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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은 설악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대청봉에서 중청봉을 거쳐 끝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대부분 양양군에 속해있다. 속초시는 대청봉의 극히 일부구간으로부터 화채봉을 양양군과 경계로 하며, 인제군은 대청봉에서 중청봉과 끝청봉으로 나가 한계령에 이르기까지 줄곧 양양군과 경계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룬다.
▲ 설악산 양양군은 설악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대청봉에서 중청봉을 거쳐 끝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대부분 양양군에 속해있다. 속초시는 대청봉의 극히 일부구간으로부터 화채봉을 양양군과 경계로 하며, 인제군은 대청봉에서 중청봉과 끝청봉으로 나가 한계령에 이르기까지 줄곧 양양군과 경계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룬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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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오르는 방법은 크게 4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코스로는 오색에서 오르는 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다음으로 한계령(오색령)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 다음으로 천불동을 거슬러 올라 희운각에서 소청봉을 거쳐 대청봉을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코스는 대청봉을 오르기보다 많은 이들이 하산 길로 이용한다. 오히려 천불동을 이용해 대청봉을 오르는 이들보다 백담사를 경유해 구곡담을 거쳐 봉점암을 둘러보고 대청봉으로 오르는 이들이 더 많다.

이 모든 길은 각각의 장단점이 다 있다. 워낙 긴 코스인 천불동과 구곡담을 경유하는 길은 당일로 처음 설악산을 찾는 이들에겐 무리다. 하물며 백담사에서 시작해 영시암 바로 직후에 오세암을 거쳐 가야동 사거리에서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이나, 천불동의 초입인 비선대에서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을 경유해 공룡능선을 거슬러 오른 뒤 대청봉을 향해 걷는 길은 애초 여기에서는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

양양군 서면 오색2리 44번국도 옆에서 설악산의 최단코스 등산은 시작된다. 가을철엔 이 일대가 단풍산행을 즐기려는 산행객을 싣고 온 관광버스를 혼잡하기 짝이 없다. 이런 모습은 처음부터 해발 930m 기점에서 산행이 시작되는 한계령도 마찬가지다.
▲ 대청봉 등산로 기점 양양군 서면 오색2리 44번국도 옆에서 설악산의 최단코스 등산은 시작된다. 가을철엔 이 일대가 단풍산행을 즐기려는 산행객을 싣고 온 관광버스를 혼잡하기 짝이 없다. 이런 모습은 처음부터 해발 930m 기점에서 산행이 시작되는 한계령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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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에서 출발해 한계령으로 하산하는 길이 당일치기로 대청봉을 오르려는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는 5km로 대부분 오르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반대로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방법도 널리 이용되기는 하지만 이 코스도 8.3km라는 상당히 긴 코스다.

