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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Geneva Palexpo)에서 열린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Geneva Palexpo)에서 열린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이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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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대책을 지시하면서, 자동차 업계도 친환경 차 시장 확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친환경 차 보급 확대를 언급하면서,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를 전면 중단하고, 이를 통해 임기 안에 미세먼지 배출량을 지금보다 30% 이상 줄이겠다고 했다.

정부도 이같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유세 인상부터 미세먼지를 유발하지 않는 액화천연가스(LPG) 차 규제 완화를 담은 법안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친환경 차 보급을 늘리기 위한 지원 대책도 더욱 다양해진다. 친환경 차 구입시 보조금 확대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 보급도 더욱 늘리겠다는 것. 또 친환경 차 개발과 보급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법적 장치도 마련한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친환경 차 시장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해외에서 친환경 차를 53만2419대 팔았다. 지난 2009년에 처음으로 친환경차를 내놓은 지 8년 만에 누적 판매 대수로 50만대를 넘어선 것.

이 가운데 국내 시장 판매는 20만7247대였다. 글로벌시장에선 이보다 훨씬 많은 32만5172대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9년 국내서 처음으로 6000여 대를 시작해서 작년 말 기준으로 13만여 대를 국내외서 판매했다"면서 "8년 만에 거의 20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해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8년 만에 20배 넘는 고속성장의 배경

사실 자동차 업계에서 특정 차종이 이처럼 단시간에 고속성장을 하기란 쉽지 않다. 자동차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당장 경쟁력을 갖추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차도 마찬가지다. 8년 만에 20배 넘는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실제로는 지난 2015년 이후부터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그동안 국내외서 이들 차량의 판매 대수는 매년 평균 5-6만 대 수준이었다가, 작년 한 해에만 12만8376대로 급증했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현대기아차가 작년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친환경 차 전용 플랫폼이 있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가운데 친환경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을 생산하는 곳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이를 기반으로 나온 친환경 차가 바로 아이오닉(현대차)과 니로(기아차) 등이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사실상 국내 친환경 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국내 친환경 차 시장의 60% 이상을 석권했고, 해외시장에서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6858대가 판매됐지만, 해외 판매대수는 1만4629대였다. 작년 7월부터 수출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국내 시장보다 2배 이상의 해외 판매가 이뤄졌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일렉트릭 16년/17년 판매량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일렉트릭 16년/17년 판매량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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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수출은 1만4409대를 기록했다. 아직 공식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5월 수출 물량을 감안하면 이미 작년 수출 판매 대수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세라면 아이오닉(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한 차종으로 6만여 대 가까운 수출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같은 인기의 바탕에는 아이오닉의 차량 자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AutoBuild)는 작년에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와 비교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프리우스의 우세를 예상했었다. 상대는 친환경 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리우스였고, 현대차의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의 후발주자였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괴물 연비' 도요타 프리우스의 벽을 넘다 

아우토빌트지는 당시 모두 7가지 항목에 걸쳐 비교평가를 진행했다. 차체를 비롯해 환경(이산화탄소 배출량, 공차 중량, 소음 등), 주행성능, 커넥티비티, 편의성, 파워트레인, 비용 등으로 총 750점 만점이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7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프리우스를 앞섰다. 총점에서도 아이오닉은 543점을 얻었고, 프리우스는 529점이었다.

아우토빌트의 편집진도 이같은 결과에 자못 놀라웠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날렵하고 모던한 디자인이 우수했다는 평가와 파워트레인과 기어 변속감, 고속 주행 시 기대치보다 높은 가속 성능에 높은 점수를 줬다.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 하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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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이브리드차에서 중요한 연료 효율성(연비)에서도 아이오닉은 이미 프리우스를 제쳤다. 올 초 아이오닉의 경우 신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22.4km(복합, 15인치 타이어 기준)를 기록했다. 당시 기자가 직접 몰아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리터당 26km에 육박할 정도였다. 4세대 프리우스는 리터당 21.9km(복합)였다.

미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작년 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개한 연비 결과를 보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블루가 복합연비 58MPG(15인치 타이어 기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미국시장에서 판매 중인 휘발유 및 하이브리드 차종을 통틀어 1위에 해당한다. 2위는 신형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에코 모델로 복합연비 56MPG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90년대 말부터 생산된 프리우스는 '괴물 연비'라는 이름으로 세계 친환경 차 시장을 주도해왔다"면서 "순수 국내 하이브리드 독자 기술로 만든 아이오닉이 미국 시장에서 프리우스를 앞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아이오닉 전기차 역시 상품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우토빌트는 아이오닉 전기차와 독일 베엠베(BMW)의 신형 아이3(i3)와의 간단한 비교평가에서 "두 차종이 거의 동등한 수준의 점수표를 받았다"고 적었다.

