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이 UCL 2연패를 달성했다.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이 UCL 2연패를 달성했다.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지네딘 지단 감독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일구며 감독으로서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4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멀티골과 함께 카세미루, 아센시오가 한 골씩 보태며 유벤투스를 4-1로 대파했다.

이로써 지단 감독은 1992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처음으로 2연패를 차지한 감독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동시에 클럽 사상 12번째 우승을 견인해 명실상부 최고의 감독임을 입증했다.

지단 감독이 이룬 대업이 앞서 레알의 레전드로 추앙받는 미구엘 무뇨스와 비슷하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1960년대 레알의 황금기를 이끈 무뇨스는 선수와 감독으로 유러피언컵(UCL 전신)을 우승한 첫 번째 인물이다. 선수 은퇴 후 1960년 레알 감독으로 부임한 무뇨스는 라리가 우승 9회, 유러피언컵 우승 2회를 지휘하며 레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감독의 행보가 이래저래 닮은 것도 재밌다. 무뇨스는 현역 은퇴와 맞물려 2군 팀을 지휘하다 한 시즌 만에 1군 사령탑으로 파격 승진했다. 만 37세에 불과한 신출내기 감독이 명가의 지휘봉을 이어받는다고 했을 때 반가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그러나 무뇨스는 보란 듯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7-3 승) 감독 데뷔 시즌에 빅이어를 들어올려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단 감독도 레알 사령탑으로서 첫 출발 당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가득했다. 2014년 카스티야 부임 후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1군에 승격하자 대다수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불만 가득했던 스타 선수들에게 '형님 리더십'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그리고 부임 5개월 만에 UCL 결승전서 아틀레티코를 꺾고 우승을 맛봤다. 올 시즌 들어서는 한층 더 완숙미를 뽐내며 5년 만의 라리가 우승과 함께 UCL 제패로 더블을 기록했다.

 미구엘 무뇨스 감독

미구엘 무뇨스 감독 ⓒ 위키피디아


무뇨스는 부임 후 황혼기인 디 스테파노, 푸스카스를 대신해 아마로, 세레나, 산치스 등 국내의 젊은 자원 중심으로 대대적인 팀 개편에 성공해 레알을 유럽 강호로 올려놨다. 지단 감독 역시 올 시즌 들어 공격 중추인 BBC(베일-벤제마-호날두) 의존도를 낮추고 이스코, 아센시오, 바스케스 등 스페인 선수들을 중용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축구계에는 "스타 플레이어는 명장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단 감독은 이를 비웃듯 스타군단 레알을 완벽히 장악해 최고 감독으로 우뚝 섰다. 선수 시절 레알 전성기의 중심에 섰던 그가 감독으로서도 황금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더해 무뇨스도 이루지 못한 UCL 2연패를 이뤘다. 무뇨스는 15년 동안 백곰 군단을 지휘했다. 지단 감독 역시 대선배의 발자취를 꾸준히 따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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