계곡의 시원함과 빼어난 골계미를 동시에 느끼려 한다면 천불동 코스를 첫손에 꼽겠다. 그러나 어차피 산행이란 오르고 내려가야 할 숙명을 지녔다. 양양군 서면 오색2리에 있는 대청봉 최단코스로 알려진 등산로는 그런 면에서 충분히 조건을 충족시킨다. 더불어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코스엔 2.6km 구간부터 2.9km 구간까지는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오른다.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시작한 설악산 산행은 출발해 10여 분 채 안 되어 만나는 돌계단으로 처음부터 질리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이 길을 이용해 하산을 하려면 무릎과 발목에 엄청난 고통을 이겨낼 각오를 해야 된다. 산행은 오르며 사용하는 근육과 내려오며 사용하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 대청봉 등산로 돌계단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시작한 설악산 산행은 출발해 10여 분 채 안 되어 만나는 돌계단으로 처음부터 질리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이 길을 이용해 하산을 하려면 무릎과 발목에 엄청난 고통을 이겨낼 각오를 해야 된다. 산행은 오르며 사용하는 근육과 내려오며 사용하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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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서면 오색리 등산로입구에서 시작한 설악산 산행은 출발해 10여 분 채 안 되어 만나는 돌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1km 이정표를 만나고도 돌계단은 끝이 없다. 이런 구간을 통과할 땐 앉아서 쉬기보다 보폭을 짧게 하고 천천히 호흡에 맞춰 올라야 된다. 자칫 심장에 무리를 줘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 1km 이정표 양양군 서면 오색리 등산로입구에서 시작한 설악산 산행은 출발해 10여 분 채 안 되어 만나는 돌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1km 이정표를 만나고도 돌계단은 끝이 없다. 이런 구간을 통과할 땐 앉아서 쉬기보다 보폭을 짧게 하고 천천히 호흡에 맞춰 올라야 된다. 자칫 심장에 무리를 줘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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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은 이정표를 지나서도 한동안 계속된다. 공원입구 1km 표기와 해발 710m가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에서 거리가 표기된 이정표와 옆의 6-2로 위치 표시가 된 1자형의 표지목 두 개가 동시에 있는 지점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단하게 보이는 1자형의 표지목을 반드시 기억하며 산행할 필요가 있다. 발목을 다치거나 스스로 걸을 수 없을 때 구조요청을 할 경우 이 6-2와 같은 번호를 반드시 알려줘야 빠른 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대청봉 등산로 돌계단 돌계단은 이정표를 지나서도 한동안 계속된다. 공원입구 1km 표기와 해발 710m가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에서 거리가 표기된 이정표와 옆의 6-2로 위치 표시가 된 1자형의 표지목 두 개가 동시에 있는 지점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단하게 보이는 1자형의 표지목을 반드시 기억하며 산행할 필요가 있다. 발목을 다치거나 스스로 걸을 수 없을 때 구조요청을 할 경우 이 6-2와 같은 번호를 반드시 알려줘야 빠른 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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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설악산을 다녀간 이들은 하산길은 시간이나 자신의 체력 등을 고려해 선택하지만, 오색에서 오르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가장 짧은 시간에 정상에 설 수 있고, 내려오는 길에 무릎에 많은 무리를 주는 돌계단을 차라리 오름으로 통과할 수 있다. 1.2km에 달하는 등산로 초입에서 불과 300여 미터 지점부터 시작되는 돌계단은 반대로 내려올 땐 발바닥부터 무릎, 허벅지까지 무리를 줘 고통스럽다.

이 계단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오르면 1km 이정표가 있는 해발 710m 지점까지 40여 분이면 어지간한 체력만 지녔어도 오를 수 있다. 그 다음부터 제1쉼터 표지가 있는 지점까지 이전보다는 완만한 경사의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대체로 첫 산행에서는 1km 지점까지 40여 분, 제1쉼터까지 1시간 걸리지만 보름 정도 지나면 이 시간이 약 15분 정도 단축된다. 그만큼 얼마나 자주 산행을 통해 근력을 늘이느냐에 따라 시간 차이가 확실히 난다.

돌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제법 전망이 좋은 너른 공터가 나온다. 이곳이 제1쉼터로 비가 많이 내렸을 때는 멀리서 독주폭포의 세찬 물소리도 들린다. 여기까지 1시간 안쪽에 오르면 3시간 정도에 대청봉을 오를 수 있으나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면 4시간 이상 걸린다.
▲ 제1쉼터 돌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제법 전망이 좋은 너른 공터가 나온다. 이곳이 제1쉼터로 비가 많이 내렸을 때는 멀리서 독주폭포의 세찬 물소리도 들린다. 여기까지 1시간 안쪽에 오르면 3시간 정도에 대청봉을 오를 수 있으나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면 4시간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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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쉼터엔 이 등산로에서 처음으로 탐방로안내를 하는 안내판을 만난다.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는 이 안내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곳부터 설악폭포까지는 거리는 좀 더 길지만 옆으로 비스듬히 산허리를 잘라 돌아가기에 크게 힘들지 않다.
▲ 탐방로안내판 제1쉼터엔 이 등산로에서 처음으로 탐방로안내를 하는 안내판을 만난다.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는 이 안내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곳부터 설악폭포까지는 거리는 좀 더 길지만 옆으로 비스듬히 산허리를 잘라 돌아가기에 크게 힘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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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쉼터로 표기된 지점은 전망이 좋다. 원래 이 지점은 지역에서는 '마당받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인장터나 독주골, 매봉, 설악골 등 산나물을 채취하는 이들이 새벽이면 마을에서 함께 올라 각자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저녁나절 모여 함께 하산하던 곳이다. 더러 등산을 목적으로 나선 이들도 지역민의 뒤를 따라 처음 가보는 길로 등산할 수 있었다. 90년대부터 야영이 전면 금지되고 비법정탐방로로 지정되며 안개가 자욱한 날이면 이 길들로는 비 맞은 모습이 될 정도로 나무들이 자랐고, 곳곳엔 넘어진 나무들로 길이 끊겨 주민들도 기피한다.

