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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모내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23일 서포면 구랑·조도마을 공동육묘장에서 김장수 대표가 모를 확인하고 있다. 이 모는 가뭄과 염해 피해로 모내기를 다시 해야 하는 농가들에 전달될 예정이다.
 ▲ 올해 모내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23일 서포면 구랑·조도마을 공동육묘장에서 김장수 대표가 모를 확인하고 있다. 이 모는 가뭄과 염해 피해로 모내기를 다시 해야 하는 농가들에 전달될 예정이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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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가 올해 처음 도입한 '마을단위 공동육묘장 지원 사업'이 묘판 가격인하 효과를 불러와 농민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특히 가뭄 피해로 모내기를 두세번 씩 하고 있는 농민들에겐 없어선 안 될 고마운 존재다.

농촌의 모내기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사천시가 펼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그 하나가 최근 각광 받는 무논점파. 모를 키우고 옮겨 심는 과정 없이 논에 볍씨를 직접 심는 방식이다. 사천시는 이 무논점파 방식을 가장 먼저 대중화 시킨 지자체로서 지금도 전국적 눈길을 끌고 있다.

무논점파는 노동력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벼와 함께 보리, 밀 등을 이모작 해야 하는 논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런 이모작 농가에서는 모내기를 통한 벼농사가 여전한데, 그래서 사천시가 지원하는 또 하나의 사업이 '육묘시설 지원'이다. 대략 1억 원의 시설자금 중 법인 또는 개인이 20~3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가 지원함으로써 운영자가 모를 길러 판매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사천시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이 사업을 펼쳐 곤양 2곳을 비롯해 곤명, 서포, 용현, 정동에 각 1곳씩, 모두 6곳의 육묘장을 공급했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이런 육묘장에서 공급되는 묘판은 1장에 3500원 선이다. 특히 모내기철이 후반부로 접어들면 값이 더욱 뛰어 4000~4500원까지 형성된다. 이는 소규모 벼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민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 도입된 것이 '마을단위 공동육묘장 지원 사업'이다. 기존 육묘장에 비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모를 키우는 일종의 공동육묘 방식인데, 사천시의회 김봉균 의원이 창원시 동읍농협 사례를 소개하며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는 "농민들이 대부분 고령화 된 상황에서 벼농사 중 가장 힘든 일이 모내기"라며 지원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첫 지원 대상은 서포면 구랑마을과 조도마을이다. 시비 4000만 원에 자부담 1100만 원으로 시설하우스(=1665㎡) 형태의 공동육묘장이 올해 4월 구랑마을에 탄생했다. 공동육묘 작목반원은 11명이다.

이곳에서 올해 생산된 묘판은 1만2000장 정도. 1회 7000장씩 3회에 걸쳐 2만1000장의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육묘장 완성이 늦어진 탓에 생산량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그 효과는 빛났다. 묘판 공급가격이 1장에 작목반원 2500원, 일반 2800원으로, 그 외 육묘장의 공급가격인 3500원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이 가격은 모내기철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까지 이어져 가격 상승 억제력 효과까지 발휘하고 있다.

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 이점희 식량작물담당은 23일 "인근 진주시의 경우 묘판 하나 값이 4000원 대"라며 "다른 때 같았으면 우리지역도 값이 올랐을 텐데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건 공동육묘장 덕"이라고 분석했다.

구랑‧조도마을 공동육묘장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갯벌을 메워 만든 간석지가 농경지의 대부분인 서포면에서는 올해 심한 가뭄과 염해(=염분으로 인한 피해)로 피해가 컸지만 그나마 공동육묘장이 있어 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공동육묘장 작목반에 참여하고 있는 조도마을 강금용(53) 씨는 "물이 없어 무논점파 논은 일찍이 말라버렸고, 이후에도 모내기를 두 번, 세 번 하는 농민이 여럿"이라며, "육묘장이 있어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공동육묘의 첫발을 내디딘 구랑‧조도마을 공동육묘 작목반 김장수(54) 대표는 앞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내년에는 다층 구조로 시설을 보완해 모를 더 많이 생산할 생각이다. 그러면 모 가격 안정에 더 도움이 될 거다. 또 모내기철 이후엔 호박이나 다른 작물의 모종도 키워서 육묘장 활용도를 넓혀볼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공동육묘, #사천, #서포면, #농업, #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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