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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중국에 '한류'는 있고 '일본류'는 없는 이유)에서는 중국사람이 '한류'의 당사자인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한국사람과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유교가 왜 다른지 알아봤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중국사람이 한국문화에서 친숙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부분과 중국문화에는 없어서 중국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국문화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드라마 <공자> 속 한국 배우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고 중국 국민에게는 중국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공자학원과 공자학당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6년 12월 현재 세계 140개 나라에 512개의 공자학원과 1000여 개의 공자학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지역별로 수백 개의 공자학당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자'는 다른 나라에서는 중국 문화 전도사로 중국 내에서는 국민 도덕 생활 선생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거지요.

중국 정부는 1987년부터 '공자' 브랜드를 띄우는 정책을 띄우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1990년 드라마 <공자춘추>를 제작하고 2011년 영화 <공자>를 만듭니다. 그리고 나서도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2010년 다시 거대 자본을 투자하여 35부작 대하드라마 <공자>를 제작해 2014년 방영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 공자학원을 세우기 전에, 먼저 중국 내에서부터 공자를 알리기 위한 홍보 정책을 실시한 겁니다.

2014년 중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공자>에 한국 가수 이정현씨가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했습니다. 중국 국가 프로젝트 사업으로 제작한 드라마 <공자>에 가수 이정현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대중의 흥미를 유발해 시청률을 올리려고 제작하는 중국 공중파 방송국 멜로드라마에 출연한 한국 배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 사상과 문화를 대표하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는 배우의 이미지가 중국사람 정서에 맞아야 하고, 또 시청자에게 인기도 있어야 합니다. 중국사람들은 가수 이정현씨의 어떤 부분을 좋아했던 걸까요.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생활과 말씀을 기록한 책입니다. <논어>는 스승과 제자의 대화로 구성돼 있는데, 공자의 제자가 모두 남성이라서 그런지 <논어>에 나오는 여성은 몇 명 되지 않습니다. <논어>가 공자의 사상을 옮긴 철학책이기도 하지만, 공자가 살았던 2500년 전에는 남녀가 불평등했기 때문에, <논어>에 여성이 언급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논어>를 근간으로 한 드라마 <공자>엔 남성 출연자는 많지만, 비중 있는 여성 출연자는 둘밖에 없습니다. 공자 어머니와 '난즈'(南子)가 바로 그들입니다.

 중국 대하 드라마 ‘공자’출연 배우 (왼쪽 위에서 4번째가 한국 가수 이정현)
 중국 대하 드라마 ‘공자’출연 배우 (왼쪽 위에서 4번째가 한국 가수 이정현)
ⓒ 출처: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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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자> 속에는 공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연히 공자 어머니 역할을 맡을 여성 배우가 필요했겠지요. 그리고 또 한 사람 여자 주인공인 '난즈'를 이정현씨가 맡았습니다.

이정현씨는 드라마 <공자> 중 3회에 걸쳐 출연합니다. 이 드라마는 총 35부작이고요. 35회 분량 중 3회만 나왔는데 비중이 컸다고요? 드라마 <공자>는 남자들의 이야기로 점철됩니다. 여성 배우가 나올 만한 줄거리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이정현씨는 드라마 <공자> 중 가장 출연 분량이 긴 여성 배우였습니다.

 공자 <논어> 책
 공자 <논어> 책
ⓒ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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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즈'는 위영공(衛靈公)의 부인입니다. 위영공(衛靈公)은 '위(衛)나라를 통치한, 이름이 영(靈)이라는 공(公)'인데, 공(公)은 현대어로 '왕'과 같습니다. '난즈'는 송나라 공주였는데, 위나라 왕과 결혼해 위나라 왕비가 됐습니다. <논어>는 총 20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제15단원 제목이 '위영공(衛靈公)편'입니다. 그래서 '위영공'은 <논어>에 자주 나옵니다. <논어> 위영공편과 옹야편에 '난즈'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공자의 고매한 철학 사상보다는 인간미 있는 공자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자가 위나라를 방문했을 때, 난즈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난즈가 절세미인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왜 난즈라는 여자를 만났느냐"고 탓하자 공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면서 살짝 짜증을 냅니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공자가 위나라에서 위영공과 같이 마차로 여행하는데, 위영공이 자신의 부인 난즈와 제일 좋은 첫 번째 마차에 타고, 공자에게는 세 번째 마차에 타라고 합니다. 이때 공자는 "오미견유호덕여호색자야"(吾未見有好德如好色者也)라는 말을 남깁니다. 이는 "나는 아직 아름다운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 치곤 덕을 쌓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로 위영공을 나무라는 내용입니다.

