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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조 제2항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제3항 법률이 정하는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

2013년 10월 24일 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한 장의 팩스를 발송했다. 팩스의 제목은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이었다. 이유는 노조원 중 해직자가 있다는 이유였다. 당시 전교조 조합원 중 해직자는 9명이었다. 반면 전교조 조합원은 6만여 명에 달했다. 정부는 고작 9명의 해직자 때문에 6만여 명의 조합원 지위를 박탈해 버린 것이다. 이로써 전교조는 설립 25년, 합법화 14년 만에 법적 노동조합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

전교조의 역사는 곧 수난의 역사였다. 교직원 노동조합이 처음 설립된 것은 1960년이었다. 당시 1,500여 명의 교사들이 교원노조를 결성했으나 다음해 벌어진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로 수많은 교사들이 구속·해직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교원운동은 언제나 정권의 탄압을 받아야 했다. 그러던 중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물결 속에서 그해 7월 '민주교육추진 전국 교사 협의회(전교협)'가 결의되었고 같은 해 9월 '전교협'이 창립되었다. 그리고 1989년 5월 28일 드디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정식 출범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전교조를 출범과 동시에 불법 단체로 간주했다. 정부는 탈퇴 각서를 각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배포하고 전교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즉각 해임을 하겠다며 협박했다. 그러나 정부의 협박에도 전교조 교사들은 노동조합을 탈퇴하지 않았고 결국 1,527명의 교사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파면·해임되어야 했다. 당시 문교부가 전교조 식별법이라며 일선 학교에 배부한 공문은 오히려 전교조 교사들의 명예를 치켜세워준 사건으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전교조 식별법

1)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2) 학급에서 아이들과 신문을 내고 글을 받아서 문집 활동을 하는 교사
3)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상담을 자주 하는 교사
4) 동아리에서 신문, 민속, 탈춤, 민요, 노래, 연극 등을 가르치는 교사
5)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
6) 아이들의 자율성, 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7) 생활한복을 입고, 풍물패를 조직하는 교사
8) 직원회의 때 교장선생님의 말에 원리원칙을 따지며 토를 달고 발언하는 교사

이후 김영삼 정권이 출범하고 한국이 OECD에 가입하려 하면서 전교조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OECD 이사회가 한국에서 교사의 노동자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OECD는 김영삼 정부에게 교원의 단결권 보장, 민주노총 합법화, 해고자 및 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을 요구하였고 산하 기구인 고용노동사회위원회(ELSA)가 한국의 약속 이행 상황을 2007년까지 감시하는 조건으로 1996년 10월 11일 가입을 승인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은 OECD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IMF 외환위기 속 김대중 정권이 출범했다. 김대중 정권은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전교조의 합법화를 논의했다. 오랜 투쟁과 우여곡절 끝에 1999년 1월 6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같은 해 7월 1일 시행되면서 전교조는 62,654명 조합원의 이름으로 합법노조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이에 더해 당시 노사정위원회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에 합의한 바 있다. 협약 77조는 "정부는 노동기본권 확충을 위하여 실업자에게 초기업단위 노조의 가입자격을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3년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참교육을 위한 전교조 교사들의 오랜 기간 노력을 무시한 행위다. 이에 더해 교사의 노동자성 보장이라는 OECD 가입조건과 실업자의 초기업단위 노조 가입자격 인정이라는 노사정위원회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위반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이 노동조합 설립하는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고 과정에서 1,600명에 달하는 교사가 해직·파면되어야 했을까. 그리고 정부는 왜 무리를 하면서까지 전교조를 법외노조화 시키려 했을까. 이와 같은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를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태도를 통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헌법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의 노동3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어 제3항은 주요방위산업체 종사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 이에 따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제6조는 노동조합의 가입 범위를 6급 이하 공무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동법 제11조는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은 파업, 태업 또는 그밖에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공무원의 쟁의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교원노조법 또한 제8조에서 동일하게 쟁위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2항은 "'방위사업법'에 의하여 지정된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전력, 용수 및 주로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주요방위산업체 종사자의 쟁위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렇듯 법률은 철저히 공무원 등의 노동조합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법의 태도가 처음부터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공무원의 노동3권 제한과 주요방위산업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제한은 각각 1963년 5차 개헌과 1972년 7차 개헌에서 도입된 규정이다. 5차 개헌은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 직후 이루어진 개헌이고 7차 개헌은 박정희 정권이 장기집권을 위해 헌법을 유린한 유신개헌이다.

5차 개헌 이전 헌법은 "근로자의 단결,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의 자유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보장된다"고만 규정하여 공무원이나 주요방위산업체 노동자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박정희 정권은 정권유지를 위해 강력한 권력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 조직의 장악이 필요했고 공무원들의 노동조합활동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후 영구집권을 꿈꿨던 박정희 정권은 반공이데올로기를 통해 한국을 군사국가화 시켜갔는데 이 과정에서 방위산업체 종사자들의 단체행동권마저 제한된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며 공무원의 파업에 반대한다는 주장이 있다. 간혹 공무원에게 "내가 낸 세금으로 너희들 월급을 준다"며 큰소리를 치는 민원인들도 있다.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특정인을 위해 일하면 안 된다는 의미일 뿐이다. 공무원들의 월급이 주로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세금은 단순히 공무원 급여의 제원일 뿐 그 이유로 국민과 공무원 간 상하관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이 파업을 한다면 국민들은 불편을 겪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노동3권 제한이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교사가 파업을 하면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 될 것이다.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파업을 한다면 민원처리에 차질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고스란히 국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노동자로써 파업을 하는 것은 그들의 당연한 권리다.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민들의 불편이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공무원의 파업에 의한 국민들의 불편은 노동기본권의 확립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에 더해 파업은 노동자가 하는 것이지만 그 원인까지 노동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측(정부) 역시 파업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

공무원 노동조합의 파업이 반드시 시민들의 손해로 이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1989년 문교부가 배부한 전교조 식별법에서 알 수 있듯 전교조 활동 이전 학교에서는 촌지가 일상적이었고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교사로 인식될 정도로 참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 의해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임명된 노태강은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 국장으로 재임하던 2013년 정부 실세의 비리를 눈감으라는 청와대의 압력에 굴하지 않다 결국 사표를 써야했다. 공무원이 권력에 종속되고 중앙부처 국장급 고위직 공무원마저 정권에 의해 찍혀나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용자(정부)를 견제할 힘있는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강한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노태강의 사퇴압력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을 것이다. 노동자(공무원)가 사용자(정부)를 견제할 수 있었다면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라는 대통령의 탄핵까지 야기한 사상초유의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무원 노동조합이 궁극적으로는 국가전체의 이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듯 노동3권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이는 공무원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앞서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살펴보았듯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권이 제한된 노동3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기에 공무원이 파업 할 권리는 노동자로서 당연한 권리다. 그리고 공무원 노동조합의 파업은 일시적으로 시민들의 불편함으로 이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국가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공무원 노동3권의 보장을 고집스럽게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의 장악이 권력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2013년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헌법의 공무원 노동3권 제한은 비교법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조항이다. 한국과 같이 공무원의 노동3권을 제한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박정희 정권은 우리 헌법에 너무나도 많은 독소조항을 삽입했다. 박정희가 죽은 지 38년이 지났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 24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헌법에는 박정희의 유산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광민 변호사는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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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이며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헌법 쉽게 읽기' 등이 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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