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 지난 7월 9일 한국초연 모습.

'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 지난 7월 9일 한국초연 모습. ⓒ 원춘호


클래식 <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가 지난 7월 9일 오후4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됐다.

프로코피에프 작곡 <피터와 늑대>는 소년 피터가 오리를 잡아먹는 늑대를 사냥한다는 이야기로 악기별로 뚜렷한 주제가 잘 표현되어 있다.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애니메이션, 동화책과 음반 등 여러 형태의 클래식 교육 컨텐츠로도 만들어져 사랑받아 왔다.

이번 공연은 미국 뉴욕 기반의 미디어그룹 '자이언츠 아 스몰(Giants are small)'과 한국 포크락의 대부 한대수, 그리고 뉴욕의 유명 퍼커션 그룹 <스톰프>를 15년 간 이끌어 온 제이슨 밀(Jason Mills)'가 폴리아티스트로, 그리고 지휘자 이병욱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 했다. 애니메이션과 내레이션, 오케스트라와 사운드효과가 어우러진 융복합 무대도 특징이었다.

공연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원작자인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를 후반부로 뒀고, 1부는 피터가 뉴욕으로 오게 되기까지의 프리퀄(본 사건의 앞부분)를 묘사했다. 바그너 '로엔그린 1막 전주곡', 무소르그스키/라벨 <전람회의 그림> 중 '카타콤', 뒤카 '마법사의 제자' 등 여러 클래식 곡으로 채워졌다.

'자이언츠 아 스몰'의 영상은 요즘 유행하는 현란한 3D애니메이션이 아닌 동화책 그림처럼 친근함이 특징이었다. 실제 배경 그림 위에 애니메이션 인형을 사람이 직접 움직인 걸 촬영한 방식이었다. 음악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청취 친화적 애니메이션이었다.

지난해부터 뉴욕에 거주 중인 한대수는 이번공연을 위해 1년만에 한국을 찾았다. 공연 초반 각 악기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극과 음악에 빠져들게 한 한대수의 나래이션은 아빠, 할아버지가 읽어주는 것 같은 친근감이 있었다. 그의 노래 '고무신'도 전반부에 삽입되어 흥미로움을 주었다. 하지만 발음이나 억양이 자연스러웠으면 하는 바람도 사뭇 드는게 사실이었다.

제이슨 밀스의 폴리(Foley, 영화에서의 소리 효과음) 음향도 무대를 색다르게 하는 중요 요소였다. 애니메이션과 내레이션, 그리고 음악까지는 보통의 공연에서도 볼수 있다. 여기에 오리가 물에 빠지는 소리, 거대 로봇의 걸음걸이 소리, 파파라치의 카메라 셔터음 등을 넣어 현장성을 살렸다. 특히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소리의 형태에 대한 흥미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2015년 핸드폰 어플으로도 출시된 <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는 애비 어워드, 카피 어워드 등을 수상했으며, <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 콘서트 버전은 지난 2017년 5월 미국 초연 이후 올해 7월 한국과 호주 등에서 공연된다.

이번 한국 공연을 추진한 김인현 음악감독은 "<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 영어 버전에는 미국 전설의 록스타 앨리스 쿠퍼가 내레이션을 했기에 한국에서는 포크락 대부이자 현재 어린 딸의 아빠이기도 한 한대수씨가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자이언츠 아 스몰'의 멀티미디어적 상상력이 클래식 기반이 탄탄한 우리정서에도 잘 맞는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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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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