제1쉼터에서부터 설악폭포교가 있는 2.9km 구간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길이 줄곧 이어진다. 시간도 마당받이까지 올라오는 정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국립공원관리소 전화번호와 119구조대 전화번호가 적혀 있고 6-3 등으로 기점표시가 있는 1자형의 표지목을 지나 다시 훤히 트인 지점엔 제법 넓게 마루가 놓인 장소가 나타난다. 여기엔 이정표에 공원 입구 1.7km와 대청봉 3.3km 표시가 되어 있다.

제1쉼터까지 엄청난 체력적 부담을 안고 올라와 산허리를 가로질러 돌아오는 길이 가벼웠다. 그런데 올라가기만도 아쉬운데 내리막길이라니 싶은 구간이 나타난다. 하지만 능선도 아닌 이런 산허리에 어떻게 지형적인 특성을 모두 알고 길을 만들어 다녔을까 싶을 정도로 이 길 아니면 일반적으로 대청봉을 오르는 방법은 전무하다 싶을 만큼 주변 산세가 아래 위로 모두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이정표 제1쉼터까지 엄청난 체력적 부담을 안고 올라와 산허리를 가로질러 돌아오는 길이 가벼웠다. 그런데 올라가기만도 아쉬운데 내리막길이라니 싶은 구간이 나타난다. 하지만 능선도 아닌 이런 산허리에 어떻게 지형적인 특성을 모두 알고 길을 만들어 다녔을까 싶을 정도로 이 길 아니면 일반적으로 대청봉을 오르는 방법은 전무하다 싶을 만큼 주변 산세가 아래 위로 모두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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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쉼터부터 설악폭포까진 거리는 더 길어도 크게 어렵지 않다고 소개했듯 새벽 이른 시간 바람 선선할 때 등산을 시작했다면 이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는 따가운 여름 햇볕도 괴롭히지 않는다. 오히려 해발 1,000m에 이르는 지점에 이토록 키 큰 나무들이 많고, 숲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걷기 좋은 길을 즐길 수 있다.
▲ 설악산 등산로 제1쉼터부터 설악폭포까진 거리는 더 길어도 크게 어렵지 않다고 소개했듯 새벽 이른 시간 바람 선선할 때 등산을 시작했다면 이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는 따가운 여름 햇볕도 괴롭히지 않는다. 오히려 해발 1,000m에 이르는 지점에 이토록 키 큰 나무들이 많고, 숲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걷기 좋은 길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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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마을의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 4번째 만나는 이정표다. 여기에서부터 설악폭포까지는 조금 전 걸어왔던 길보다 조금 더 힘은 들지만 처음에 걸었던 돌계단에 비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더구나 이미 정상까지 거의 절반은 오지 않았느냐는 뿌듯함도 느끼게 된다.
▲ 이정표 오색마을의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 4번째 만나는 이정표다. 여기에서부터 설악폭포까지는 조금 전 걸어왔던 길보다 조금 더 힘은 들지만 처음에 걸었던 돌계단에 비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더구나 이미 정상까지 거의 절반은 오지 않았느냐는 뿌듯함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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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마을의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 4번째 만나는 이정표를 만나면 잠시 뒤돌아 걸어 온 길을 보자. 갑작스럽게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10여 명 비를 피할 수 있는 지점이 이곳이다. 이제부터 제법 크게 물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 안개 속에서 잠시 안개가 밀려나고 비쳐든 햇살이 눈부시다.
▲ 등산로 오색마을의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 4번째 만나는 이정표를 만나면 잠시 뒤돌아 걸어 온 길을 보자. 갑작스럽게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10여 명 비를 피할 수 있는 지점이 이곳이다. 이제부터 제법 크게 물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 안개 속에서 잠시 안개가 밀려나고 비쳐든 햇살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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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비탈길을 내려선다. 공원입구 2.3km와 대청봉 2.7km로 표기된 이정표까지 구간은 아기자기한 숲길로 안개 자욱한 날은 물론이고 햇살이 강한 날도 무더위를 별로 느끼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다만 대청봉 2.7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본 뒤 물소리가 커다랗게 들리지만 물은 보이지 않는 이 지점에서 잠시 경사가 급한 언덕을 짧게 올라야 한다.