가수 이정현씨는 2006년 중국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중국사람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이때 가수 이정현씨가 부른 노래는 <와>인데, 중국 젊은이 대부분이 이 노래를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2008년 중국에서 음악 앨범을 발표해 크게 성공합니다. 그후 중국 영화·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한류 배우 겸 가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드라마 <공자>의 출연 배경도 이 인기 덕분입니다.

음계 '궁상각치우'

누구나 다른 나라 문화를 처음 접하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신선하다는 건 새롭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낀 문화라도 몇 번 접한 뒤에는 더 이상 새롭지 않으면 곧 식상해집니다. 외국 문화가 한 나라에서 계속 살아남으려면, 신선하다는 느낌 말고도, 그 나라 사람에게 익숙하고 친숙하게 느껴져야 합니다. 그래야 오랫동안 사랑받지요.

중국 바이두(Baidu) 백과사전은 한류의 시조를 가수 이정현씨로 봅니다. 중국에 한국 대중문화를 최초로 소개했다고 평가합니다. 한국가수 이정현의 노래 <와>에는 중국사람이 익숙해서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과 중국사람이 신선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모두 있습니다. 먼저 중국사람이 한국 노래 <와>를 익숙하고 친숙하게 느끼는 부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중국사람이 신선하게 느끼는 부분은 '음악 형식에 함몰되는 노래' '감정을 표현하는 흥(興)' '현실과 환상'이라는 세 개 부분으로 나눠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에서 해금이라고 부르는 악기는 중국에서 '얼후'라 불립니다. 해금은 원래 서역 아라비아 악기였는데, 당나라 시대 중국에 전해졌습니다. 지금도 중국 공원에 가면 중국 노인 분들이 해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 간보 악보
 중국 간보 악보
ⓒ 출처: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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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이 해금을 연주할 때 사용하는 악보를 '간보'(簡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말로 해석하면 '간편한 악보'라는 의미입니다. 중국 '간보'는 5개의 음계를 숫자로 표시합니다. 서양은 7음계를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부터 5음계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서양 음계 '도'는 '1', '레'는 '2', '미'는 '3', '솔'은 '5', '라'는 '6'으로 표시합니다. 중국사람은 '간보'에 있는 1, 2, 3, 5, 6 음계를 '꽁', '상', '지아오', '즈', '위'(宮商角緻羽)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한자어 발음으로 '궁상각치우'입니다.

동양에는 '궁상각치우' 외에 '12율명'이라는 음계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우리나라 사람이 사용한 5음계와 중국사람이 사용한 5음계의 음조가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 오랫동안 5음계를 사용했습니다.

 중국 얼후 간보 악보(왼쪽)와 한국 아리랑 악보(오른쪽)
 중국 얼후 간보 악보(왼쪽)와 한국 아리랑 악보(오른쪽)
ⓒ 출처: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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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이미지를 보면 중국 전통악기 해금 '간보'에서 중국사람이 '궁상각치우' 5음계만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1890년대 한국에서 활동한 미국인 헐버트가 기록한 한국 <아리랑> 악보입니다. 한국 <아리랑> 악보에서도 한국사람이 '궁상각치우' 5음계만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문화교류를 했기 때문에, 두 나라 전통 민속음악은 같은 음계를 사용하는 유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가수가 한국 전통음악 음계가 많이 포함된 노래를 부르면, 중국사람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노랫가락이 친숙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가수 이정현씨의 히트곡 <와>
 가수 이정현씨의 히트곡 <와>
ⓒ M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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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수 이정현의 노래 <와>는 한국사람이 들어도 한국 전통음악 요소가 많다고 느껴집니다. 노래 <와>에 '궁상각치우' 5음계가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사람도 <와>를 들으면서 중국 전통 민속 음악적 요소를 느낍니다. 그래서 중국사람은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디선가 들어 본 익숙한 노랫가락처럼 편하다고 말합니다.

조금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중국사람은 가장 한국적인 노래에서 가장 중국적인 가락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본인이 부르고 들어서 즐거운 노래가 제일 좋은 노래입니다.

