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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민협 역량강화프로그램 1강이 6월23일 월드비전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북민협 역량강화프로그램 1강이 6월23일 월드비전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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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대북지원의 역사

남과 북의 민간교류의 역사는 90년대 중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일성 사후 1년 뒤인 1995년, 북한 전 국토의 75%가 피해를 입은 세 차례의 홍수와, 극심한 전력난, 누적된 사회주의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 등이 겹치며 약 33만 명이 아사하는(UN추정) 사상 최악의 식량난이 찾아온다. 이에 북한은 국제사회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고, 남한에서도 동포애에 기반한 '인도적 대북지원'을 시작함으로써 남북교류의 장이 열리게 되었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의 토대가 되었고, 국민들에게 남북교류를 통한 평화 통일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중적 통일운동이었다. 한편, 2008년부터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하에서 남북교류협력은 암흑기였다. 대북지원은 물론 접촉조차 어려웠던 그 긴 시간동안 남과 북은 많이 변했다. 변화의 폭은 남한보다 북한이 훨씬 컸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변화된 남과 북의 상황 속에서, 인도적 대북지원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다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다시 진행될 수 있을까?

이에 관한 내용으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가 주관하고 통일부가 후원하는 역량강화프로그램 첫 강좌가 6월 23일 금요일, 여의도 월드비전에서 열렸다. 첫 강좌는 오랜기간 대북지원사업에 관여해온 김보근 전 한겨레평화연구소장과 이주성 월드비전 북한사업팀장이 맡았다. 북민협 실무자, 연구자, 학생,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도적 대북지원에 관한 이해와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추후 6주간 매주 금요일 진행될 예정이다. 변화한 북한과 인도적 대북지원의 역할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첫 강좌의 내용을 소개한다.

북한의 변화상

"북한이요. 지금은, 돈이면 규율이 깨지고 있는 거예요."

평양시내에서는 이제 스마트폰을 들고 통화하고 사진을 찍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북한 전역의 휴대폰 사용자수는 5백만으로 추정된다. 10년 전, 검정 또는 회색 옷이 아니면 남쪽에서 보낸 지원의류들을 돌려보냈던 북한인데, 지금은 여성들의 옷차림이 형형색색이다. 평양 최대의 시장인 '통일시장' 안팎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다. 평양에만 2천여대의 택시가 운행을 하고 있는데, 돈을 더 얹어주면 안내원 없이도 현지인들의 목욕탕에 데려다주기도 한단다.

변화의 핵심은 시장화다.

"학자들은 북한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5M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휴대폰(Mobile phone), 시장(Market), 돈(Money), 자동차(Motor Cars), 중산층(Middle Class)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셋(Mindset)의 변화입니다. 주민들의 사고방식이 이미 시장중심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 김보근 전 소장

"시장화를 결코 무시할 수 없더라는 거죠. 이제는 북한을 사회주의계획경제라고 하는 틀 안에 묶어놓고서 그들을 보게 될 경우에 그들을 이해할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더라는 거에요. 시장의 발달이 그들로 하여금 변화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 이주성 팀장

그렇다면 북한이 변화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교류대신 제재만 이어지며 북한에 대한 뉴스는 핵, 미사일, 김정은의 폭력성으로 도배된 지난 3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김보근 전 소장은 2014년 김정은의 5.30 담화를 주목한다.

"김정은이 2014년 5월 30일, 고급일꾼들을 모아놓고 담화를 해요. 담화의 내용은 경제관리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었어요. 단, 사회주의를 지키면서.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적 소유' 그것이 사회주의다. 간략하게 말하면, 토지만 국유면 된다는 것이에요. 그렇게 되면, 임금을 많이 줘도 되고, 인센티브를 더 줘도 되고,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되는, 여러 가지 자유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었죠."

 강의중인 김보근 전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강의중인 김보근 전 한겨레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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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기초로 임금상한 철폐, 무역권한부여, 합영·합작회사 설립, 포전담당제(사적이익 보장) 등의 정책이 시행되었고, 제재국면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성장했다. 학자들은 북한의 연평균 성장률을 5%정도로 추정한다.

두 가지 함정 - '97년트랩'과 '대북지원 무용론'

북한은 굉장히 변했는데, 우리 사회는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보근 전 소장은 우리가 '97년트랩'에 빠져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명박-박근혜정부는 최근 북한의 모습이 여전히 97년도와 같은 열악한 모습인 것처럼 알려지는 걸 더 원했다. 그 저변에는 '북한붕괴'를 통한 통일만을 목표로 한 대북정책 철학이 있었다. 북한의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강조를 많이 했던 드레스덴 선언도 그러한 배경에서 등장했다.

인도적 대북지원 단체들도 모금의 편리성을 위해 북녘주민들을 불쌍하고 가여운 존재로 그리는 함정에 빠지기 쉬웠다. 하지만 2015년, 북한은 남측 민간단체들과의 만남에서 남한 정부와 언론이 그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더 이상 어린이와 관련된 취약계층 사업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북한이 그렇게 잘 살게 되었다면 인도적 대북지원이 필요한가? 라는 두 번째 함정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른바 '대북지원 무용론'이다. 하지만 대북지원은 긴급구호-복구지원-개발지원이라는 인도적 지원사업의 3단계 과정 중 긴급구호 필요를 벗어난 수준이다.

"현재 북한의 국민소득은 1천달러 수준 입니다. 우리는 3만달러 가까이 됩니다. 유엔이 북한의 식량사정과 어린이의 영양상태에 관해서 계속해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33만명이 굶어서 죽는 97년 상황은 아닙니다. 그 당시는 긴급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도, '개선'되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라는 것이 유엔의 이야기입니다."

대북지원이 없는 경협, 대북지원이 없는 평화협정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대북지원이 없다는 것은 남과 북이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개성공단이 문을 열고, 남북경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어렵지만,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은 모든 남북관계에 밑바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 새로운 시대의 인도적 대북지원

그렇다면 새 시대의 인도적 대북지원, 남북교류협력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이주성 팀장은 햇볕정책 시기와 같은 형태의 대북지원은 시효가 끝났고, 국제개발협력 기준에 맞는 새로운 판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인도적 대북지원의 성과라고 하면 화해, 통일, 평화, 만남 같은 거대하고 추상적인 민족화해적 가치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인도적 대북지원이 민족화해를 위한 수단이 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앞으로의 대북사업은 그러면 안됩니다. 민족화해라는 배 안에 타고 있으니까, 정치적 군사적 상황 변화에 의해 흔들리고 영향받게 됩니다. 이 배에서 내려야 합니다. 인도적 지원의 문제는 정치적, 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의 성과에는 개발원조를 통한 북한의 변화, 자립도, 측정될 수 있는 수치들이 나타나야 합니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국제적 기준에 맞추어 투명성과 설득력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오히려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국제사회의 개발협력에 대한 개념은 9.11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그 이전에는 잘 사는 나라가 못 사는 나라에 시혜적으로 베푸는 도덕적 동기와 그들에게 원료를 파는 경제적 동기 두 가지로 개발협력지원에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9.11 사태를 겪으며 공여국들의 생각이 바뀝니다. 원조 대상 국가의 빈곤의 문제와 정치적 불안의 문제가 자기네들한테 나중에 엄청난 후폭풍으로 밀려올 수 있다, 우리 안보적 이해관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거죠. 그러면서 원조의 개념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는 거죠. 그들의 문제가 나의 문제일 수 있다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거죠. 우리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오히려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입니다." 

 북민협 역량강좌프로그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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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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