언덕을 올라 요철이 심한 바위가 5% 가량 경사도로 누워 비라도 내리는 날엔 매어있는 밧줄을 잡고 올라야 되는 지점 직후에 공원입구로부터 시작해 5번째인 6-5 표지목에 해발999m로 적혀있다. 대청봉이 1708m니 이제 700m만 더 오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맛 볼 수 있다.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이 공원입구와 대청봉의 중간 지점으로 1980년대 서울올림픽이 개최될 무렵 몇 번 다양한 방법으로 실측을 했다.

오색마을의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 2번째 만나는 계곡이다. 이곳을 설악폭포라고 하지만 사실 설악폭포는 이 지점에서 위로 300여 미터를 거슬러 올라가 막다른 위치에 있다. 철다리가 놓인 이곳에서 계곡을 통과해 건널 수 있고 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반드시 이 지점에서 물병에 물을 채워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 설악폭포 골짜기 오색마을의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 2번째 만나는 계곡이다. 이곳을 설악폭포라고 하지만 사실 설악폭포는 이 지점에서 위로 300여 미터를 거슬러 올라가 막다른 위치에 있다. 철다리가 놓인 이곳에서 계곡을 통과해 건널 수 있고 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반드시 이 지점에서 물병에 물을 채워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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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한동안 물소리를 들으며 비교적 완만한 길, 분비나무가 넘어진 사이로 설치된 나무다리를 걷는다. 오래전에 설치해 이 구간에서 유일한 철다리인 설악폭포교에서 식수가 필요한 이들은 반드시 물병에 물을 채워야 한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중청대피소에서 생수를 구입하기 전엔 물을 마실 수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경사가 급한 비탈을 오른다. 이 지점을 통과해 능선에 올라서면 공원입구 3km와 대청봉 2km가 표시된 이정표가 나온다. 해발 1110m로 이제부터 600여 m만 표고차를 극복하면 대청봉 정상에 설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능선으로만 이뤄진 등산로를 줄곧 올라야 된다. 평지라면 이 정도 거리는 30분 남짓 걸으면 되지만 산에서 능선으로 이뤄진 길을 걷는다면 최소 1시간 이상, 1시간 반은 걸어야 된다.

설악폭포교에서 물을 받고 간식을 한 뒤 잠시 급경사를 오르면 만나게 되는 이정표다. 이제부터 짧게 오르고 잠시 평지를 걷기를 몇 번 반복하다보면 대청봉 1.3km 지점의 쉼터에 다다를 수 있다. 이제부터 나무의 종류가 현저히 달라지며, 아고산식생대를 구성하는 잣나무와 분비나무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 대청봉 2km 이정표 설악폭포교에서 물을 받고 간식을 한 뒤 잠시 급경사를 오르면 만나게 되는 이정표다. 이제부터 짧게 오르고 잠시 평지를 걷기를 몇 번 반복하다보면 대청봉 1.3km 지점의 쉼터에 다다를 수 있다. 이제부터 나무의 종류가 현저히 달라지며, 아고산식생대를 구성하는 잣나무와 분비나무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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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오히려 쉽게 지친다. 기왕 능선에 나섰으니 가끔 선채로 뒤를 돌아보며 주변 풍경을 살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 오르는 데만 열중한 나머지 아무 것도 못 보고 정상 표지석에서 인증사진 한 장 남기고 또 무작정 걷기만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앉아 10분 이상 다시 걸어야 된다는 마음이 들 때까지 일어설 줄 모른다. 천천히 걷다 10여 초 멀리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감상하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다보면 이 구간은 그리 어렵지 않게 대청봉 1.3km 남은 지점까지 오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잠시 쉬고 다시 비교적 경사가 가파른 능선인지 비탈인지 어중간하게 보이는 능선을 거슬러 오르며 뒤돌아보면 멀리 남쪽으로 점봉산이 엇비슷한 높이로 보이고, 멀리서 사람들의 말소리도 들린다. 한계령코스를 이용해 산을 오르고 내려가는 이들의 말소리로 끝청봉과 중청봉 구간을 통과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가깝게 들리는 것이다.

