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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에 패널로 참여한 청년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 이어말하기1 ‘안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에 패널로 참여한 청년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 황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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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드는 '촛불러', 투표하는 '보오터', 백만대군 청년백수, 최저임금 알바생 등 다양한 이름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각 가지고 있는 고민과 애환을 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일 오후 5시 안산시 고잔동에 위치한 더플레이그라운드에서 진행된 '안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이하 '이어말하기')다. 대학생, 직장인, 청년창업자, 취업준비생, 공시생 등 다양한 20대, 30대 청년 40여 명이 참여했다.

안산청년네트워크 강소영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어말하기'에는 '청년-노동'을 이야기한 '경기청년유니온 안산모임' 문지원 모임대표, '청년-창업'을 이야기한 청년창업기업 '아비엔토' 이요섭 대표, '청년-주거'를 이야기한 '안산 셰어하우스형 청년주택' 입주자 박상희(안산YMCA 활동가) 씨, '청년-사회참여'를 이야기한 청년창업기업 '강장공장' 강진영 대표, '청년-세월호&마을'을 이야기한 협동조합 '소금버스' 노승연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첫 번째로 '이어말하기'를 시작한 '경기청년유니온 안산모임' 문지원 모임대표는 청년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 계기를 본인의 경험을 통해 설명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000레스토랑에서 주5일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당시 청년유니온에서 주최하는 노동법 강연을 통해 주휴수당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고, 내가 그동안 모르고 있었기에 임금을 부족하게 받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았어도 돈을 달라고 하기 어려웠다. 일을 그만두고 6개월여 후에 겨우 용기를 냈다. 청년유니온과 상담을 통해 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결국 체불된 임금을 다 받을 수 있었다"

문지원 모임대표는 본인의 경험을 말하고 이어서 청년들의 노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안산형 청년정책'이라는 세 가지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이어말하기'에 나선 청년창업기업 '아비엔토' 이요섭 대표는 본인의 창업스토리를 설명했다.

"거창한 이유로 창업을 준비한 건 아니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관련 분야 회사에 취직하게 되면 겪을 야근과 박봉을 고민하고 있던 상황에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지인의 경험을 듣고, 내가 하고 싶은 일 재밌게 하기 위해 창업에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창업 초기 자본이 많이 없어 사무실 공간을 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어느 날 제종길 안산시장의 인터뷰를 보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청년큐브'에 입주할 수 있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그러지 못했지만 정말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어 말한 '안산 셰어하우스형 청년주택' 입주자 박상희 씨는 안산시에 처음 시도된 청년주택에 입주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동안 부모님과 함께 쭉 살아와서 주거 문제에 크게 고민해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해 안산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출근 시간 편도 2시간 반이 걸리는 파주에 살고 있던 나는 고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LH공사에서 비어있는 주택을 구입해 만든 쉐어하우스로 사회초년생, 대학생을 위해 월세 9~20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장점은 말 한 대로 저렴한 월세와 또래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고, 아쉬운 점은 시 외곽에 위치해 대중교통이 부족한 것이다. 급할 때는 택시를 탈 수밖에 없어 차비가 많이 나오더라."

‘안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에 패널로 참여한 청년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 이어말하기2 ‘안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에 패널로 참여한 청년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 황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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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어말하기'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강장공장' 강진영 대표였다.

"사회참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처음 떠오르는 것이 '투표'인데, 사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나는 투표를 하지 않고 일본 여행을 갔었다.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런 내가 2017년 대선에서는 '투표 독려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활동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를 접하고 신뢰를 잃은 정부와 언론을 보면서 누구를 믿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가감 없이 내 눈으로 보는 것이 사실일 것이라 믿으며 인터넷 대안 언론들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보를 얻고 판단했고, 작게는 세월호 리본을 꼭 다는 것부터 캠페인 활동에 참여하는 등 직접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 '소금버스' 노승연 대표가 세월호와 마을 이야기를 펼쳤다.

"대학에 진학해 '예술'을 전공했는데 큐레이터가 되기보다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했다. 세월호 유관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직접 피해자를 돕는 일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 선후배, 마을을 치유하는 일도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같이 일하는 세월호 생존학생이 있다. 그 친구가 말하길 사회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받아서 돌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데 같은 분야에 고민이 있는 청소년 후배들에게 도움주고 싶다며 세월호 3주기 추모공연을 함께 준비하기도 했다."

다섯 명의 청년들이 각각 자기 분야의 이야기를 말한 것과 더불어 객석에 있던 청년들도 다양한 자기 경험과 고민들을 털어놓는 자리가 이어졌다.

청년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결혼 언제 해", "그 나이 먹고도 그러고 있냐" 등 기존의 방식으로만 판단하려는 기성세대의 시선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반대로 청년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너 되게 멋있다", "너답게 잘살고 있어", "괜찮아,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등 긍정적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표현들이었다.

'안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를 주관한 안산청년네트워크는 이번 '이어말하기'가 안산 지역 청년들의 각각 어려움과 고민들을 서로 나누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안산청년네트워크 김현주 집행위원은 "오늘 한자리에 모여 서로 생각과 경험을 공유했다면, 이후에는 한 발짝 나아가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고민하고 청년들이 직접 행동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후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태그:#안산, #청년, #안산청년네트워크, #세월호,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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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서 직장다니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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