 나서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내야진 사정이 이렇다 보니 3루 수비도 가능한 최주환이 2루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허경민이 3루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최주환 이외에도 서예일, 류지혁 등 대체 자원은 있지만 허경민의 존재감을 대신할 선수는 없다. 이원석(現 삼성)이 상무로 떠난 이후 줄곧 두산의 3루 자리를 허경민이 지켰고, 이원석의 군제대 이후에도 3루 자리 주인은 바뀌지 않았다.

일단 허경민의 후반기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다. 18일 SK전 마지막 타석에서 서진용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다. 또한 경기 내내 부드러운 수비로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호투를 도왔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에 울상을 지었지만 한 두 명씩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서 타선은 지난해의 위용을 거의 되찾았다. 이제 마지막 퍼즐조각을 채울 주인공, 허경민의 부활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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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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