설악폭포교 지점에서부터 1시간가량 오르면 아고산식생대를 구성하는 잣나무와 분비나무들이 많이 눈에 들어오며 서서히 먼 곳 백두대간의 능선이 높이를 낮추며 굽어보인다. 대청봉 800m를 가늠할 수 있는 6-8 표지목을 만나고 나서부터 오래 걸리지 않아 오색에서 대청봉 구간의 마지막 표지목인 6-9번이 적힌 표지목 바로 직후에 뒤돌아보면 이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 점봉산 조망 설악폭포교 지점에서부터 1시간가량 오르면 아고산식생대를 구성하는 잣나무와 분비나무들이 많이 눈에 들어오며 서서히 먼 곳 백두대간의 능선이 높이를 낮추며 굽어보인다. 대청봉 800m를 가늠할 수 있는 6-8 표지목을 만나고 나서부터 오래 걸리지 않아 오색에서 대청봉 구간의 마지막 표지목인 6-9번이 적힌 표지목 바로 직후에 뒤돌아보면 이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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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와 박달나무, 자작나무, 분비나무가 숲의 주요 구성을 이루고, 아름드리 잣나무들이 바위에 몸을 얹은 지점을 통과해 나무로 만든 계단을 오르면 평지가 나오고 시야가 확 트인다. 수종도 확연히 바뀌어 자작나무와 잣나무, 분비나무가 주종이다. 5월 중순이라면 벚꽃이 반갑게 맞아준다. 간혹 찔레도 해당화도 아닌 그리 굵지 않은 가시나무가 눈에 띈다. 인가목이나 생열귀로 불리는 산해당화로 장미과의 이 나무는 알프스에서는 알프스의 장미란 의미로 알핀로제라 불린다.