중국사람이 한국문화를 친숙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이유는 한국문화에서 중국문화와 비슷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문화는 태생적으로 중국에서 유행할 수 있는 문화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 대중이 가장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쉽게 즐기는 문화 예술 활동이 노래 부르기와 노래 듣기이기에 한국 대중가요에서 중국 문화 요소를 찾아봤습니다. 계속해서 중국사람이 한국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성이 자극된다는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사람이 좋아하는 K-POP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팝송(Pop Song)이라고 부릅니다. 팝송은 1900년대 초에 미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한국에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됐습니다. 그후 서양 팝송에 한국 전통 민속 가락을 입힌 대중가요가 발표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서양 팝송에 한국 가락을 더한 한국 대중가요는 한국 사람에게만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팝송 대중가요 음악 장르가 완성됩니다. 그러자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한국에서 만든 팝송을 좋아하게 되지요. 케이팝 시대의 시작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서양 팝송을 받아들여 자기 나라 색깔을 입힌 대중가요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서 유행하는 제이팝(J-Pop)이 있습니다. 또 중국에도 서양 7음계를 받아들인 후 서양 팝송과 중국 민속 가락을 합친 노래가 많습니다.

중국 전통 민속악과 한국 전통 민속악 모두 궁상각치우 5음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약 서양 팝송과 중국 전통 민속악을 합해서 만든 중국 대중가요의 모습이 한국 케이팝(K-Pop)의 모습과 같았다면, 중국서 한국 노래는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겁니다.

중국에선 한류가 유행하는 이유로 한국 노래의 감정 표현 방법과 청소년의 개성 표출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 청소년이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예술 창작 분야에서 한국사람과 중국사람의 감정 표현과 개성 표출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봅니다. 먼저 대중가요에서 중국과 한국이 서양 팝송을 받아들여 각자의 전통 민속악을 접목시키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봅니다.

인도 불교, 중국서 '선불교'로 변하다

19세기와 20세기 서양 침략에 무너진 중국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런저런 개혁운동을 계속합니다. 그런데 이런 개혁운동의 기본사상은 중체서용(中體西用)입니다. 중체서용은 중국 본래의 사상과 전통을 중심으로 하고 근대적인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필요해서 다른 나라 사상과 문화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모습을 지키고 여기에 새로운 문화를 접목하겠다는 거지요. 중국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서양에서 텔레비전이라는 문화 기기를 받아들입니다. 텔레비전은 영어로 'Television'입니다. 영어 'Television'은 음성과 영상을 듣고 볼 수 있는 기계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은 영어 발음 텔레비전(Television)을 표준어로 채택해 '텔레비전'이라고 표기합니다. 중국은 서양에서 텔레비전이라는 기계를 받아들인 후, 중국 한자어를 사용해 새로운 '전시(電視), 중국어 발음 띠앤스'라는 단어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전시(電視)는 전자기술을 이용해 영상을 본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사람은 '텔레비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서양에서 만든 단어 '텔레비전'의 의미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중국 사람은 '전시(電視)'라는 새로운 단어를 사용해 서양의 문명기기를 재해석해 받아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Computer)'단어도 한국은 영어 발음 그대로 사용하는데, 중국은 '전뇌(電腦), 중국어 발음 띠앤나오'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전뇌(電腦)'는 전자뇌라는 의미입니다.

인도에서 받아들인 불교도 중국에서 재해석돼 중국식 '선불교'로 변했습니다. 인도 불교는 1세기 중엽 중국 한나라 시대 중국에 전해졌습니다. 인도 불교를 받아들인 중국사람은 불교의 기본 교리를 연구하지 않고, 자신들의 도교와 비슷한 명상이나 호흡법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인도 불교 경전을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중국 도교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선불교 불립문자(不立文字)
 선불교 불립문자(不立文字)
ⓒ 출처: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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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보니 인도 불교는 중국에 들어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도교(혹은 도가)와 융합돼 '선불교'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선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불립문자'인데, 진리는 문자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참선을 통해 직관적으로 깨닫는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선불교의 특징은 노자 <도덕경> 첫 장에 나오는 '진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는 문구와 같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선불교가 인도의 본래 불교보다는, 중국 도가(노자·장자 사상)에 가깝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니까 인도 불교가 중국에 와서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고, 도가 사상의 일부분이 돼버린 것이지요.

한국과 중국이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다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외국 문화 수용 태도는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외국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데는 한국의 방법이 더 낫다고 여겨집니다. 한국사람은 새로운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외국 문화 본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때문에, 그 본모습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국사람은 새로운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외국 문화를 중국식으로 재해석해 변형해 수용하기 때문에, 본모습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중국이 외국 예술 문화 노래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예술이 형식에 함몰되다

유교 기본 경전을 사서삼경(四書三經)이라고 합니다. 삼경(三經)은 <시경> <서경> <주역>을 말하는데 시경(詩經)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으로 모두 305편의 시가 실려 있습니다. 시(詩)는 노래에서 시작됐지요. <시경>에 나오는 시 중 절반을 조금 넘는 160편은 2500년 전 중국 춘추 시대 민요입니다. 그러니까 요즘으로 치면 대중가요 가사입니다.

