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큐브가 있었고 아트하우스 모모가 있었고 무비꼴라쥬가 있었고 상암동의 시네마테크 KOFA도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볼 기회가 널린 곳이 서울이었다.

제주로 이주한 지 일 년을 넘기고 영화관 스크린 대신 파란 바다에 눈을 씻는 일도 조금은 시들해졌고, 그나마 복합영화관이 몇 군데 있는 제주 시내에서 살다가 감귤꽃 향기 진동하는 서귀포 시골로 이사하고 나자, 신문에서만 보던 '문화 소외 계층'이 다름 아닌 나! 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인구 18만의 서귀포시에는 복합영화관이 딱 하나 있다)

수많은 '이민자'가 있고, 특히 문화적인 욕구가 강한 젊은 층 유입 인구가 많은 제주도에서 이런 문화적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다. 특히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 영화는 제주 지역에서 아예 개봉하지 않아 볼 수 있는 길이 없었는데, 제주 지역 미개봉 다양성 영화를 '합법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제주 곳곳의 시네필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제주 지역 미개봉 다양성 영화 상영하는 '우리 각자의 영화관'

 우리 각자의 영화관 제2회 상영회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 현장.

우리 각자의 영화관 제2회 상영회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 현장. ⓒ 우리 각자의 영화관


'우리 각자의 영화관'은 제주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는 단체로 영화 배급사를 통해 영화를 공급받아 제주도 전 지역을 찾아다니며 상영회를 개최한다. 작년 가을 서귀포 관광극장 등에서 진행된 제1회 상영회에서는 윤가은 감독의 GV와 함께 청룡영화제 수상 영화 <우리들>을 상영하여 수준 높은 문화 행사로서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었다.

1회 상영회의 성황으로 이어지게 된 2, 3회 상영회에서도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 <토니 에드만> 등 제주 지역 미개봉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며 전석 매진 사례를 이뤘다. 기존 관객의 재참여, 입소문을 타고 상영회는 매회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2017년 6월 14일 수요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제4회 상영회는 '네 번째 하루'라는 콘셉트로 김종관 감독의 영화 <최악의 하루>와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선보인다. 두 편의 영화 상영 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관객 중 추첨을 통해 김종관 감독의 신작 에세이 '골목 바이 골목'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최악의 하루>는 개봉 당시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다양성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으나 제주 지역에는 정식 개봉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감독의 초기 단편 중 하나로 2004년도 미장센 단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수작이다. 배우 '정유미'의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 각자의 영화관 네 번째 상영회는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 성산의 플레이스 캠프 제주(서귀포시 성산읍 동류암로 20)에서 개최되며, 우리 각자의 영화관과 플레이스 캠프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문의 ourowncinema2016@gmail.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ourowncinema2016
인스타그램 @ourowncinema
예매 링크 https://goo.gl/forms/vwmn0osdu8KTtZmX2

문의 ourowncinema2016@gmail.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ourowncinema2016 인스타그램 @ourowncinema 예매 링크 https://goo.gl/forms/vwmn0osdu8KTtZmX2 ⓒ 우리 각자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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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2011년 <청춘, 내일로>로 데뷔해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을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2021년 10월 아기 호두를 낳고 기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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