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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가 공주보 상류 500m 지점에 23일 설치한 수류확산 장치. 공기방울을 내뿜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공주보 상류 500m 지점에 23일 설치한 수류확산 장치. 공기방울을 내뿜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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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가 공주보 상류 물 속에 또 다시 수류확산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비는 물속의 물을 빨아올려 프로펠러를 돌리는 방식으로 물의 흐름을 발생시킨다. 정체 수역의 녹조·부유물을 밀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24일 모니터링을 위해 찾아간 세종보 마리너선착장은 부유물이 띠를 이루고 있다. 꽃가루부터 녹조 알갱이까지 강물은 온통 부유물 천지다. 물고기 양식장에서 물속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차가 힘차게 돌아간다. 수공은 수차의 회전력을 이용하여 부유물을 밀어내는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윙-윙-윙-윙-

수차의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의 소음이 귓전을 때린다. 발전기에서 나오는 휘발유 냄새까지 진동한다. 둥근 날개가 달린 수차가 돌면서 부유물은 3~4m 떨어진 곳으로 밀려나 있다. 그러나 수차의 영향이 미치지 못한 곳은 여전히 녹조와 부유물이 뒤엉켜 있다. 버려진 낚시 어망에는 팔뚝만 한 눈불개 두 마리가 썩어가고 온통 악취가 진동한다.

털-털-털-털-

수자원공사가 공주보 상류 500m 지점에 설치한 마이크로버블기.
 수자원공사가 공주보 상류 500m 지점에 설치한 마이크로버블기.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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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상류 500m 지점 수상공연장으로 이동했다. 2년 전 수공이 설치한 마이크로버블기가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 수공에 따르면 마이크로버블기는 초미세산소기포를 수중에 공급해 녹조 형성을 억제한다고 한다. 그러나 공기 방울을 뿜어내는 앞쪽 3~4m 외에는 저수지나 늪지에 서식하는 수생식물인 '마름'이 촘촘히 자리를 잡고 있다.

기계 주변으로 부유물과 녹조 알갱이가 보인다. 물속에 설치된 낯선 기계가 보였다. 수공에 확인한 결과 '수류확산'장치였다. 물을 빨아들여 내뿜는 것으로 주변엔 전선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죽은 물고기도 둥둥 떠다닌다.

백제보 상류에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 20개가 설치되어 있다.
 백제보 상류에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 20개가 설치되어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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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녹조 확산과 수질 개선을 위해 4대강 수문개방을 지시했다. 금강에서는 지난 6월 1일부터 중간 보인 공주보의 수위를 20cm 낮춰서 방류하고 있다. 환경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질 개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공주보 개방 모니터링 협의체'를 구성하여 수문개방에 따른 변화를 측정 중이다.

양준혁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는 "국민 혈세로 진행되는 수문개방에 따른 모니터링을 하는 시기에 또 다른 장치를 설치한다면 정상적인 모니터링이 될 수가 없다. 작은 차이일 수 있으나 수공이 고의로 정부의 모니터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공의 방해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4년 큰빗이끼벌레가 발생하였다. 환경부는 보 상류의 지점을 선정하여 분포도 조사를 했었다. 당시 수공은 보트를 이용하여 강물을 휘젓고 떨어트려 수거하는 방식으로 방해 공작을 펼쳤다. 결국, 조사에 따른 서식빈도는 낮게 나타났다. 세금낭비만 한 꼴이다.

수공 담당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우리가 설치한 수류확산 장치"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따른 조사가 진행 중인데 수류확산 장치 설치로 모니터링에 방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운전 중이라 이따가 연락을 주겠다"고 급하게 끊었다.

백제보 상류에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 20개가 설치되어 있다.
 백제보 상류에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 20개가 설치되어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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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백제보 상류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세종보에서 보았던 수차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20여 대가 넘어 보였다. 주변은 물비린내가 진동하고 강물엔 녹조 알갱이가 둥둥거린다. 물고기 관찰로가 있는 건너편으로 이동했다.

물 위엔 주황색 부유물 차단 펜스와 30여 개의 하얀 부표가 떠 있다. 수공이 녹조 저감을 위해 설치한 장비다. 미생물에 의해 보릿짚 분해작용으로 녹조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죽은 물고기와 녹조 알갱이는 관찰되었다.

녹조 알갱이가 가득한 강물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닌다.
 녹조 알갱이가 가득한 강물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닌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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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년 기간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정민걸 교수는 현재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 나가 있다. 이메일과 SNS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은 정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 교수는 "4대강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되어 문재인 대통령이 수문개방을 지시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에 동참한 부역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 이유로 20cm 개방이라는 논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에는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수공은 녹조를 줄이기 위해 보릿짚과 수차 등 기계를 설치하였다. 4대강 사업으로 빚더미에 앉은 수공이 녹조 저감을 한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4대강의 수질 개선을 원한다면 수문을 활짝 개방해야 한다, 그것만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4대강 금강 물을 식수로 공급받는 보령댐의 오염물질이 증가하고 독성물질인 남조류 세포가 증가했다. 지난 14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보령댐 녹조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남조류세포수가 2만4천셀(cells/㎖)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의 수질예보 관심 단계가 발표됐다. 쉽게 설명하면 식수로 공급하는 물의 원수에서 남조류 독극물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다.


태그:#4대강 사업, #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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