아우토빌트는 "아이오닉 전기차의 경우 민첩성과 핸들링, 고속 주행 시 안정된 승차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면서 "아이3의 경우 내부공간의 편의성 등에서 우수했다"고 전했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의 친환경 차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들은 어떻게 미국서 친환경 차의 강자가 됐나  

아이오닉 전기차의 전비(電比)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기차의 전비는 가솔린 등 내연기관의 연비와 같은 개념이다. 미국에선 엠피이지(MPGe, Miles per gallon gasoline equivalent)라는 용어를 쓴다. MPGe는 휘발유를 쓰지 않는 전기차의 연비를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하기 위해 미국에서 도입한 것이다. 휘발유 1갤런은 넣는데 들어가는 돈으로 전기차를 충전했을 때 얼마를 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전기차 연비 및 연간 예상 연료비 비교
 전기차 연비 및 연간 예상 연료비 비교
ⓒ AC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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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아이오닉 전기차의 경우 복합전비가 136MPGe 인증을 받았다. 도심전비는 150MPGe, 고속도로에선 122MPGe 였다. 전기차 부문에선 1위였다. 2위는 독일 BMW i3로 복합 124MPGe였다. 쉐보레 전기차 볼트는 119MPGe 였고, 폴크스바겐 e-골프는 116MPGe, 닛산 리프는 114MPGe 였다. 또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모델 에스 60디(S 60D)는 복합전비가 104MPGe 였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비영리기관인 에너지경제효율위원회(ACEEE)가 발표한 최고의 친환경 차에 아이오닉 전기차가 꼽혔다. 위원회 자체기준인 그린스코어에서 아이오닉 전기차는 64점을 받았다. BMW i3와 프리우스 에코 모델 등이 뒤를 이었다. 아이오닉 전기차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게 된 이유는 환경 유해지수에서 가장 낮은 평점인 0.78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에너지 민간기구 등의 평가는 아이오닉의 글로벌 판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오닉 전기차는 작년 한 해 동안 5715대(국내 3700대, 수출 2015대)가 팔렸다. 지난 3월까지는 모두 3434대가 팔렸는데, 이 가운데 해외 수출물량만 2143대였다. 석 달 만에 이미 작년 수출물량을 넘어섰다.

기아차의 니로(Niro) 역시 국내외 인기가 여전하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니로는 작년 출시부터 올해까지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 차다.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2만7992대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친환경 차 시장의 총판매량은 1만6020대였다. 이 가운데 4482대(28%)가 니로였다.

니로 하이브리드 16/17년 판매량
 니로 하이브리드 16/17년 판매량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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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미국 시장에 선보인 니로는 출시하자마자 하이브리드 차량 월간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 미국 친환경 차 전문 사이트인 '하이브리드카즈닷컴'에 따르면 니로 하이브리드는 지난 2월에 2143대가 팔렸다. 미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7.56%의 비중이다.

미국보다 먼저 진출한 유럽에서도 니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작년 5월 출시 이후 6월까지 두 달 동안 단 12대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적량이 늘어난 8월부터 1000대 넘게 팔리기 시작하더니, 9월부터는 프리우스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후 올 2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프리우스보다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니로는 2538대가 팔렸고, 프리우스 판매는 755대였다. 니로가 프리우스보다 3배 넘는 판매량을 보인 것이다.

니로의 인기 배경 역시 아이오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니로의 갤런당 50마일에 달하는 고연비와 감각적인 내외 디자인, 소형 SUV와 맞먹는 뛰어난 효율성 등을 높게 평가했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친환경 차가 됐다. 물론 글로벌 친환경 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추격자'다. 8년 만에 20배 넘는 폭풍성장을 이뤘지만, '하이브리드'의 원조격인 프리우스의 글로벌 누적판매를 따라잡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에 우리 고유의 기술과 플랫폼으로 내놓은 친환경 차가 프리우스를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는 고무적이다.

이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차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또 4차산업혁명 시대에 친환경 차를 둘러싼 기술개발과 시장 쟁탈전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아이오닉과 니로, 국산 토종 친환경 차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 하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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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과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친환경 차의 마침표 찍다
국산 친환경 차의 상징인 아이오닉과 니로가 또 한 번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5일 기아차는 니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니로는 그동안 하이브리드(HEV) 모델만 선보였다. 아이오닉도 지난 4월 PHEV 모델을 내놨다. 아이오닉은 지난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EV)모델을 선보였고, 올해 플러그인 모델까지 내놓으면서 친환경 차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PHEV는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다. 전기차에 없는 내연기관을 갖고 있고,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모터도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와 달리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해 쓸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니로 PHEV 모델은 완전 충전, 주유 시 한 번에 최대 84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다. 1회 충전 시 전기모드만으로 최대 40km까지 달릴 수 있고, 하이브리드 모드로는 8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아이오닉 PHEV 모델은 1회 충전 시 전기만으로 최대 46km 달릴 수 있다. 전기와 휘발유를 넣고 최대 900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쪽 설명이다.

이들 PHEV 모델의 경우 국내시장에선 아직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비와 활용성 측면에서 장점이 분명하지만, 다른 친환경 차에 비해 실제 구매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PHEV 모델은 일반 하이브리드차보다 400~500만 원 비싸다. 물론 보조금이 500만 원 정도 나오지만, 이 역시 전기차의 보조금 수준인 1400~2600만 원보다 적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선 PHEV 차량에도 전기차 수준의 보조금 지급으로 친환경 차 시장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해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PHEV 모델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기아차의 PHEV 모델 수출 대수는 1308대로, 처음으로 월간 수출 1000대를 넘었다. 이는 작년 12월 638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 4월까지 누적 대수도 2090대다. 작년 한 해 동안 현대기아차 PHEV 차량이 2891대 팔린 것을 감안하면, 4개월 만에 이미 70%를 넘어섰다.

아이오닉 PHEV도 지난달에만 359대 수출됐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37대만 팔렸다. 국내 판매량보다 10배 넘게 해외로 팔리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PHEV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친환경 차"라며 "올해 안에 니로 PHEV도 본격적인 수출에 나설 경우, 친환경 차 수출 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SUV 니로
 소형 SUV 니로
ⓒ 하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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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친환경차, #현대기아차, #아이오닉, #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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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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