잠시 걸어 분비나무와 잣나무가 키를 낮추면 시야기 확실히 트이고, 멀리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눈앞에서 크게 휘감아 도는 모양이 용이 아스라한 연무 속에서 꿈틀거리는 듯하다. 대청봉이 이제 200m 앞이다. 아니 이미 대청봉이다. 산의 정상만을 대청봉이랄 수 없는 바에야 끝청봉이나 중청봉, 화채봉이 아닌 이곳은 틀림없이 이미 대청봉이다. 세잎종덩굴과 은방울꽃,  분비나무가 당당한 대청봉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설악산을 찾은 이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대청봉을 오른다. 많은 이들이 설악산을 안다고 하지만 실상은 속초시에 속한 극히 일부분만 만났을 뿐이다. 요즘 산행을 하며 만나는 이들 대부분 대청봉을 처음 오른다며 설악동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최단 코스로 오색에서 오르는 게 좋다는 말을 듣고 오색리에서 저녁에 자고 새벽부터 산행을 했다고 말한다. 설악산은 이와 같은 조망의 맛을 느끼지 않고는 안다고 할 수 없다.
▲ 점봉산 조망 설악산을 찾은 이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대청봉을 오른다. 많은 이들이 설악산을 안다고 하지만 실상은 속초시에 속한 극히 일부분만 만났을 뿐이다. 요즘 산행을 하며 만나는 이들 대부분 대청봉을 처음 오른다며 설악동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최단 코스로 오색에서 오르는 게 좋다는 말을 듣고 오색리에서 저녁에 자고 새벽부터 산행을 했다고 말한다. 설악산은 이와 같은 조망의 맛을 느끼지 않고는 안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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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직선으로 수십 km 떨어진 금강산부터 오대산자락까지 빙 둘러 하늘의 경계 아래 조망된다. 향로봉도 지척이고, 고성군이나 멀리 주문지 앞까지 해안선도 거짓말처럼 눈에 들어온다. 양양군 일대의 산과 해안선이다.
▲ 대청봉 조망 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직선으로 수십 km 떨어진 금강산부터 오대산자락까지 빙 둘러 하늘의 경계 아래 조망된다. 향로봉도 지척이고, 고성군이나 멀리 주문지 앞까지 해안선도 거짓말처럼 눈에 들어온다. 양양군 일대의 산과 해안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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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30분 이상 시간은 속절없이 흘려보내기 일쑤다. 더러 기념촬영을 하겠다며 다리가 아파 쉬는 이들에게 비켜달라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 대청봉 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30분 이상 시간은 속절없이 흘려보내기 일쑤다. 더러 기념촬영을 하겠다며 다리가 아파 쉬는 이들에게 비켜달라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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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서의 유일한 기념사진이다. 대부분 혼자 산행을 하기에 이런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풍경만 담기 일쑤다. 뒤로 천불동을 가득 채운 구름이 시원하다. 이 풍경을 만나려 얼마나 오래 정상에 머물렀는지…
▲ 대청봉 설악산의 정상 대청봉에서의 유일한 기념사진이다. 대부분 혼자 산행을 하기에 이런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풍경만 담기 일쑤다. 뒤로 천불동을 가득 채운 구름이 시원하다. 이 풍경을 만나려 얼마나 오래 정상에 머물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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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정상 대청봉에 친구 내외와 올라왔으니 이 정도 풍경은 보여줘야 된다는 강박증까지 있었다. 제법 오랜 시간을 기다려 정상 일대부터 중청봉과 공룡능선까지 모두 가뒀던 구름이 걷히자 친구 내외는 제법 많은 사진으로 자신들의 대청봉 등반을 기념했다.
▲ 대청봉 설악산 정상 대청봉에 친구 내외와 올라왔으니 이 정도 풍경은 보여줘야 된다는 강박증까지 있었다. 제법 오랜 시간을 기다려 정상 일대부터 중청봉과 공룡능선까지 모두 가뒀던 구름이 걷히자 친구 내외는 제법 많은 사진으로 자신들의 대청봉 등반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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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척의 표지석을 두고 얼마간 여유를 부려도 좋다. 때론 이 지점에서부터 천천히 조망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며, 키를 낮춘 나무들의 겸손함을 더불어 배워도 좋다. 걸릴  거 하나 없는 산정은 때때로 구름에 가려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일순간 거짓말처럼 구름바다에 첨봉들을 섬처럼 띄워 올리기도 한다.

정상에서 날씨만 좋으면 변화무쌍한 바람과 구름의 군무도 볼만하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늘 있지도 않다. 어떤 날은 영원히 구름 하나 만날 수 없을 듯 싶고, 어떤 날은 영원히 구름이 걷히지 않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어떤 날씨를 만나느냐는 그만큼 천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솔직히 난 크게 존경심과 같은 걸 지니지 않았지만 시 한 편은 이곳에 오르면 기억한다.

설악산

설악산이여!
이 밤만 지나면
나는 당신을 떠나야 합니다.
당신 품속을 벗어나
티끌세상으로 가야 합니다.
마지막 애달픈 한 말씀
애원과 기도를 드립니다.

설악산이여!
내가 여기와
흐르는 물 마셔 더운 피 되고
푸성귀 먹어 살과 뼈 되고
향기론 바람 내 호흡되니
이제는 내가 당신이요
당신이 나인걸 믿고 떠납니다.

설악산이여!
내가 사는 동안
또 무슨 슬픔 있으리이까.
아픔이 있고, 외로움 있고
고통 통분할 일 겹칠 적이면
언제나 사랑의 세례 받으러
당신만을 찾으리이다.

-노산 이은상 <설악산>

얼마간의 머무름, 그리고 시인의 시 한 수를 속으로 읊조려보고 구름이 걷힌 장쾌한 공룡능선을 보며 끝청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다음 편에 계속)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양양군, #설악산, #양양여행, #대청봉, #점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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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보고, 많이 듣고, 더 많이 느끼고, 그보다 더 많이 생각한 다음 이제 행동하라. 시인은 진실을 말하고 실천할 때 명예로운 것이다. 진실이 아닌 꾸며진 말과 진실로 향한 행동이 아니라면 시인이란 이름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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