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 ⓒ 박진철


서남원 매직이 또다시 다 쓰러져 가던 KGC인삼공사를 구했다.

인삼공사는 이번 여자 프로배구 대이동 국면에서 무기력하게 추락할 뻔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돌풍을 일으키는 데 수비의 중심축이었던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34세)이 흥국생명으로 FA 이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인삼공사 구단은 김해란의 수비 공백을 공격력 강화로 메우기 위해 FA 시장에 나온 국가대표 레프트 박정아(전 IBK기업은행)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마저 실패했다.

구단 관계자는 12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박정아 영입을 위해 연봉 2억7천만 원까지 제시했지만,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5월 20일 FA 2차 계약 선수 명단을 공시하면서 박정아(25세·187cm)가 한국도로공사와 2억5천만 원에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FA 대어를 잇따라 놓치면서 지난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 2년 연속 최하위의 수렁에 빠졌던 악몽이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서남원 매직에 '포기'란 없다

그러나 서남원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구단과 FA 보상 선수 지명과 트레이드 협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3일 보상 선수 지명 이전에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협의 끝에 도로공사 소속 오지영(30세·170cm)과 FA 보상 선수를 맞바꾸기로 했다. 오지영은 리베로와 서브를 위한 교체 멤버로 활용이 가능한 선수다.

그에 따라 서 감독은 흥국생명에게 행사할 보상 선수를 김종민 감독이 원했던 유서연(19세·174cm)으로 지명했다. 그리고 지난 7일 유서연과 오지영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흥국생명의 리베로 중 한 명을 지명할 수도 있었지만, 서 감독은 오지영이 더 효용 가치가 많고 김해란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비 부족, 공격과 높이 강화로 메운다

지난 4일에는 GS칼텍스와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2 대 2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인삼공사의 센터 문명화(23세·189cm)와 레프트 김진희(25세·175cm)가 GS칼텍스로 가고, GS칼텍스의 센터 한송이(34세·186cm)와 세터 시은미(28세·176cm)가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서 감독은 한송이를 레프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송이의 원래 포지션도 레프트다. 그러나 GS칼텍스에서 팀 사정상 센터로 포지션 변경을 했었다. 한송이는 센터 전환에 대해 은퇴를 고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감독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한송이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현재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송이의 영입은 선수 본인과 구단이 윈윈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랫동안 국가대표 레프트로 활약했던 한송이는 인삼공사의 나이 어린 공격진에 경험과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카드다.

'더 절실해진' 선수들 대거 합류

여기가 끝이 아니다. 서 감독은 지난 5월 31일 FA 3차 계약에서 지난 시즌 FA 미계약으로 팀을 떠났던 이연주(28세·180cm)를 다시 복귀시켰다. 이연주는 2015~2016시즌까지 인삼공사의 주전 레프트였다. 지난해 CMB 대전방송 배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코트 복귀에 대한 간절함을 키웠다.

이로써 인삼공사 레프트는 한송이, 이연주와 기존 최수빈(24세·175cm), 지민경(20세·184cm), 박세윤(20세·178cm)이 신구 조화를 이루게 됐다.

지난해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했던 알레나(28세·190cm·라이트)가 재계약을 했기 때문에 인삼공사의 좌우 공격진은 지난 시즌보다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블로킹 높이가 크게 올라갔다.

센터와 세터 부분은 지난 시즌과 거의 동일하다. 센터는 한수지(29세·182cm), 유희옥(29세·185cm), 장영은(25세·182cm), 이선정(20세·182cm)이 책임진다. 레프트진이 강화됨에 따라 장영은이 다시 센터로 돌아간다.

세터는 이재은(31세·176cm), 시은미(28세·176cm), 김혜원(22세·173cm)으로 지난 시즌과 똑같다. 리베로는 오지영(30세·170cm)과 박상미(24세·165cm)가 맡는다. 서 감독은 경우에 따라 최수빈도 리베로로 투입해 김해란의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이동 국면, 절망에서 해피엔딩으로

아쉬움도 있다. 지난 2015~2016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였던 이지수(21세·185cm·센터), 박소영(21세·178cm·레프트), 손아영(23세·170cm·리베로)이 팀을 떠나게 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인삼공사는 김해란의 수비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고, 공격력 강화라는 플러스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마치 전쟁 같은 사상 초유의 대이동 국면에서 인사공사의 성적표는 해피엔딩이다. 서 감독과 구단 관계자도 입을 모아 "올 시즌 선수 보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전체 선수 15명 중 서 감독이 지난해 인삼공사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새롭게 영입된 선수가 9명이나 된다. 사실상 '서남원표 외인 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돌풍을 몰고 왔던 서남원 매직이 올 겨울 V리그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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