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탈꼴찌에 성공했다.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0-3으로 완승하며 kt 위즈를 10위로 끌어내리고 9위에 올라섰다.

이날 승리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올 시즌 삼성은 전날 경기까지 LG에 5전 전패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선발로 예정된 차우찬을 상대로 이전까지 2경기에서 14.1이닝 동안 1득점에 그쳐 2승을 헌납하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FA 자격을 취득해 LG로 이적한 차우찬은 올 시즌 유달리 친정팀 삼성에 강했다.

이날 삼성은 차우찬 공략에 성공했다. 0-2로 뒤진 5회초 2사 후 이원석이 추격의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린 뒤 6회초 구자욱의 1타점과 러프의 3점 홈런에 힘입어 5-2로 단박에 역전했다. 이후에도 삼성은 차근차근 득점을 쌓아올려 10-3으로 승리했다. 차우찬에 패전을 안기며 LG전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10경기 0.405의 타율을 기록 중인 러프가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부동의 1번 타자 박해민도 최근 10경기 타율이 0.333으로 좋은데다 6개의 도루까지 성공시켜 상대를 뒤흔들고 있다.

구자욱은 LG와의 2연전에는 침묵했지만 이전까지 10경기 연속 안타로 호조를 과시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낸 이원석은 복귀 후 7경기에서 0.360의 타율로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민타자' 이승엽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최근 10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더했지만 그 외의 안타는 2개에 불과해 10경기 타율이 0.152로 좋지 않다. 21일 경기에는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어 8회초 대타로 한 타석 나왔을 뿐이다.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0.253까지 떨어졌다. 시즌 홈런 개수는 이미 두 자릿수를 넘어선 11개로 그의 이름값에 부합되지만 타율만큼은 그렇지 않다. 

# 삼성 이승엽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5월 월간 타율은 0.282로 나쁘지 않았으나 6월 들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타격감이 저하되었다. 6월 월간 타율은 0.216까지 떨어졌고 시즌 OPS(장타율+출루율)는 0.795까지 떨어졌다. 상대 배터리의 집요한 몸쪽 빠른공 승부는 이승엽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승엽이 부진한 가운데 삼성의 반등은 오히려 다행스러운 측면이 있다.

만일 이승엽을 포함한 모든 타자들이 불방망이를 휘두른다면 오히려 한꺼번에 집단 슬럼프가 찾아올 우려가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불안 요소가 상존하는 삼성으로서는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가 올 경우 다시금 속절없이 추락할 여지마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승엽의 타격감이 머지않은 시간 내 되돌아올 것을 의심하는 이는 드물다. 그렇다면 삼성이 꼭 필요로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이승엽의 방망이는 다시 터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해 통산 최다 홈런, 최다 타점, 최다 루타 등 숱한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는 이승엽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의 방망이가 다시 한번 불을 뿜으며 삼성의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