중국에서는 2500년 전 춘추시대부터 엄격한 형식을 갖춰 시, 즉 노래 가사를 지었습니다. 중국 최고 시인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당나라 이태백(이백)의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 시를 소개합니다. 제가 한학자가 아니기에 시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시의 형식을 소개합니다.

 당나라 시인 ‘이택백’이 쓴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
 당나라 시인 ‘이택백’이 쓴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
ⓒ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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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의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는 한 구절이 일곱 글자로 된 칠언시입니다. 글자 수를 맞추는 것은 시를 지을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형식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시의 구절 마지막 글자의 발음을 맞추는 '압운'(押韻)이라는 게 있습니다. 위의 시에서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구절의 마지막 글자 발음이 안(AN)으로 끝납니다. 우리나라에도 시를 지을 때 글자 수와 발음을 지켜야 하는 형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는 위의 두 가지 형식 말고도 지켜야 하는 형식이 또 있습니다.

 중국어 성조 발음 방법
 중국어 성조 발음 방법
ⓒ 출처: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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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 중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게 성조(聲調) 입니다. 중국어 글자에는 발음 외에 소리의 높낮이를 변화시키는 성조가 있습니다. 중국 글자는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의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을 가진 단어로 바뀝니다. 예를 들면 '마(MA)'라고 발음하는 글자가 4개(妈, 麻, 马, 骂)라면 이렇게 같은 발음을 가진 글자를 구분하기 위해, 발음에 4개의 높낮이 변화를 주어 'mā(妈, 어머니), má(麻, 삼베), mǎ(马, 말), mà(骂, 야단치다)'로 단어를 구분합니다.

그래서 한국사람은 중국사람이 성조 높낮이 발음으로 말하는 걸 듣고, 목소리가 커서 시끄럽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 여성이 말하는 걸 들으면, 발음에 높낮이가 있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아름답게 들리기도 합니다.

 중국 한시 성조 운율 형식
 중국 한시 성조 운율 형식
ⓒ 출처: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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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시(漢詩)를 지을 때는 글자 수와 글자 발음 외에 구절(문장)의 글자 위치에 따라 지켜야 하는 운율(韵律)이라는 성조 형식이 있습니다. 중국어 성조 4개는 평성(平聲)과 측성(仄聲)으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시의 첫 번째 구절(문장)이 일곱 글자라면, 일곱 글자는 순서에 따라 '평성, 평성, 측성, 측성, 측성, 평성, 평성'이라는 성조 순서 형식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한자를 많이 알고 있는 한국사람이 이런 중국시의 운율 형식을 모르고 한시를 지으면, 중국사람은 시를 쓴 게 아니라, 산문글을 썼다고 평가합니다.

중국시(노래) 형식이 이렇게 엄격하다 보니, 중국사람은 서양 팝송을 받아들인 후, 원래 중국 노래 형식에 서양 팝송의 요소를 접목시켜 대중가요를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대중가요는 서양 팝송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서양 노래 느낌이라기보다는 중국 전통 민속악 느낌이 많이 납니다. 그러니까 노래 음계는 서양 7음계를 사용했지만, 서양 팝송만이 가지는 독특한 맛이 살지 않는 것이지요. 서양 팝송이 갖는 독특한 맛이 중국 음악 예술 형식에 함몰돼 버린 것입니다.

반면, 한국은 서양 팝송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즐기면서, 서양 팝송의 독특한 맛을 이해합니다. 그런 연후에 서양 팝송에 한국 민속 음악을 접목시키기 때문에, 한국 민속 음악적 요소와 서양 팝송의 음악적 요소가 서로 뒤섞이지 않고 잘 어울리게 됩니다.

중국사람이 중국에서 한류가 유행하는 이유로 말한, 한국 노래의 감정 표현 방법이 중국 노래의 감정 표현 방법과 다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사람은 한국 노래를 들으면서 중국 노래에는 없는, 그래서 자신이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성에 자극받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국사람이 한국문화에서 친숙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부분과 중국 문화에는 없어서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국 문화의 특성 세 가지 중 하나를 살펴봤습니다. 다음 기사에서 한국 문화와 중국 문화의 차이점 중 나머지 두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About Story] 한국에서 무역 일로 중국 사업가를 만나면서, 중국에서 장사 일로 중국 고객을 만나면서, 중국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일로 중국 선생님과 중국 대학생을 만나면서 알게 된 중국사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되도록이면 제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쓰려고 합니다. 나무만 보고 산을 못 보는 우를 범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에 관한 개략적인 이야기는 인터넷에 넘쳐 나므로 저는 저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글을 풀어가겠습니다. 이런저런 분야에서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의 피드백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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